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명의 선택… 존엄한 마지막을 향한 발걸음” “죽음을 준비하는 건 삶을 더 깊이 바라보는 일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건, 삶을 더 사랑하는 일”
백세약손봉사단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한 사람이 300만 명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국민이 3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제도 시행 7년 만에 이룬 성과로, 죽음에 대한 인식 변화와 자기 결정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등의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문서로 남기는 제도다.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 시행과 함께 도입되었으며, 만 19세 이상 성인이 등록기관을 통해 상담 후 작성할 수 있다.
작성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약 75%를 차지하며, 여성 작성자가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층일수록 죽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고, 여성들이 생애 말기 돌봄에 대한 경험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이행한 사람도 44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임종 과정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했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자,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선택”이라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은 개인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지키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만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해, 말기 환자 단계까지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제도 개선과 함께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홍제동에 사는 박xx 씨는 여성 작성자가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이유에 대해.“여자들은 가족 돌봄을 많이 경험하잖아요. 부모님, 배우자, 때로는 자식까지... 그래서 생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인지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이 이런 선택으로 이어지는 거죠” 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