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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현관의 불빛을 둥지고 요원 한 명이 나타났다. 그는 이쪽을
향해 손으로 들어오라는 시농을 한다. 고영무는 단숨에 길을 건너뛰어
서 집안으로 들어셨다. 서너 명의 요원들이 응접실을 뒤집어 놓듯이
모든 가재도구들을 꺼내고 있는 사이를 지나 고영무는 서재로 들어섰
다. 요원들 사이로 이쪽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맥밀란과 델리카의 모
습이 보였다.
그들은 의자 위에 앉아 있었는데 들어서는 고영무를 보더니 맥밀란
이 눈을 부릅떳다. 옆에 앉은 밀리카의 입이 따악 벌어졌다.
"고, 이 사람들 맞습니까?"
앨버트가 머리를 돌리고 물었다.
고영무는 그들에게 다가가 싫다.
"맞습니다. 이 여자가 밀리카, 저놈은 맥밀란이었는데."
"여권에는 매린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놈은."
앨버트가 여권을 들어 보였다.
"어쨋든 맞다니까 다행이오."
"이것 봐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매 린이 버럭 소리를 쳤다.
"무슨 일로 이러는거요?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요?"
"닥쳐! 이 자식아!"
옆에 서 있던 지미가 버럭 고함을 쳤다.
"할말 있으면 법정에 가서 해."
"우리가 무슨 죄가 있다는거요? 우리는 선량한
고영무가 한걸음 다가쳤다.
"맥밀란, 아니 매런, 악을 써봐도 소용이 없다. 네놈은 20년좀 감옥
에서 살아야 한다더군."
그를 내려다보던 고영무의 시선이 밀리카에게 머물렸다.
"김강남을 살해한 죄값은 콜를비아에서 받아야겠지.그건 너회들의
짓이야."
"난 너를 모른다, 미스터."
매린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머리를 저었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를 못하겠어,"
"보스. "
요원 한 명이 방으로 들머쳤다. 그는 촌에 든 가방을 테이블 위에 내
려놓았다.
"돈입니다. 1백 달러짜리로 30만 달러가 들어 있습니다. "
"마약 판 돈이로군."
앨버트가 가방에서 매린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 돈도 증거물이 된다. 매린,자 가실까?가서 저 돈의 출처를 말
해야겠지 "
"대사관에 연락을 하겠어.저 돈은 우리의 여행경비일 뿐이야.마약
과는 상관없어."
매린이 턱을 들고 말했다.
"아마 당신들 모양이 우습게 될거야. 두고보라구."
고영무는 팔장을 끼고 서서 밀리카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실내복
차림이었으므로 가운이 벌어진 사이로 허벽지가 보였다. 아랫입술을
깨문 채 방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던 그녀가 퍼뜩 머리를 들었다.
"우리는 네놈을 몰라, 미스터."
그녀의 날카로운 목청이 방안을 울리자 모두들 움직임을 멈줬다.
"도대체 우리한테 왜 이러는거이인 우리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녀가 눈물을 흘렸으므로 지미가 고영무를 돌아보았다. 시선이 마
주치자 그는 조그랄게 머리를 저었다.
하나씩 둘씩 요원들이 방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
누고 난 앨버트가 매린 쪽으로 다가갔다.
"자, 갑시다. 우리는 정부의 영장을 가지고 있어. 당신들이 죄가 없
다면 풀려나겠지."
"좋소, 갑시다. 미국에서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죄 되는지 처음
말았어 ."
매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콜룹비아 정부에서 날 보증할거야. 당신들 잘못 짚었어."
그의 시선이 고영무에게 향해졌다.
"저놈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증인이라너. 어디 당신들 뜻대로 되나
봅시다. "
따라 일어선 밀리카가 턱을 들고는 매린의 뒤를 따랐다.
"지미, 어떻게 된거요?"
현관을 나서면서 고영무가 묻자 지미는 머리를 저었다.
"마약이 발견되지 않았어. 이미 처분한 모양이야."
"마약의 판매대금 아니겠소? 그 돈이."
지미는 대답하지 않고 세워 둔 차에 올랐다.
"고, 타지 않겠어?"
그가 창문을 열고 고영무를 바라보았다.
"아니, 난 따라가지 않겠어."
고영무가 머리를 저었다.
"내가 따라가서 할일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증인으로 펼요할텐데 ."
"물른 법정에 세운다면 내가 중인이 되어 주겠어."
요원들을 태운 차량들이 그들의 곁을 스치고 지났다.
"내가 내일 당선한테 연락하겠어, 지미. 설마 나를 강제로 볼들고 있
을 생각은 아니겠지?"
잠시 그를 바라보던 지미가 머리를 돌려 좌우를 둘러보았다.
요원들의 차들은 모두 떠났고 집의 현관 근처에 서 있는 두 명만이
그의 눈에 띄었다. 지미가 머리를 끄덕였다.
"좋아, 내일 연락을 해주게."
"걱정 말어, 지미 ."
