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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마스네의 오페라 "베르테르"의 2막에 나오는 가슴아픈 아리아입니다.
베르테르가 마지막으로 로테를 만나, 그녀에게 그녀가 평소에 좋아하는 시 "오시안의 시"의 한구절인 "오시안의 노래:
왜 날 깨우는가?"를 뽑아 불러주며, 자기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이죠.
■ 오시안의 꿈 / 앵그르 (The Dream of Ossian , Ingres)
앵그르/오시안의 꿈
오시안은 스코틀랜드의 시인인 제임스 멕퍼슨(James Macpherson1736-1796)이 쓴 중세의 전설속의 시인인 오시안의
서사시(the Poems of Ossian)를 번역한 것으로 시인인 오시안이 꿈속에서 본 비극적 이야기를 쓴 내용입니다.
이 시가 발표된 후 오시안의 비극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나폴레옹도 이 시를 좋아해서 앵그르에게 이를 주제로
그리도록 청하여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앵그르가 오시안이 꿈꾸는 모습을 정적으로, 시적인 표현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환상적인 느낌이 가득한 작품이지요. 원래 전설은, 오시안은 아름다운 처녀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는 인간이 아닌 요정이었습니다. 오시안은 그녀를 따라가서 살았는데 3년후 어느날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그녀에게 말 하자 말을 타고 가되 절대 내려선 안되며, 두 다리가 땅에 닿으면 안된다고 일러주지만 그는 실수로 말에서 떨어지고, 3년이 아니라 몇 백년이 흘렀다는 걸 알게 되고, 그는 고향도, 그가 살았던 꿈같은 세계도 다 잃고 몇 백살 난 노인으로 변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오시안이 이러한 자신의 이야기를 성 패트릭(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한 전설적인 수도사)에게 전해져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을 보면,제일 아래에 노시인인 오시안이 업드려 잠들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일들을 꿈꾸고 있는데 맥퍼슨의 시에서는 오시안이 젊었을때 돼지머리를 한 여인으로부터 자기와 결혼해 주면 자기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며 오시안에게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주겠다고 약속. 그 약속은 실현됩니다.
그는 젊은 여인의 땅에 가서 300년을 살았는데 어느날 고향에 가고싶어 돌아갔지만 말에서 미끌어져 실수로 발이 땅에 닿자 마법의 말은 사라지고,순간 눈먼 노인이 되어 고통스럽게 살아서 지친 몸을 누이고 지난날의 꿈을 꾸고있는데 이 시의 오시안의 모습을 앵그르가 그린것이죠.
엎드려 자고있는 노인에게 손를 내밀고 있는 여인은 그의 며느리 이며 방패를 들고 서 있는 인물은 아들 오스카이고 가운데 눈을 뒤집어 쓰고있는 사람이 눈위 왕인 스파르노이고 그 아래 하프를 켜는 여인들이 보이고. 왼쪽으로 영웅과 미녀가 껴안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모든 형상들은 단지 오시안의 꿈에 나타나는 장면이기에 그림의 모습은 정지된 어떤 순간, 현실이 아닌 얼어붙은 모습인 대리석 조각같은 살아있지 않은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리자유 Grisaille 기법) 앵그르가 멋지게 그렸습니다. 그는 단지 꿈을 꾸었을 뿐일런지도 모르겠지만요..
■ 맥퍼슨의 "오시안"
1760년, 제임즈 맥퍼슨은 오시안의 시를 찾아 모으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가서 돌아다녔습니다. 실제 오시안은 중세의 초기 암흑시대(3세기)에 살았던 시인으로, 스코틀랜드의 왕인 Fingal의 생애와 전투를 노래한 장님 음유시인(bard)였는데 이 시를 18세기 멕퍼슨이 다시 써서 발표했습니다.
그당시 18-19세기의 유럽은 혁명의 와중에 있었기에 오시안의 시는 상당한 문화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나폴레옹은 핑갈의 전투를 그대로 복사해서, 실제 전투에 옮겼으며, 괴테는 베르테르에 한 부분을 인용했고. 핑갈의 고향인 젤마(selma)의 이름을 딴 alabama, 그리고 앵그르의 이 몽환적이기도 한 로맨틱한 the Dream of Ossian이 그려지기도 한 문학적인 공로와 역사적인 중요성이 인정되는 작품입니다.
