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부르고 있는 찬송가는 어떤 찬송들인가.
한국 찬송가집은 1892년 감리교 선교사였던 존스(George H. Jones)목사와 이화학당 교사였던 로드와일러(Louis G. Rothweiler)양이 미국 감리교 선교부의 도움으로 펴낸『찬미가』를 시작으로, 각 교단별 찬송가 작업을 거쳐 1949년 감·장·성 세 교단이 하나된 찬송가의 사용을 목적으로『합동찬송가』를 발간하였다. 1967년에〈한국찬송가위원회〉가 구성되어『개편찬송가』가 탄생되었는데, 이 찬송가에는 한국 음악가들이 창작한 찬송가들이 27곡이나 포함되었지만, 각 교단의 다른 이해 때문에 사용이 중단된 이후 1983년 12월에『통일찬송가』의 출간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국찬송가 작곡가이자 평론가인 이천진 목사가 조사한 바에 따라 오늘날 우리가 교회에서 부르고 있는 통일찬송가를 간략하게 분석해 보면, 세계교회연합회 추천곡이 75편, 미국 침례교회에서 찬송 교육을 위해 추천한 곡이 55편, 독일 찬송이 20편, 종교개혁 이전의 라틴 찬송과 희랍 찬송이 14편, 미국의 복음성가는 무려 269편이나 되지만 한국 찬송가는 17편에 불과하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79장「피난처 있으니」는 영국 국가이고, 77장「전능의 하나님」은 제정 러시아 국가 곡에 의역한 것이다. 245장「시온성과 같은 교회」는 독일 국가이다. 이 찬송가를 유럽의 다른 나라에 가서 부르면 큰일난다고 한다. 왜냐하면 나치가 독일 주변 국가를 점령할 때 부른 독일국가이기 때문에 그 노래만 들어도 악몽 같은 세계대전이 생각나서 그런다고 한다.
특히 388장「마귀들과 싸울지라」는 미국 소방대원 행진곡이다. 이 노래는 남북전쟁 때에는 북군이 "남군 대통령, 제퍼슨 데이비스를 신 사과나무에 목을 달고"라는 가사로 부른 전투곡이기도 하다. 그래서 찬송가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가급적 이 찬송을 부르지 못하게 한다.
338장「천부여 의지 없어서」는 영국 오페라 작곡가 월리엄 쉴드(W. Shield)가 작곡한 민요이다. 그밖에 영국 민요로는 545장「하늘 가는 밝은 길이」, 78장, 149장, 173장 등이 있다. 미국 민요는 28장, 405장, 229장, 190장 등이며, 프랑스 민요는 125장, 160장, 520장 등이다. 그리고 캐롤송은 109장, 110장, 111장, 112장, 등 총 12편이다. 그밖에 독일 민요(14, 57, 309장), 흑인 영가(136, 420, 518장), 네덜란드 민요(32, 39, 517장), 스페인 민요(29장), 아일란드 민요(533장), 웨일즈 민요(515장)등이 있다.
이들 찬송들은 기독교와는 상관이 없는 노래였지만 콘트라팍투어(Kontrafaktur) 방식으로 찬송가가 된 노래들이다. 콘투라팍투어라는 말은 흔히 우리말로 '노가바'라는 말이다. 기존에 있는 노래에다 가사만 바꾸어 부르는 것이다.
현행 찬송가 가사를 분석해 보면 '성도의 삶'이 41.5%로 가장 많고, '성자' 15.6%, '예배' 12.9%, '성부'와 '성령'이 합하여 3.3% 순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성도의 삶'은 우리의 찬양과 헌신과 사랑을 하나님께 드리고 이웃에게 베풀겠다는 의미의 가사보다는 하나님께로부터 '받는' 내용이 더 많다. 죄 용서함 받고, 은혜도 받고, 사랑도 받고, 복도 받고, 위로도 받고, 재물도 받고, 건강도 받고, 소원도 이룬다는 내용의 가사가 많이 있는 것이다.
미국연합장로교회 찬송가 346장<주님은 하나님 충만하심〉은 한국 민요 아리랑(Arirang)이다. 영어 제목은 “Christ, You Are the Fullness”라고 되어 있고, 그 밑에 ARIRANG(아리랑)이라고 영어로 쓰여 있다. 우리 민요 아리랑에 골로새서 1장 15∼18절의 말씀을 시로 지어 찬송가로 만든 곡이다. 우리의 모양을 서양 사람들이 취하고 있는 것이다. 더 풍성한 열매를 얻기 위해 우리의 모양을 취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다.〈한국성서공회〉의 민영진 박사가 번역한 것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Christ, You are the fullness of God, first born of eveything. For by You all things were made,You hold them up. You are head of the church, which is your body. First born from the dead.You in all things are supreme! Since we have been raised with You, Lord, help keep our heart and minds. Pure and set on things that build Your rule over all the earth. All our life is now again we will share Your glory. Help us live in peace as true members of Your body. Let Your word dwell richly in us as we teach and sing. Thanks and praise be to God through You, Lord Jesus. In whatever we do let Your name receive the praise!
(1절) 주님은 하나님 형상이시오.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시라. 부활하시어 다스리시니. 주님은 교회의 머리시라. (2절) 주님과 더불어 새로 태어나 성령님 모시고 살아가니. 성령 열매 풍성히 맺어 주님 다시 오실 때 반겨 맞으리. (3절) 주님의 지체된 우리 몸이 생명의 말씀을 먹고 사니 감사합니다. 찬양합니다. 주님 이름 높이며 살렵니다.
우리도 감히 우리의 아리랑 곡에다가 하나님 찬양을 싣지 못하고 있는데, 미국연합장로교회가 이런 일을 하였기에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세속적인 노랫가락을 찬송에 도입해도 되는 것인지 의구심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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