"자네는 짐승 같아. 무슨 예감을 느핀 모향이군."
"내가 지금 믿을 것은 그것밖에 없어."
"하긴 놈이 콜름비아 정부를 들먹일 때 나도 기분이 편치 않았어,"
"지미, 놈들은 마약을 운반해 왔어. 내가 당신들에게 맡긴 이상 틀림
없이 증거를 찾아내야 돼."
지미는 머리를 돌리더니 차의 시둥을 걸었다. 그의 차가 로터리를
줘어 지나자 고영무는 걸음을 떼었다.
"난 그들이 이곳에 와 있는지 모르고 있었소,페르난도하고는 이달
말에 때네수엘라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알폰소가 손가락 끝으로 콧수염을 볼었다.
"페르난도는 이미 돈을 받은 모양이군. 그의 졸떼기가 30만 달러씩
이나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오."
수염에서 손을 덴 알폰소가 물끄러미 고영무를 바라보았다.
"미스터 고, 당신이 그런 목적을 가지고 LA에 왔다는 것이 나한테
는 뜻밖이오. 더구나 그들이 카를로스의 일당이라는 것을 알면서 말이
오. "
"난 그런 것은 상관없습니다, 알폰소."
고영무가 머리를 젓고는 술잔에 위스키를 따랐다.
"누구의 일당이든 간에 난 그 연놈들을 잡아서 내 누명을 벗어야 합
니 다. "
"고, 내가 카를로스와 거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소?"
"그래서 이야기를 하는겁니다. 내가 하는 일이 당신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올 것 같아서요, 계약을 없던 일로 해도 좋습니다. "
알폰소는 자신의 빈잔에 위스키를 따랐다.
"고, 당신은 칼를로스라는 거대한 괴물을 상대로 하고 있어요. 당신
의 상대는 그 남녀가 아니오. 카스틸로 정권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도
그의 자금지원을 받고 있어요. 콜름비아 전국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추
있는 놈들은 그들밖에 없어요."
고영무는 술찬을 입에 털어넣었다. 알폰소하고는 그의 대리인으로
일해 주기로 계약을 했던 것이다.
그에게는 카스틸로 정권이건 라파엘 반군이건 상관할 것이 없었다.
그들이 어떤 이념으로싸우는지 알지도 못했고 알 필요도 없는 일이였
다. ' 자신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믿는 사람이다. 믿고 일을 많겨
주겠다는 알폰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알폰소가 카를로스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일 때문에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 밀리카와 맥밀란이라고 자칭했던
매린을 마약부로 넘기고 온 고영무는 모든 것을 알폰소에게 털어놓은
것이다
"할수없는 일이지."
술잔에 반증 담긴 위스키를 커다랗게 한모금 삼키고 난 알폰소가 더
운 기운을 입밖으로 델으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그릴수록 나는 당신에게 매력을느끼게 되다니 이상하단말
이 야."
"배신과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세상이오. 당신은 나한테 그 일을 털
어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 있었겠지요?"
"나는 이 일을 모른 척하겠어.그것이 우리 서로간에 좋을거요.그리
고 당신과 나와의 계약도 그대로야."
"알폰소, 그 여자는 페르난도의 동생입니다. 오늘 마약부로 잡혀간
여자 말이오."
알폰소가 술잔을 내려놓고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그놈,매린이라는 놈하고 같은 집에 살고 있었으니 그놈이 남편인
지도 모르지요."
"야단났군."
알폰소가 엄지와 검지로 콧수염을 빠르게 쓸어내렸다.
"당장에 페르난도가 당신을 찾겠는데."
"그래서 오늘밤에 호델을 옮길 작정입니다. 나야 상관없지만 당신이
불편할테 니 까."
"그래, 내가 조금 불편하겠군 "
눈을 껌택이며 고영무를 바라보던 알폰소가 머리를 끄덕였다.
"일이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가겠어. 폐르난도는 지금쯤 여동생이 잡
혀간 걸 알고 있을거요.사람을 보내서 그들을 면회하게 한다면 당신
의 존채를 알게 되겠지. 늦어도 내일이면 놈들이 이곳에 오겠는데."
"미국 재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증인이지. 당신은 를름비아에서
살인혐의로 수배된 사람이야. 당신의 증언을 믿어 줄까?"
"자초지종을 설명해 준다면 이해를 할겁니다. 그리고 페르난도의 동
생이 체포되어 있으니까요.그 여자는 나를 모른다고 했지만 난 그 여
자의 은밀한 부분까지 모두 알지요."
"허허, 그럼 ."
알폰소를 향해 고영무가 머리를 끄덕였다.
"상상하시는 것 이상이오, 알폰소. 아마 내 증언이 그들의 거짓말을
깰겁니다. 난 마약 수송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럴수록 위험하단 말이야."
술잔이 비었으나 알폰소는 더이상 잔에 술을 따르지 않았다.
"어서 호텔를 떠나시오, 고."
그가 턱을 들며 재촉하듯 말했다.