오시안의 노래 전문
어스름 밤하늘의 별이여! 너는 서녘에서 찬란히 반짝이며,
빛나는 이마를 구름 밖으로 추켜들고 의젓이 언덕의 넘어가누나.
너는 무엇을 찾기에 거친 벌판을 눈여겨 보느뇨?
사나운 바람도 자고, 멀리서 계곡 물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출렁이는 물결은 바위를 희롱하고, 파리 떼 윙윙거리며 벌판을 날아간다.
너 눈부신 빛이여! 무엇을 찾느뇨?
너는 눗웃음을 치며 흘러가는구나.
흐르는 물결은 기꺼이 너를 껴안고 사랑스런 머리칼을 씻어 주누나.
잘 가거라, 고요한 별빛이여! 어서 나타나거라, 너 오시안의 혼이 깃든 별빛이여!
너는 힘차게 나타나누나. 세상을 떠난 벗들이 눈에 선하여라.
그들은 생존해 있던 지난날처람 로라의 황야에 모여드누나.
핑가르는 안개에 젖은 기둥처럼 나타나고, 부하들이 그를 애워싸고 있네.
보라 노래하는 시인을......
백발이 성성한 울린, 체구가 당당한 리노, 사랑스러운 가인 알핀,
그리고 그대 고요히 탄식하는 미노나, 그대들 나의 친구여!
셀마 성의 축제일 이후 그대들은 얼마나 변하였느뇨?
그날 산들거리는 봄바람이 언덕을 넘어와, 고요히 속삭이는 푸성귀를 번갈아
흩날리는 듯 서로 다투어 노래했었지.
그때 미노나는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나타났네.
지그시 감은 눈에는 눈물이 괸 채
그녀의 머리칼은 언덕에서 불어 오는 심술궂은 바람결에 휘날리고
그녀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자 용사들의 가슴은 슬픔에 젖어
그들은 몇 번이고 살가르의 무덤을 바라보고,
살결 하얀 콜마의 어두운 집도 때때로 굽어보누나.
슬프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던 콜마는 그 언덕 위에 버림을 받았나니
아름다운 목소리로 탄식하는구나.
살가르는 온다고 약속했으나, 누리엔 어둠 깔렸어라.
듣거라, 언덕 위에 홀로 앉아 있는 콜마의 저 노랫소리를......
콜 마
밤이로다! 나는 홀로 비바람이 몰아치는 이 언덕에 버림을 받았노라.
바람은 산속에서 울고, 냇물은 울부짖으며 바위 위를 흘러내린다.
이 언덕에 버림받은 나에게는 비를 피할 움막도 없구나.
달아! 어서 구름을 헤치고 나오너라.
별이여! 나타나다오. 너의 빛으로 나를 인도하여라, 사랑하는 나의 사람에게로.
이제 그는 줄을 푼 활을 옆에 놓아두고,
사냥개들이 킁킁거리는 곁에서, 사냥에 지쳐 쉬고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여기 개울가 바위 위에 홀로 앉아 있노라.
물결 소리, 비바람 소리만이 소란을 피울 따름,
사랑하는 그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구나.
어찌하여 나의 살가르는 어서 오지 않느뇨? 벌써 기약을 잊었느뇨?
저기엔 바위와 나무, 여기엔 콸콸 흐르는 물결
밤이 깊어 오면 그대는 이곳에서 만나자고 했건만,
아아, 나의 살가르는 어디서 헤매느뇨?
그대 오시면 저 오만한 아버님과 오라비를 버리고 나와 함께 도망치려 했거만.....
오랜 세월을 두고 그대와 나는 적이었건만,
그대와 나는 이토록 정답도다, 아아, 살가르여!
잠시 조용해 다오. 오오, 바람이여!
잠시 고요히 흘러 다오, 시냇물이여!
내 목소리 골짜기를 울리며 헤매이는 그대에 들리도록
살가르여! 이렇게 외치는 사람은 나요.
