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냐 광장의 분수 쇼
▶ 2012년 7월 6일(금), 맑음, 오늘도 불볕
- 바르셀로나(Barcelona), 구엘(Guell) 공원,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에스파냐
광장 분수 쇼
밤이면 죽었다가 아침이면 살아난다.
바르셀로나로 이동한다. 저가(低價) 항공으로 간다. 조그만 비행기인 줄 알았는데 국제선 못
지않은 크기다. 그렇지만 짐 크기와 무게를 엄격한 제한하고 공짜로는 우유 한 잔도 안 준다
바르셀로나공항은 국제공항이기도 하다. 시내로 가려면 전철을 타야 하는데 셔틀버스로 공
항터미널1에서 공항터미널2로 가야 한다. 셔틀버스는 한참을 간다.
발길 닿는 데에서 우리나라에서 온 남녀 대학생들을 자주 만난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먼저
인사 건넨다. 낫살 더 먹은 나와 아내는 반가워서 얼른 아는 채 하는데 그제야 그들은 마지못
해 답례하는 것 같다. 우리가 주책을 부리는 건가? 다음부터는 우리가 먼저 아는 채 하지 말
아야겠다.
이모네 민박집(상호가 ‘이모네 민박집’ 이다)에서 늘어지게 한 잠 자고 불볕 서슬이 조금 누그
러들어 거동한다. 우선 구엘공원으로 간다. 갑부인 구엘의 요청을 받아 가우디가 설계했다 하
여 관광명소가 되었다. 과연 공원이 천외의 기상(奇想)이다. 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목청 좋은
남자 거리가수가 기타치고 열창하며 본인의 노래를 취입한 CD를 판다. 1장 산다.
다음은 버스 타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대성당)이다. 1882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지금도 공사 중이다. 여기에서도 가우디의 솜씨를 볼 수 있다.
돈 주고 들어가는 성당 안은 의외로 볼 것이 없다고 하여, 성당 외곽을 빙 돌면서 묘한 건물을
감상한다.
일치감치 저녁 먹고 분수 쇼 보러간다. 카탈루냐(Catalunya) 미술관 앞 에스파냐 광장에서 분
수 쇼가 펼쳐진다. 오늘은 ‘바르셀로나 할리의 날’로 오토바이 잔치까지 벌인다. 광장 입구에
는 바르셀로나 오토바이들이 총 집결하여 시끌벅적하다.
1. 바르셀로나 가는 하늘 길에서
2. 바르셀로나 가는 하늘 길에서
3. 구엘공원에서
4. 구엘공원 정문
5. 구엘공원 나오면서 본 가게에 내걸린 그림
6. 사그라다 파밀리아
7. 사그라다 파밀리아
8. 사그라다 파밀리아
9. 사그라다 파밀리아
10. 에스파냐 광장에서, 돼지갈비를 굽고 있다
11. 카탈루냐 미술관 앞 계단의 분수 쇼를 보러온 사람들
12. 분수대
13. 카탈루냐 미술관 외벽의 석상과 그 옆 비둘기도 분수 쇼를 보기 위해 자리 잡았다
14. 카탈루냐 미술관 앞 분수와 벽천
분수 쇼는 21시부터 시작인데 이미 한 시간 전에 구경하기 좋은 자리는 꽉 들어찼다. 민박집
주인이 소매치기를 각별히 조심하라더니 이유가 있었다. 분수 쇼를 넋을 잃고 보기 마련이므
로 누가 와서 내 몸을 아무리 뒤져도 모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다. 3대 구경거리(물구경,
불구경, 싸움구경) 중 물구경을 으뜸으로 쳐야 할 것 같다. 웅(雄)하고 장(壯)하기로 흔히 나이
아가라 폭포를 들지만 단조롭다는 것이 걸리는데, 여기의 분수 쇼는 그 둘을 다 갖추었다.
처음에는 미술관 앞 층층 폭포에서 일제히 물줄기가 쏟아져 내려 그리로 달려가 그 장관을 보
고 있는데 뒤쪽에서 함성과 물 뿜어대는 시원한 소리가 들리기에 고개 돌렸더니 상상하지도
못 했던 수 갈래의 물줄기가 하늘 높이 치솟는 것이 아닌가! 아들이 난간이지만 훌륭한 관수
대(觀水臺)를 확보하여 지키고 있었다.
맨 눈으로 보아도 현란한 것이 음악을 더하고 오색까지 입히니 참으로 가관이다.
분수는 밋밋하다가도 음악만 울려 퍼지면 아연 활기를 띠고 춤추기 시작하다. 느린 템포에서
흐느적거리는 모습도 우아하다. 격정적인 대목에 이르러 세찬 물줄기를 한풀이 하듯 마음껏
쏟아낼 때에는 사방이 조용하다가 춤사위 그치면 관중들은 여기저기서 휘파람 소리와 박수
로 화답한다.
빛이 직선이 아니던가? 조명 또한 기예다. 마치 물감 섞은 물을 쏘아 올리는 것처럼 색색의
빛이 분수의 물줄기 따라 솟구치다 꺾인다. 안개 뿜을 때에는 안개처럼 몽실몽실하다가도 군
무(群舞)에서는 낱낱이 오색 옷 입은 양 휘돌고, 혹은 불꽃놀이 할 때에는 불똥이 이리로 튈까
움찔하고 혹은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분출할 때에는 그 열기로 얼굴이 화끈거린다.
훤할 때부터 1시간이 넘게 한 눈 감고 카메라 파인더를 들여다보았더니 정작 사시(斜視)는 여
기서 도지고 셔터 누르는 검지는 물집 잡히게 생겼다. 900장을 넘게 찍어댔으니.
우리가 온다고 이럴 리 없고, 하필 장날에 우리가 왔을 리 없고, 아마 매일 이처럼 세계 각처
에서 온 관중이 운집하는 축제려니 한편 이들의 관광 상술이 놀랍고 부럽다.
밤이 너무 늦어 민박집 주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을까봐 자리에서 일어선다. 분수 쇼는 계속
이어지는데….
15. 분수 쇼는 시작된다
16. 분수 쇼
17. 분수 쇼
18. 분수 쇼를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19. 분수 쇼
20. 분수 쇼
21. 해 지자 분수 쇼는 점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22. 분수 쇼
23. 분수 쇼
24. 분수 쇼
25. 분수 쇼
26. 분수 쇼
27. 분수 쇼
28. 분수 쇼
첫댓글 이세진 선배님
오늘도 또다른 세상에 온것 같습니다
선배님 덕분에 시원하게 분수쇼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사진 한장만 퍼 가 우리 동창회에 카페 배경화면으로 쓰겠습니다
감~~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