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20(목)
H:업그레이드 시킨 추억을 보면서 내가 쓴 콩트 재미있게 느꼈어.ㅎㅎ
김 교수님과 현이가 많이 도와줬지!고마워~
근데 겨울새라고 한 이유는 뭐나?
Y:형아, 안녕!
늦더위가 매서워. 오늘 토요일 오전 광주광역시교육청 <문학영재>프로그램 지도하고 왔는데,
장난이 아냐~^ ^ 형이 사는 porter ranch 여름 같지는 아니더라도 콩이나 깨 볶는 후끈한 열기가~
오늘 저녁, 교대 후배랑 <광주여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정기공연 보기로 했는데..걱정이야. 날씨
땜에~^ ^형이가 여기 살면 보나마나 형이 데리고 가는건데~ㅎ
<겨울새>는 내 다섯번 째 시집이지. 내가 90년대 후반 <위대한 비상>이란 다큐영화를 보았어.
철새학자가 새 알부터 부화시켜 어린 새끼때부터 길러서 어른 새가 되기까지 함께 교감하며 키워
오다, 수천 킬로미터의 철새 이동 길에 비행기를 조종하며 따라가며 찍은 영화인데. 감명깊었어.
새의 이동이 생존문제와 직결된다는 걸 알고 엄숙해지는 기분을 느꼈어. 그 무렵 고향 해남 고천암
호수에 20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출현해서 장관을 이루었지. 나는 철새를 찾아 취재하며< 겨울새>
70편을 썼고~ 그 동시집 이 제13회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거야.
내 문학 제자들이 문학회 이름도 <겨울새문학회>라고 짓자고 했고~엄숙한 태도로 치열하게 창작을
하자는 뜻, 함께 노력하여 문학적 비상을 가져보자는 뜻에서 <겨울새>로 명명한 거야. 자연히 내 이메
일 이름도 나의 대표작 겨울새로 붙이게 된 것.^ ^
형이가 <겨울새문학회>들어와 콩트도 발표하고 수필이나 시도 발표하면 정말 좋겠다~~~^ ^
지금 책상머리에 앉아 평론 한 꼭지 쓰고 있는 중. 9월 26일, 해남 대표시인 이동주 문학세미나 때 발표
할 글이야.
형아, 20대~30대에 찍은 사진 한 두장 더 보내 줘. 초, 중학교 때 것도 좋고~^ ^ 업그레이드 해보려고~
오늘도 자기 굳건한 건승과 보람을!!! 사랑해~~화이팅!!!
2020.8.21(금)
Y: 형아, 요즘 부쩍 사랑을 하고 싶다. 사춘기가 다시 찾아 왔나 봐~^ ^ 형이랑 지난 날 아쉬었던 첫사랑, 진하게 해보고프당~오늘도 그대 건승을!!!
H:
겨울새로 한 의미와 스토리 이제 알겠어.
아직도 꿈과 열정이 있는 삼현이는 나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어.
나는 아주 현실만 직시하는 할미꽃.
땅 만 바라보는~
왜냐면 죽음을 바라본 후에는, 하늘을 바라보려면 내 마음이 깨끗하게 변해야 하거든~~
고개 숙이고 있음 마음이 편해.
할미꽃 되어 3끼 6식구 먹거리 장만으로 하루 내내 난타 공연해~ 😋
Y:
그대 써 온 인생이란 책장을 넘기며 새롭게 만나고 있는
친구의 삶의 발자국~
난 이해를 하지. 책장 어느 부분에선 멈춰서서 형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스스로 자책하며 시달리기도 했고~
스무살 적 한사코 내 연인이기를 갈망하고 둘이 걷기를
좋아했던 소년 , 그 기분 그대로야, 지금 현재도~
그러나 형이는 준희로 성큼 변화했어. 나는 그것을 받아들여
야 하겠지. 힘들더라도~^ ^ 소년은 아직 이상에 머물러 꿈을
꾸고, 소녀는 현실의 공간에 발을 딛고 더러 추억의 뒷모퉁이를 내다보고~
소년은 이상과 현실의 접점에서 균형감각의 시선으로 둘을 바라보아야 하
겠지?^ ^
맑고 정결한 친구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야 하겠지~
비록 떨어져 살지만 더 많은 시간 길동무하며 나아가길 기도해야 하겠지~
그러나 준희가 아닌 옛 형이의 목소리로 예전에 듣고 싶었지만 못 들었던
꼭 들어보고 싶은 한 마디!
( )
형이가 답해주면 참 좋겠지?
그리고 소년은 별처럼 깨어 현실을 바라보리라~~언젠가는 준희라고 부를
날이 오리라~
친구가 써온 인생의 책장을 넘기려면 한참 남았어. 수천 장, 아니 수만장이
될 수도 있어. 나는 독서하는 소녀상처럼 읽어 넘길 거야. 장편에 장편이 되
면 더욱 좋으니까.
형, 유달산 바위처럼 건강해야 해! 화이팅!!
2020.8.27(목)
H: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나는 항상 윤 형이였어.