여기 나무도 바위도 있소.
내 사랑 살가르여! 여기 내가 있소.
그대는 어이하여 오기를 망설이느뇨?
보라! 저기 달이 나타났다오. 냇물은 골짜기에 반짝이고,
잿빛 바위들이 언덕 위에 솟아 있건만
그 봉우리에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그가 온다고 앞장서서 꼬리 치는 사냥개 한 마리 없네.
나만 홀로 여기 앉아 있어야 하누나!
저 아래 벌판에 누워 있는 사람은 누구이뇨?
혹시 사랑하는 그대일까? 아니면 내 오라비일까?
오오, 벗이여, 말하여 다오. 그대들은 대답이 없구나!
내 가슴은 이토록 설레는데, 아아, 그대들은 이미 죽었도다.
그대들은 칼은 싸움터에서 벌겋게 물들었도다.
오오, 오라비여! 어찌하여 나의 살가르를 죽였느뇨?
오오, 살가르여! 어찌하여 나의 오라비를 죽였느뇨?
그대들 둘이 다 내게는 소중한 분이었거만.....
오오, 그대들은 언덕 위 수많은 기사들 중에서도 유난히 뛰어났었지.
싸움터에서는 얼마나 용감하였던가!
대답해 다오. 내 목소리를 들으라, 내 사랑하는 이여, 그리운 오라비여!
아아, 그러나 그대들은 말이 없구나! 영원토록 말이 없어라!
그대들의 가슴은 흙덩이처럼 차갑구나!
아아, 언덕배기 바위에서, 비바람 몰아치는 산봉우리에서 말하여다오. 망령들이여!
말하여다오. 어찌 내가 두려워하리.
그대들은 어디로 쉬러 갔느뇨? 산 속 어느 동굴에서 그대들을 찾을수 있느뇨?
바람결에 귀를 기울여도 가냘픈 목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언덕 위 비바람에 귀 기우려도 아무 대답도 들을 수 없구나.
나는 탄식하며 여기에 앉아 있노라.
나는 눈물을 머금꼬 아침을 기다리노라.
어서 무덤을 파헤쳐 다오, 그대를 죽은자의 벗들이여!
그리하여 내가 갈 때까지 기다려 다오.
나의 목숨은 꿈결처럼 사라져 가노라.
어찌 나 혼자 비겁하게 살아남을 것인가?
여기 나는 친구와 함께 살리라, 바위에 부딪쳐 울부짖으며 흐르는 냇가에서.
밤이 언덕 위에 찾아오고
바람이 벌판에 몰아칠 때
나의 넋은 그 바람을 타고 그리운 친구들의 죽음을 서러워 하리라.
사냥꾼들은 움막에서 내 목소리를 듣고, 두려워하면서도 귀가 솔깃하리라.
돌아간 친구들을 서러워하는 내 목소리는 감미롭고 아름답게 울리므로.
둘 다 내게는 사랑스러웠노라. 내게는 몹시도 소중한 분이었노라.
이것이 그대의 노래였노라. 오오, 미노나여!
상냥하고 수줍은 아가씨여!
우리들은 콜마를 위해 눈물 흘리고, 마음은 어둠 속을 헤매었노라.
울린은 류트를 손에 들고, 알핀은 우리에게 노래를 불러 주었노라.
그 노래 소리 그리움에 떨고
리노의 가슴에선 불꽃이 튀었노라.
그러나 그들은 이미 좁은 무덤 속에서 잠들고, 그들의 목소리는 셀마성에서 사라졌노라.
두 용사들이 쓰러지기 전에 울린은 사냥에서 돌아와
언덕 위에서 둘이 다투어 부르던 노래를 들었노라,
부드럽고 서러운 그대들의 노래를.
두사람은 용사 중의 용사
용감한 모라르의 죽음을 슬퍼하는 노래를......
그의 영혼은 핑가르의 그것과 같았노라.
그의 칼은 오스카르의 그것과 같았노라.
그러나 그는 싸우다 죽었도다.
어버이는 슬픔에 잠기고 누이는 눈물을 흘렸노라.
용감한 모라르 누이 미노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비 오듯 하였노라.
