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어린시절-화로불에 밤과 흰떡 미석 한규원 어머니는 아궁이에서 불씨를 모아 화로에 담아 할아버지 계신 사랑방앞에 갖다 놓으신다. 할아버지는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툇마루로 나오셔서 긴 곰방대에 봉초봉지 안에서 담배 재료를. 꺼내어 곰방대에 꾹꾹눌러 채우신후 화로불에 대시고 흡입해 불을 부치신다 석우와 영숙이도 추우니까 화로불 주위에 쪼그리고 앉아 손을 번갈아 가며 손시러운것을 달랬다 화로불 가에는 군밤이 숨어 익어가고 있었고 힌떡은 사기 그릇에 담겨져. 있어 먹을만치 화로에 올려져 구워지고 있다 가끔 곰방대를 내려 놓으시고 군밤과 흰떡을 번갈아 뒤척여 잘 읽으면 제일. 먼저 석우를 찾으신다 장손이라고 이집안에 대를 잇는 손자라 먼저 챙기고 그다음에 줄줄이 손애 들인데 누나인 영숙이는 늘 불만이다 손자만 챙기고 우리들은 뒷전이라고 영숙이가 불만에 불뚱거리면 그때서야 니들도 이리와 이것 먹어라 하시면서 종이 위에 배분이 끝나 있는 상태로 나누어 주신다 그중에서 석우의 것은 영숙이 것보다 두배는 많다 그러나 으례이 익숙해져 있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화가 나는가 보다. 할아버지께서 영숙이를 부르신다 윗방에 고구마 뚱가리에서 고구마를 몇개 가져오라 하신다 고구마 뚱가리가 영숙이 키보다 훨씬 높다 벼개를 멏개 포개서 밟고 올라가 꺼내왔다. 심부름을 했으니까 익으면 한개라도 주시겠지 하는 생각에 바깥에도 안나가고 집앞에 나무와 나무 사이에 고무줄을 연결해 놓고 고무줄 놀이에 몰입하고 있는 동안 화롯불에서 고구마는 잘 익어간다 힐끔 힐끔 고구마에 시선을 던진다 할아버지가 불러 주시길 기다리면서 고무줄 놀이를 이어간다 한참 뒤에 영숙아 석우 어디 갔는지 불러와라 하신다. 영숙이는 말씀이 떨어지기 무섭게 석우를 수천이네 집 처마밑에 가서 데리고 와 대령한다. 석우한테 제일 크고 잘익은 것으로 주시고 영숙이는 조그만한 것을 주신다 영숙이는 심부름한 것에 대한 보상을 해 달라고 졸랐다 할아버지는 어떨결에 큰 것을 하나 더 주셨다 화로불에 불씨는 힘을 다 쏟았는지 희미해져 부엌으로 옮겨졌다 할아버지도 곰방대를 툇마루 가장가리에 툭 툭 치시며 재를 털어내고 사랑방으로 들어가시고 신이 난 영숙이는 동네 애들과 고무줄놀이 하려고 집에서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첫댓글 방안에 호롱불에 화로불..추억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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