미국에서 만난 지인들은 윤 준희, 조 준희로 만났고~
윤 형이란 이름은 나에게 잊혀지고, 가려지고, 가시가 박힌 이름이야. 1989년 한국을 찾기 시작했을 때 친구들로 인하여 그리운 이름으로 살아났어.
1981년 이민을 시작으로 내 삶이 before 와 after 로 나누었어. 이제 이 곳에서 보낸시간이 더 많아~
인생이란 책장에 내 음표도 그릴께.
난 노래는 좋아하는데 음치에 가깝게 노래를 못 불러. 춤도 못추고. 그래서 섹소폰을 6년 전부터 배우고 있어.
목표는 밤무대에 설 때까지! ^^
오늘도 좋은 날 만들고 ~
안녕!
Y: 태풍이 어제 서해로 북상하더니 오늘 북한 옹진반도로 빠져나갔어. 사나운 사람이 난데없이 나타나 가슴 할퀴고 어둠 속으로 빠져나가는 마치 그런 인상을 주곤 하지. 우리 어린 일곱살 적 가을 추석날 기습을 단행해 한반도를 할퀴고 간 사라호 태풍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동네 어른들이 새벽에 집집마다 뛰어다니며 "둑이 터집니다. 제각으로 피하세요~"그 다급한 목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맴돌아~ 그런 때 현실감 있는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들어 이부자리 챙겨 피난을 가곤 하지. 나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바람에 뭉기적거리다 아마 맨 마지막 피난 가는 그런 경우일 거야.^ ^
오늘 오랜만에 사이먼 앤 가펑클이 부른 <스카브로의 추억>을 들었어. 이 곡은 영국의 민요로 사실 가사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서정적 가사로 되어 있는데, 라나에로스포란 듀엣이 가사를 바꾸어 아픈 사랑을 정감있게 부른 곡이기도 하지.
꿈길속의 스카브로여 가고싶은 나의 고향
내 맘속에 간직해둔 아름다운 나의 사랑
꿈길속의 스카브로여 내 사랑을 찿아가리
콧노래를 부~르면 내 마음은 즐거워라
꿈길속의 스카브로여 날이 새면 슬픈 사랑
그대 생각 아픈 가슴 저 창가에 낙엽지네
저 창가에 낙엽지네~
세월 너머 넘겨버린 책장 속에서 스무 살, 목포에서의 추억을 노랫 속에서 찾아보고 싶었던 모양이야!^ ^
형이를 찾고 싶어서~(사진 한 장 더~ 업그레이드하게^ ^)
형이를 응원하며 오늘도 함께 화이팅이닷!!
2020. 8.28(금)
가까이 아름다운 그대 발걸음 내딛는 영혼의 소리~^^
H: 거리 두기
한 칸 두 칸 띄엄띄엄
사이주고 바라보니
함부로 했던 생각이
조심하라고 일러주네
마음이 먼저 칸칸이 건너가
미소지어 주네.
ㅎㅎ 현이 흉내 좀 내봤지유~~~~~
Y: 우리 형이! 음악반 안 가길 잘했지~노래까지 잘 불러버리면 음악반 애들 뭘 먹고 살아가누~~^ ^시 잘 쓰고, 콩트 잘 쓰면 됐지~ 더 이상 욕심부리지 않기! ㅎ 참, 색스폰은 예와~ 밤무대 설 실력까지 계속 대쉬! 그냥 인정사정 없이 밀어붙이기!
알았지?^ ^
H: 아유~~~ 참^ ^
Y: 아 참 옛사진 한 두장 더~업그레이드하려고~^ ^ 화이팅!!
2020. 9.1(화)
Y:구월이 오는 소리 들으며 느긋이 계절을 잡아당기고자 했는데,
어찌나 팔월을 바삐 보냈던지, 구월이 온지도 모르게 달력은 바뀌고
그 구월도 이틀이 벌써 지나버렸네~
구월에도 식을 줄 모르는 햇빛의 생명력, 늘 형이의 건강이 그렇기를.
요즘, 서재를 정리하다가 힘들었던 중,고등학교 때 나의 탈출구였던
<학원>지가 몇 권 나와서 다시 펼쳐보고 책장을 넘기다가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어. 그 때 이 책이 나를 위로하고 풀 죽은 어깨를 다독이며
힘을 실어주었단 말이지? 희망의 불씨를 살려주었고, 한가닥 즐거움이
되었고, 믿음의 길동무가 되어 주었단 말이지? 그래, 난 너를 버릴 수
없어. 언제까지 나와 함께 갈 동지이기에. 결코 배신을 할 수가 없구나.
그 많은 책을 몇 트럭 이사오면서 배출했음에도 이 책들은 살아났지.
그만큼 애착이 가는 책자인데다, 6년 청소년기 해남에서 전신환으로 향
토장학금이 날아오면 제일 먼저 충장로로 달려 <학원>부터 사 봤지.
별 일 있어도 내 삶의 흔들림없는 법칙이었지. 끼니를 굶더라도.