미노나는 울린의 노래가 들려 오자 물러갔노라.
비바람을 예측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구름 속에 감추는 서녘 하늘의 달과도 같이......
나는 그 구슬픈 노랫소리에 울린과 함께 류트를 탔노라.
리노의 노래
바람도 비도 사라졌도다. 하늘을 맑게 개고 구름은 흩어졌도다.
멈출 줄 모르는 태양은 구름을 피해 가면서 언덕 위를 비추어 주고,
혼탁한 산여울은 빨갛게 물들고 골짜기를 치닫는도다.
너 흐르는 물결이여! 아름답고나, 너의 지저귐 소리.
그러나 내 귀에 들려 오는 저 목소리는 더욱 아름답구나. 저 알핀의 목소리는......
그는 죽은 이들을 슬퍼하고 있도다.
그는 늙은서 머리는 수그러지고 눈두덩은 불그스레하구나.
알핀이여! 너 슬기로운 가인이여! 어찌하여 말없이 언덕위에 홀로 섰는뇨?
숲 속을 스쳐가는 바람결처럼, 저 멀리 거친 해변의 물결처럼
어찌하여 그대는 서러워만 하느뇨?
알핀의 노래
리노여! 나의 눈물은 죽은 자들을 애도하고, 나의 노래는 무덤 속에 잠든 자들을 서러워한다.
언덕 위에 서 있는 그대의 모습은 날씬하기가 이를 데 없고,
거친 벌판에서 아이들이 에워싼 그대 얼굴은 아름답기 이를 데 없구나.
그러나 그대도 모라르처럼 쓰러지고 말 것이다.
그대의 무덤 옆에는 이윽고 애도하는 벗들이 모여 앉을 것이며, 언덕은 그대를 잊을 것이다.
그대의 활은 시위도 메우지 않은 채 방 안에 걸려질 것이다.
오오, 모라르여! 그대는 언덕 위의 노루처럼 재빠르고, 밤하늘의 불길처럼 사나웠도다.
그대의 분노는 폭풍우 같았고, 그대의 칼은 능히 황야의 번갯불일 수 있었도다.
그대의 목소리는 비 내린 후의 산여울이었고, 아득한 언덕 위의 우뢰 소리였도다.
수많은 전사들이 그대의 손에 쓰러지고, 그대의 분노의 불길은 그들을 삼켰도다.
그러나 그대가 싸움터에서 돌아왔을 때
그대의 이마에는 평화가 깃들여 있었도다.
그대의 얼굴은 소나기가 내린 후의 태양과 같았고, 고요한 밤하늘의 달과 같았도다.
그대의 가슴은 폭풍이 그친 뒤의 호수처럼 고요했도다.
이제 그대의 집은 비좁기 그지없고, 그대의 잠자리는 어둡기 한이 없구나.
나는 단지 세 걸음으로 그대의 무덤을 잴 수 있노라.
오오, 위대한 지난날의 그대여? 이끼 낀 네 개의 망두석이 그대의 유일한 기념물이로다!
잎이 떨어진 나무여! 바람에 나부끼는 푸성귀들이 사냥꾼들에게 모라르의 무덤을 가리키고 있네.
그대에게는 죽음을 슬퍼하는 어머니도 없고, 사랑의 눈물을 뿌릴애인도 없구나.
그대를 낳은 분은 세상을 떠났고, 모르그란의 딸도 이미 숨졌도다.
거기,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는 자 누구이뇨?
늙어서 백발이 성성한 머리를 이고, 눈물 때문에 눈자위가 붉게 물든 자 누구이뇨?
오오, 모라르여! 그대 밖에는 자식이 없는 바로 그대의 아버지로다!
그는 싸움터에서의 그대의 명성을 들었도다.
적이 그대에게 쫓겨 사방으로 흩어져 갔다는 소문을 들었도다.
아아, 그러나 그대의 상처에 대해서는 미처 못들었던가?
통곡하라! 모라르의 아버지여, 통곡을 하라!
그러나 당신의 아들은 그 통곡 소리를 듣지 못하리.
죽은 자는 깊이 잠들고 그 흙배개는 얕으니라.
