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아버지’라는 존재
- 문하 정영인 -
UN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내 사라질 것 같은 직업 Best 10’중에 10위에 ‘아버지’라고 한다.
1위 부동산 중개업자, 2위 교사, 3위 인쇄업, 4위 속기사, 5위 CEO, 6위 교정치과의사, 7위 교도관, 8위 트럭운전사, 9위 집사, 10위 ‘아버지’라는 것이다.
한국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려고 아우성인데, 없어질 직업에 목을 매는 꼴이다. 또 교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비대면 수업의 수업 전개가 교사의 미래상을 암시해주고 있다.
3D의 발달은 교정치과의사의 운명에 종을 치고 있고, 위엄 당당한 교도관도 없어지리라 한다.
요 근자에 한국에서 활동한 처녀인 사○○라는 일본인이 체외수정으로 파란 눈의 아기를 낳았다 하여 입방아에 오른 적이 있다. 옛날 같았으면 처녀가 아기를 낳았으면 조리돌림 당했을 것이고, 중동에서는 돌팔매를 맞아 개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세계적으로 공통하게 애완견보다 못한 가정 내에서 서열이다. 갈수록 아버지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경향이다. 더구나 체외수정 및 복제 기술의 발전에 따라 아버지는 공룡처럼 멸종해 버릴 것이다. 나는 아버지가 빨리 되었던 것이 퍽 다행이라 생각을 한다.
아직까지는 개보다 못한 서열이라고 생각을 하나….
하기야 인공 자궁이 현실화 되면 어머니도 그러할 것이라는 것이다. 양육은 로봇이 담당할 것이다.
이쯤 인구 절벽이라는 말은 고릿적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인간도 로봇처럼 복제해서 나올 것이니깐.
아마 좋은 DNA의 장점만 골라 아기를 만드는 맞춤형 인간 공장이 발달할 것이다.
그러면 남자는 마치 피를 팔듯이 자기의 정자를 팔고 사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늙은 정자는 해당도 안 될 것이니 나는 일찌감치 자격 미달이다. 거기다가 생산량도 확 줄었으니….
우수한 정자라도 되야 냉동 시킨다고 하지만. 이도 저도 써 먹지 못하는 늙음의 대열에 섰으니 말이다.
“잘 생긴 대졸자 정자 팝니다”라는 3시간 만에 매진“되었다 한다. 뉴욕의 45세 독신 대학 교수는 유럽·아시아·남미·아프리카 를 돌며 정자를 기증해 ‘자녀’ 57명을 두고 있다고 한다.
또, 네덜란드에서 30대 음악가가 지난 5년간 정자은행과 개인거래를 통해 300여명에게 정자를 제공하였다고 한다. 그에게 정자를 받은 각국의 여성들은 페이스북에 모임방을 만들어 혹시 장래에 아버지가 같은 아이와 결혼 하지 못하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하여간에 요지경 속의 세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나는 잘 생기지도, 머리가 우수하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뛰어난 재능도 없는 늙은이니 혹시 주옹반낭(酒甕飯囊)이 아닐까. 하루살이는 오로지 후손을 남기고 낳기 위해 태어난다.
3년을 물속에 있다가 고작 지상에서 세 시간을 살며 끝내 생명을 잇는 그들의 삶은 얼마나 경이로운가! 매미도 7~8년을 땅 속에서 굼벵이로 있다가 한 여름철 울면서 짝짓기 구하다가 모든 생을 마무리한다.
쓸쓸한 설이다. 두 늙은이만 설을 지낸다. 지내는 것도 아니다. 보내는 것이다. 손주 세뱃돈은 온 라인으로 보낸다. 아버지의 빈자리가 생긴다. 그래도 명색이 명절이다.
이 날은 그리운 사람들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내 곁을 떠난 부모, 형제, 친척, 친구, 은인들이 생각난다. 방송에서는 어느 가수가 ‘아버지, 내 이름 아시죠’ 라는 자기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글썽인다.
“어두운 그 길을/ 어찌 홀로 가나요/ 새들도 나무들도/ 슬피 우는 밤/ 조심조심 가세요/ (중략)
내 이름 아시죠/ 한 글자 한 글자/ 지어주신 이름 / 내 이름 아시죠/ 가시다가 외로울 때/ 불러주세요 ”
아마, 아버지가 내 이름을 불러줄 때가 행복한 시절이 아니었나 한다. 어머니와 달리 혹 가다 몇 마디
던져주시던 말씀 한 마디가 그리운 시절로 돌아간다. 아무리 미래의 ‘아버지의 존재’가 사라질 10위권에 든다고 하지만 그건 천륜을 어찌 막을 수 있으리요.
노래에 ‘꿈에 한 번 오세요’ 라고 하지만, 아버지는 무엇에 섭섭하신지 꿈에서라도 한 번도 내 이름을 불러 주시지 않는다. 혹시, 아들 이름을 잊으셨나…….
하늘나라에도 치매가 있나 보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