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
절세의 가인이 있으니,
쓸쓸한 골짜기에 고요히 사네.
스스로 말하기를 양가 집 딸이었는데
아주 몰락하여 초목을 의지했네.
옛날 관중 땅이 전화로 짓밟힐 때
형제들은 모두 죽임을 당하였네.
벼슬이 높으면 무엇하나
자기 골육도 챙기지 못하는 것을
몰락하면 돌아보지 않는 세상 인심
모든 일은 바람 따라 구르는 촛불인 것을
내 남편은 경박한 사람이어서
새 여인을 옥과 같이 아름답다고 하네.
합혼목은 그래도 때를 잘 알고
원앙새는 홀로 자지 않네.
오로지 새 여인의 웃음만 알고
어찌 옛 처의 울음소리 들리겠는가.
산에 있을 때 샘물은 맑지만
산을 떠나면 샘물은 흐려지는 것
하녀는 나가 구슬 팔고 돌아오고
여라 덩굴을 끌어와서 헌 집을 보수하네.
꽃을 따서 머리에 꽂지 않고
잣을 따더라도 오쿰에 겨우 차네.
날은 차서 푸른 옷소매가 엷고
날 저물어 대나무에 기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