외쳐도 들리지 않고, 불러도 잠을 깨지 않으리.
오오, 그 어느 날 무덤에도 밝은 아침이 찾아와 잠든 자에게 외칠 것인가? '어서 잠을 깨라'고.
안녕!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자여! 그대 싸움터의 정복자여!
그러나 이제 싸움터에서 그대를 찾아볼 수 없고,
우거진 숲이 그대의 칼에 번쩍이는 날이 없으리.
그대는 자손도 두지 않았건만
노래 소리가 그대의 이름을 전하고
후세 사람들은 듣게 되리라, 그대의 이야기를......
싸움터에서 쓰러진 그대 모라르의 이야기를......
용사들은 소리내어 슬퍼하였노라. 그 가운데서도
아르민의 찢어질 듯한 한숨 소리가 가장 컸노라.
이는 아들의 죽음을 생각해서였으니,
아르민은 젊은 나이에 싸움터에서 쓰러진 아들의 죽음을 다시 생각하였노라.
이름난 갈마르의 영주 카르모르도 용사 아르민의 곁에 앉아 있었노라.
"어찌하여 아르민은 슬피 우느뇨?"
하고 그는 말을 이었다.
"울어야 할 까닭이 무엇인고?
즐거운 노랫소리 들려 오지 않느뇨?
그 노래는 호수에서 피어올라 산골짜기에 퍼지는 안개와 같고,
그 물기는 능히 꽃봉오리를 피어나게 하리.
그러나 이윽고 태양이 솟아오르면 안개는 걷히게 마련이로다.
그대는 어찌하여 그토록 슬퍼하느뇨?
아르민이여! 바다로 둘러싸인 고르마의 지배자여!"
"나는 슬픔에 젖어 있노라.
그도 그럴 것이 내 슬픔의 내력은 결코 짦지 않노라.
카르모르여! 그대는 아들도 잃은 적이 없고,
꽃다운 따님도 잃은 적이 없도다.
용감한 아들 콜가르는 아직 생존해 있고,
아리따운 딸 아닐라도 살아 있도다.
그대 집안의 나무에는 잎이 무성하도다.
오오, 카르모르여! 그러나 아르민은 그 집 마지막 자손이었노라.
오오, 내 딸 다우라여! 너의 잠자리는 캄캄하기만 하구나!
너는 무덤 속에 영원히 잠들었구나!
너는 언제 잠에서 깨어나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것인가?
불어 다오, 가을 바람이여!
불어라, 어두운 벌판을 몰아치거라.
숲 속을 흐르는 거센 물결이여! 줄기차게 흘러라.
비바람이여! 울부짖어라, 떡갈나무 가지에
오오, 달이여! 구름장을 헤치고 너의 파란 얼굴을 나타내어라.
나의 자식들이 죽어간 그 무서운 밤을 나에게 생각나게 하여라.
용감한 아린달이 쓰러지고 귀여운
다우라가 숨진 그밤을 나에게 상기시켜 다오.
다우라여, 나의 귀여운 딸아! 너는 아름다웠노라!
푸라의 언덕 위에 걸린 달처럼 아름답고, 내리는 눈처럼 희고
숨쉬는 산들바람처럼 향기로웠노라!
나의 아들 아린달이여! 그대의 활은 억세고 그대의 창은 날쌔고
그대의 눈초리는 파도 위의 서릿발, 그대의 방패는 폭풍 속의 불기둥이었노라.
전쟁으로 이름을 떨친 아르마르가 찾아와 다우라의 사랑을 구하자.
그녀는 오래 거절 못하더라. 이들의 미래를 염려해 주는 벗들의 소망은 아름다웠도다.
그러나 오드갈의 아들 에라트는 형이 아르마르의 손에 죽음을 당하자,
원한을 품고 뱃사공을 가장하여 찾아왔나니, 파도를 헤쳐 가는 그의 배는 아름답기 그지없고
백발을 인 위엄있는 얼굴엔 침묵이 감돌았도다.
"아름다운 아가씨여! 아르민의 귀여운 딸이여!