이 무렵 정연희 작가의 <바다가 보이는 언덕>이 연재로 게재되었고, 나
도 모르는 사이 얼굴도 모르는 정연희 작가를 동경하고 흠모하게 되었지.
그러니까 내가 문인이 되도록 강렬한 흡인력으로 다가온 매력의 여류작
가였다고 할까.^ ^ 나중에 보니 이화여대를 나온 미모의 작가였음이 밝
혀졌고~ 여러 남성들 가슴께나 울렸음직한~모나리자 같은 신비의 미소를
흘리는 젊은 여류작가에겐 분면 경이롭고 신비로운 비밀스런 구석이 존재
하고 있었어. 그리고 30년 후 쯤 나와 편지가 교환되고 통성명을 나누며
문인으로서 함께 길을 가는 동료애를 주고 받게 되었으니~하지만 갓 삼십
대 초년을 넘긴 정연희 작가를 바라보고 있는 나로서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여류작가에게서 여전히 싱싱한 생명력이나 신비감, 은어 떼 같은 눈부신
생의 지느러미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기에 약간의 당혹감 같은 기분도
들었는데, 그럼에도 중학교 때 하늘 같았던 정연희 선생님과 맞편지질을 해
도 아무렇지 않은 거리 지우기, 오히려 그 것이 더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질
않겠어?^ ^
형아, 스무 살 이후 50년, 반 백년의 내 삶의 보고서를 형에게 ppt로 간략히
보내니 살펴봐 줘. 그리웠던 연인에 대한 자그만 예의라고 판단되어서~^ ^
오늘도 굳건한 건강을 기도하며~
현.
2020.9.2(화)
H: 주~욱
한 길을 걸어온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곧은 길 걷는 동안 많는 문인을 만나고 감동을 주고 받고
발자국 여기 저기에 남겼으니 축복이야~
후회없는 걸음걸이에 열매가 주렁주렁하니
이만하면 태어난 보람과 살아온 보람이 그득하네!
보기만해도 흐믓해~
9월에 만드는 작품 준비로
바쁜 시간, 건강하게 준비하기를 빌어~ 내가 서툴지만 번역한 시 한편 감상해 봐!
9월/헤르만 헷세
우수 어린 정원
피어 있는 꽃에
싸느란 비가 내린다.
그러자 여름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말없이 자신의 임종을 맞이한다.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펄럭펄럭
높다란 아카시아나무로부터 떨어진다.
그러자 여름은 깜짝 놀라
힘없는 미소를
꿈이 사라지는 마당에다 보낸다.
이미 그 전부터 장미꽃 옆에서
다소곳이 휴식을 기다리고 있던 여름은,
이윽고 천천히
그 커다란
피곤에 지친 눈을 감는다.
Y:컬럼 한 꼭지 어제부터 쓰고 있는 중이야. 나를 돌아보고 감정을 들여다보고~글쓰기 또한 강한 생명력을 동반한 삶의 에너지가 틀림없지~ 살아 숨 쉬는 생명체와의 밤샘대화라고나 할까~형이가 품격있게 살아온 날들에 비하면 내 발자국이란
볼품 없는 것에 불과해.^ ^ 그치만 나름 불타는 정열 속에 한 걸음 한 걸음 온 몸의 수분을 짜내면서 걸어온궤적들임을 이
해해 주겠지? 옛 사진 보면 하나같이 익숙한 형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알퐁스 도데의 <별>에 나오는 스테파네트 아가씨
처럼~ 나는 양을 치는 목동이고~^ ^ 별 이야기 나누며 몸을 기대며 스르르 잠이 든 아가씨.형이가 내 곁에 잠 들어 있으면
나 역시도 하늘의 가장 아름다운 별 하나가 땅에 내려와 내 곁에 잠 들어 있노라고 노래할 거다. ~ 꼬박 밤을 새운 채~^ ^
헬만 헷세, <9월>, 종교적 신앙의식과 혜안이 깃들어 있는 시로 느껴져. 아카시아 잎사귀가 잎을 떨굼은 종말, 마감. 유
한성을 의미하기보다는 또 다른 세계로의 이동, 열림, 혹은 창조적 재생에 자의식이 맞닿아있음을 보게 되지. 기독교 같으
면 부활의 신비를 일깨움이요, 불교 같으면 윤회론 같은 ~끊임없는 생의 순환, 생명의 역동성을 지시함이니, 그런 결곡한 믿음을 일깨워주는 암시가 곁들여 있다고 봐. 우리의 원형적 심상에는 자연을 초월하는 희극적 비젼이 늘 존재하지. 희극
적 비젼에는 정원, 동산, 공원, 장미, 연꽃 같은 이상향이 심상의 원형으로 자리잡고 있잖아~~ 어떻게 보느냐의 세계관
에 따라 문학작품이 빛깔을 달리하는 것처럼~^ ^
멋진 시 번역해낸 형에게 박수!^ ^이젠 본격 시를 쓸 차례가 온 것 같아~ 공감하지? ^ ^ 남은 하루도 건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