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수업 시간이 다 됐는데
온다곤 한 아이는 시간이 다 되도록 연락이 없고
연락이 안되는 아이는 자고있는지 감감무소식이고
목공 선생님은 벌써 오셔서 오늘 작업할 자제들을 꺼내시는데
애들을 기다리는 마음에 애가탔다.
어쩔 수 없이 되는대로 수업을 시작했다.
원하는 나무 도마를 각자 하나씩 가져가서
저마다 쓰고 싶은 문구나 그림을 연필로 그린다.
그 중에서 '사랑해♡'가 새겨진 도마를 본 유준은 경악하며
"저 도마는 안써야겠다" 하고 싫어해했다.
실은 내가 쓴 문구였다. 도마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밥모심 수업 시간에 사랑을 담아 음식을 만들라는 의미였는데
그게 전달되지 않았다.
나무 도마에 열을 가해 각인을 새기는데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도구를 가까이 잡지 말라고 하셨다.
각인을 마친 도마들은 사포질을 한 후 코팅을 해 이젤에 말려두었다.
두번째 시간에는 간이책장을 만들었다.
톱질을 하고, 구멍을 뚫고 박는 등
톱밥을 날리면서 시끄러운 기계음을 내는데
목공을 하고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마지막으로 방수 코팅을 칠하는데 손이 안닿는 안쪽부터 칠하라 하였다. 그리고
코팅 액이 옷에 묻으면 옷이 망해버리니 주의하라고 강조하셨다.
빨래를 해도 잘 안지워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목공 쌤이 목공 수업을 해오시면서
얼마나 여러 사람들이 실수로 옷을 배렸길래
옷이 망해버린다는 말을 했을까...
간이 책장을 만들고보니 날다 공간이 더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장을 생각하고 만든 거지만 간이 의자로도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