저바다 한복판 바위 기슭과 나무에서 붉은 열매가 반짝이는 곳
거기 아르마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네. 나는 왔노라.
사나운 바다 건너 그의 애인을 인도하려고......"
라고 말하자 곧
처녀는 그를 따라섯도다. 그리고 아르마르의 이름을 부르며 소리쳤도다.
그러나 응답하는 것은 오직 바위뿐.
"아르마르여 그리운 그대여, 사랑하는 그대여!
어찌하여 그내는 나를 이토록 괴롭히느뇨?
아르나르트의 아들이여, 들으라! 그대를 부르는 것은 다우라로다."
배신자 에라트는 고소를 머금고 뭍으로 도망쳤도다.
"아린달! 아르민! 다우라를 구해줄 자는 어디 있느뇨!"
하고 그녀는 아버지와 오라비를 소리 높여 부르니
그 목소리 바다를 건너 왔도다.
그때 사냥에 신이 나 언덕을 뛰어내려온 나의 아들, 아린달의 허리 춤에서는 화살이 철썩거리고, 손에는 화살이 쥐어 있었고,
주의에는 털이 거무스름한 사냥개 다섯마리가 꼬리치고 있었도다.
그는 담이 큰 에라트를 기슭에서 발견하자, 곧 덜미를 잡아 떡갈나무에 얽어매고 허리를 칭칭 감는도다. 붙잡힌 에라트는 바람결에 신음소리를 내고
아린달은 다우라를 데려오라고 조각배를 바다에 띄웠도다.
아르마르는 격분한 나머지 뛰어와 잿빛 깃털을 매단 화살을 쏘았나니
윙 하고 날아간 화살은 너의 가슴에 박혔구나.
오오, 아린달이여! 나의 아들이여! 배신자 에라트 대신에 네가 죽었구나!
조각배는 바위에 닿고 그는 저기 쓰러졌도다.
오오, 다우라여! 그대의 발밑에 오라비의 피가 흘렀도다.
그대는 얼마나 원통했던가?
조각배가 파도에 산산이 부서지자
아르마르는 바다에 뛰어들었도다, 죽는 살든
다우라를 살리기 위해......
때마침 언덕에서
돌개바람이 물결 위로 휘몰아치자
아르마르는 영원히 물 속에 가라앉아 버티고 다시는 떠오르지 않았도다.
나는 들었노라, 파도에 씻기는 바위 위에서 내 딸의 울음소리를......
뭄부림치며 외치는 그 소리를 듣고서도
이 아버지에게는 딸을 구할 기력이 없었도다.
나는 밤새껏 바다 기슭에 서서 희미한 달빛 속에 딸의 얼굴을 보았노라, 나는 밤새도록 딸의 울음 소리를 들었노라.
바람소리 거세고 비는 산허리를 때리는데, 동이 틀 무렵엔 그 울음 소리가 한결 약해지더니
바위 틈의 수풀을 스치고 지나가는 저녁 바람인 양 숨져 버렸도다.
가지가지 슬픔을 안은 채 그녀는 죽어가고 이 아르민만을 홀로 남기고!
싸움터에서 내 패기는 꺾이고
처녀들 사이에서 내 위신은 땅에 떨어졌도다.
산에 회오리 바람이 불어닥칠 때
북풍이 거센 파도를 말아 올릴때
나는 울부짖는 바다 기슭에 하염없이 앉아 그 무서운 바위를 바라보노라.
기울어지는 달 그림자 속에 나는 때때로 보노라, 자식들의 넋을......
희미한 달빛 속을
그들은 슬프게도 다정스레 짝을 지어 떠돌아다니노라.
봄바람이여! 어찌하여 너는 나을 깨우느뇨?
너는 정답게 소곤거리는구냐,
"나는 하늘의 물방울로 그대를 적셔주노라."라고.
그러나 내가 시들어 버릴 때도 가까웠노라.
내 잎사귀들을 떨어뜨릴 폭풍우는 가까이 불어오도다.
내일이면 찾아오리라, 일찍이 내가 젊고 아름답던 지난날의 나를 본 나그네가......
그는 나을 찾아 벌판을 헤매리라.
그러나 나를 찾아내지는 못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