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이들과 함께 집앞에 마을축제에 갔어요. 경기 장차연 활동가 쭌이씨를 만나서 초코라떼도 사먹고 달고나도 나누어먹고 안전팀장을 맡고 있는 준이삼촌 덕에 아이들은 사탕 무제한 서비스를 누렸어요. 준이씨 고마워요
돌아오늘길 어떤 할어버지가 코앞까지 와서 " 재밌어..얼굴 꼴이 아하하하.........으하하하........... " '어머 이 할배가 미쳤나... 왜 이래?" 하며 혹 주렁 주렁 달려있는 노란리본이 불편해서 저러는건가? 싸우자 모드로 할아버지를 3초간 쳐다봤는데 건너편 유리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고 할아버지가 왜 웃으셨는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비 맞아서 머리는 부스스....한복은 애들이 묻힌 초코렛에 얼룰덜룩. 얼굴은 페이스 페인팅을 받았는데 군데 군데 지워져서 당장이라도 장구들고 호박엿 각설이 하면 완판 시킬 행색이었다는...... 할아버지가 웃은건 당연한건데 내가 할아버지를 오~~예(오해) 했어요. 호박엿 완판시킬 꼴 ^0^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죽전으로 향합니다 무수히 많이 걸었던 길인데 이제서야 티켓나라에 붙어있는 빛바랜 세월호 미수습자들이 돌아오기를 염원하는 노란리본을 보았어요. '어? 왜 이제야 이게 눈에 들어왔지? 역시 세상은 자세히 봐야 하는구나.. ' 하고 노란리본이 주는 작은위로를 받고 길을 걷습니다.
오늘도 소망님이 먼저 노란온기를 뿜뿜...... 손바닥을 이용한 자체 모자이크^0^
나는 노란불빛을 내 뒤의 백남기 분향소에서는 하얀 불빛으로 죽전역을 비춥니다
나 여깄고 영범님 저깄다.....
다리라도 길었으면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며 분향소도 지키고 리본도 나눌터인데 하며 아쉬웠다는....
잠시 분향소에 있다 서명대에 사람이라도 보이면 전력질주로 다다다다 달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냅니다.
새 피켓을 열심히 보시던 할아버지께서 "그러니깐 뭘 알고 싶은거야..진실이 뭐야?" 물으십니다 겁나게 자신있는 목소리로 " 네 할아버지 이게요. 청문회에서 나온 내용이거등요..... 제가요 2차 청문회는 직접 다녀왔걸랑요. 제가요 이 두 귀로 똑똑히 들었거든요....... 국정원이랑 연락하고 막 그랬다니깐요.. 국정원이랑 관련이 되 있어요. 진짜예요!!"
목소리 톤도 높고 말투가 방정맞아 서울 뚝배기도 아니고 ~ 했걸랑요....하고 자신있게 말하는데 할아버지가 3초간 쳐다보시더니 그냥 가시더라구요. "어?? 할아버지 어디가세요?" 해줄말이 많았는데 할배가 저랑 말하기 싫으셨나봐요.
누군가와 이야기 할때 더욱 자신감이 생기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건............ 뒤에 있는 백남기 어르신의 분향소가 있기 때문인거 같아요. 꼭 든든한 뒷백이 생긴느낌...........마음놓고 까불어도 날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겁나게 당당해 집니다. 우리가 힘 !! 맞는거죠?
영범님 끼니가 걱정되서 "선생님 저기 가서 마음껏 드세요!! " 하고 선심을 써 봅니다
영범샘 비밀하나 말해줄까요? 어제가 우리가 먹은 음식이요......그거 외상진거예요 ㅋㅋ 으하하하....... 언니한테 가서 사실은 돈이 없는데 계좌로 보내줄테니 그냥 먹으면 안되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계좌를 알려주셨어요.. (입금했으니 걱정마세용ㅋㅋㅋㅋ)
국수 드시는 동안 분향소를 지키며 함께 할수 있어 감사함과 즐거움..... 영범샘은 외상인지 모르고 먹을꺼야..하면서 혼자 키득 키득 웃습니다.
유인물에 적혀있는 책임지는 놈 하나 없이 줄줄이 승진되는 경찰들을 보며 울화가 치밀고 이런걸 사람들이 많이 많이 알아야 하는데.. 그네 처럼 테이블을 양손으로 쾅쾅 쳐봅니다.
더 많은 분들이 많은 시민들이 이곳에 온기를 불어 넣어주셨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죽전역에서 만나요~~ 예쁜 국화들이 많아요.....
요즘 어린이에서 소녀가 되어가고 있는 첫 아이... 토요일은 예은이 생일이여서 예은이 생일시를 필사 하며 잠시라도 예은이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았어요 아이들과 함께 초도 끄고 (이건 아이들의 무조건 반사라는.초만 보면 생일이라고 끄는......)
오늘은 몸이 너무 힘들고 큰 아이와 신경전이 지쳐서........ 환웅이 사람들에게 알려줬다는 (정확하짓 않아요 어디서 줏어 들었어요) 칠강을 적어보았어요.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참 어렵다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