"그리고 이것이 클름비아의 내 연락처요. 이곳으로 연락하면 나하고
연결이 됩니다. 나를 찾을 때는 미구엘을 찾으시오, 돈 미구엘."
고영무는 그가 건네주는 쪽지를 받았다.
"그리고 이것."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탁자의 서랍을 열고 두통한 서류봉투 한 개를
꺼내어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계약금이오. 당신은 이제 내 대리인으로 여러가지 일을 하게 될거
요. 바쁘게 될겁니다. "
"내 이름을 하나 지어 주시오,알폰소.미스터 고는 이미 너무 알려
져서요,"
고영무의 딸에 알폰소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지, 내가 그 생각은 못했군."
잠시 고영무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알폰소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지, 프랑코라고 합시다. 작년에 죽은 내 부하의 이름이오, 그의
영혼이 당신을 보살펴 줄 것이오."
고영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알폰소는 그의 어깨를 한손으로 두드
렀다.
"자, 기운을 내요, 프랑코."
"고맙습니다, 알폰소."
봉투를 들어 보이며 고영무는 방을 나졌다.
페르난도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앞에 암은 알렉산더를 바
라보았다.
"내일 아침에 대사관의 미카엘 참사관이 신원보증을 해주기로 했어.
보석금이 얼마 들더라도 둘을 빼내어야 돼."
알렉산더가 머리를 끄덕였다.
"염려 마십시오, 페르난도. 내일 오전에는 집으로 돌아을 수가 있습
니 다. "
"그 한국인이 마약부에 있던가? 그놈을 보았어?"
"아니, 없었습니다, 페르난도."
페르난도가 소파에 등을 기대고는 팔장을 끼었다. 깊은 밤이었고 산
타모니카 해변 근처에 있는 그의 저택 안이었다.
드럼통 같은 몸매를 실크 가운으로 감싸고 있었으나 드러난 맨다리
가 보였다. 별이 무성하게 덮인 우람한 다리였다.
"그놈, LA까지 따라오다니 지독한 놈이군 거리에서 헤매고 있는
줄 알았더니."
"페르난도, 그놈이 모두 털어놓은 모양입니다. 마약부는 확신을 가
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
알렉산더가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오십대의 머리가 횐 사내였다.
툴은 얼굴은 주름살로 덮여 있었지만 눈동자는 열은 하늘색히었다. 페
르난도의 고문 변호사로 일해 왔지만 지금처럼 큰일은 없다. 마약부에
잡혀 있는 매린의 전화를 받고는 가습이 털씩 내려앉는 것 같았던 것
이다. 부라부랴 달려가 보았던 그는 마약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자 일단 마음이 놓였다.
돈이 발견된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그는 고영무의 이야기
를 들었다. 고영무라는 한국인은 보고타에서 마약이 실릴 때부터 깊게
간여된 사람이었다.
마약부가 증인으로 확보한 그가 자초지종을 증언해 나간다면 이것
은 마약이 발견된 것보다도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놈은 밀항선을 타고 왔을거야, 알렉산더 "
페르난도가 문득 입을 열었다.
"놈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내는 것은 쉬워. 놈들이 보호하고 있지
않다면 말이야. 아마 공식적으로 보호하지 못할런
"콜롬비아하고 미국이 범인 인도 협정은 되어 있지 않지만 방법이
있지. 외무부에 압력을 넣으면 놈은 살인혐의자이기 때문에 공식 자리
에 나타나지 못해. 그러면 증언의 신뢰성도 떨어지고."
"미국이 그런 놈을 이용했다는 것은 미국 정부의 체면에도 관련되어
있어서 ."
알렉산더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 한국인이 마약부에 보이지 않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과정을 알
고 있지만 얼굴을 내밀고 나설 수는 없겠군요."
"살인자니까,놈은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것을 떨어 버릴 수 없어."
페르난도는 벽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벌써 새벽 두시로군, 알렉산더."
알렉산더가 자리에서 일어싫다.
"페르난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동생은 내일 오전중에 나옵니다. "
"그애는 지금 임신중이야. 매린하고 곧 결혼하기로 되어 있어. 보고
타에서 어머니도 곧 올라오실 것이고. LA에서 멋진 결혼식을 올려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
그를 올려다보면서 페르난도가 나직하게 말했다.
알렉산더가 응접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페르난도는 수화기
를 들고는 다이얼을 눌렀다.
"피에르, 나다. "
그의 말투가 싹 바뀌었다. 쪽뚝 뜯어내는 듯한 억양이다.
"이번 밀항자 가운데서 고영무라는 한국인을 찾아라. 놈은 LA에 있
어."
그는 힐끗 창밖을 바라보았다. 짙은 어둠에 싸여 있어서 푸른 바다
는 보이지 않았다.
"찾는 즉시 잡아서 죽여라. 죽이고 나서 꼭 확인할 것. 그리고 나한
테 보고해라."
페르난도는 머리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이다, 피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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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싸,.항상 감사
감사. ^^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ㅈ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