오늘은 서울시 가족달리기대회에 참석하는 날이다
아침출근시간이나 다름없이 여섯시 사십분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러닝셔츠와 팬티를 입은 다음 겉옷은 추리닝을 입고 집을 나섰다
달릴 때 부담되지 않고 또 옷을 벗어놓는 곳에 특별히 지키는 사람도 없을 테니 돈 만원과 올적 차비 천원 갈 적 전철 비 800원을 주머니에 넣고 전철을 타기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화를 신고 빠른 걸음으로 갔다
돈 800원을 넣고 “표주세요‘ 하였더니” “어디가세요” 묻기에 “여의나루요”하였더니 “900원인데요” 라고 말하면서 빤히 쳐다본다.
아차, 카드에 800원 찍히는 것만 봤지 요금이 900원 된 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하고 올 때 차비 1000원을 내고 표를 사니 동전 800원에다 거스름돈 100원이 더하여 몹시도 주머니가 무겁다
가만히 지혜를 발휘하여 보니 올 때도 전철을 타야하니 한 장을 더 사면 동전을 처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표한 장 더 사서 올 때 사용해도 되나요” 하였더니 써도 된다는 말에 기분 좋아 “흠 역시 나는 머리가 좋단 말이야” 하면서 혼자 자화자찬을 해본다.
차를 타고 목동 역에서 몇 정거장 가지 않아 여의 나루인지라 내려서 한강 시민공원을 향해 걸음을 옮기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 복을 착용하고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각 구청이나 단체마다 텐트를 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관악구 텐트는 보이지를 않아 처음부터 한바퀴를 돌아보니 63빌딩 쪽 구석진 곳에 많은 직원들과 가족들이 모여 있다
일단 안심하고 추리닝을 벗으니 친근한 직원이 다가오더니 형님 번호판을 앞에다 달아야 뒤에 관악구청 표지를 단다며 앞에다 달으라고 한다.
그리고 팬티도 지프 있는 곳이 뒤라 하니 촌놈 또 바보 노릇하였구나 생각하면서 탈의실로 가서 다시 옷을 잘 입고와 보니 김밥이랑 과일 음료수 막걸리 빵 등 먹을거리가 풍성하게도 쌓여있다.
하! 웬 떡이냐고 먹고 보려다 조금 있다 달릴 때를 생각하니 참아야 되겠기에 입맛만 다셔보고 준비 운동을 하고 있다보니 행사가 시작 되었다.
먼저 이명박 시장님의 인사말씀과 모인 사람들이 함성을 지른 후에 하프코스 주자들이 10시에 출발하고 20분후에 10키로 뛰는 이들이 출발하기 시작하였다.
10대 어린이부터 60대까지 8,500명 정도가 달리는 강변 산책로가 사람들로 덮여 완전히 메워졌지만 달리는 속도가 서로 비슷하고 또 개인상이 없이 단체로 수상을 하는지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서로 대화를 하면서 천천히 달리기 시작하였다.
3키로 팻말을 보면서 나도 서서히 속도를 더하면서 반환점까지 가니 생수대가 있어 목을 조금 축이고 다시 속도를 내어 달리는데 같이 헬스장에서 뛰던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니 힘이 더 솟는 것 같았다.
8킬로를 넘어서면서 있는 힘을 다하여 달리니 숨이 가쁘고 다리 힘이 달리지만 많은 사람들을 추월하는 쾌감으로 마음껏 달리다 보니 골인지점에 다다른다.
기다리던 사람들의 박수를 받고 생수 한 병을 마시니 기분이 너무 상쾌하여 몸을 풀고 있으려니 서울 시장과 악수를 하느라 줄을 서고 야단이다
나라고 또 빠질 수 있나싶어 줄을 서서 악수를 하면서 바라본 이명박 시장의 인상은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과는 달라 다정하게 웃는 모습에서 친근감을 느꼈다
악수를 한 다음 관악구 텐트로 돌아와서 우선 옷부터 입고 바나나 김밥 돼지고기 등을 배불리 먹고 술을 하는 직원들은 막걸리를 마시면서 친목을 다진다.
나는 술을 하지 않으니 자리가 길게만 느껴져 먼저 간다는 인사를 하고 집으로 오니 가족들은 다 교회 가서 오지 않는 터라 주머니에 남은 만원으로 샤워장에서 간단한 헬스를 하고 욕탕에 앉으니 하루의 피로가 완전히 가신다.
여의도 운중로
강 쪽으로는 개나리 안쪽 보도는 양쪽 가로수가 모두 벚꽃 나무인지라 크게 자란 벚꽃나무로 터널을 이루고 연분홍 벚꽃이 만발하여 간혹 꽃잎이 한들한들 떨어지는 풍경을 떠올리며 흥얼흥얼 시심이 일어나 눈을 감아 본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별것 아니고 그냥 한세월 보내는 것 같지만 오늘 이렇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또 해 냈구나 하는 성취감이 나의 몸을 덥게 한다.
발목도 무릎도 발뒤꿈치도 통증이 조금씩 느끼지만 그래도 뛴다는 것 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생각하며 또 4월 29일 도림천 살리기 행사에서 뛰기로 한 것에 대한 기대감이 나로 한껏 부풀게 한다.
조그마한 것으로부터 오는 행복이 쌓여 오늘의 내 행복이 되었다는 것을 감사하며 집 현관을 열며 평소습관대로-
“여보 배고프다 밥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