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 앞둔 요셉의원 신완식 병원장…"나를 인간적으로 만들어 준 곳"
[앵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요셉의원을 이끌어 온 신완식 병원장이 15년의 병원장 생활을 마무리 합니다.
2009년 대학병원 교수직을 내려놓고 요셉의원에 헌신한 신 원장은 앞으로도 몸이 움직이는 한 봉사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임을 앞둔 신 원장을 김형준 기자가 만났습니다.
[VCR] <신완식 루카 / 요셉의원 병원장>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될까 그런 데 대해서 고민이 좀 많았었는데 그 당시에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신부님이셨던 고 최영식 신부님께 의논을 한 번 드렸죠. 그랬더니 요셉의원을 가보는 게 좋겠다라는 말씀이 있으셔서…”
[기자] 요셉의원 설립자 고 선우경식 선생이 선종한 2008년.
그 이듬해, 인정받던 감염내과 교수였던 신완식 병원장은 교수직을 내려놓고 영등포로 향했습니다.
선우 선생을 이어 진료비 없는 이들에게 인술을 펼치기 위해서였습니다.
<신완식 루카 / 요셉의원 병원장>
“기회가 생기게 되면 (의료봉사를) 갔지만 정기적으로 이렇게 하기는 굉장히 어려웠죠. 그래서 아마 주님께서 요셉의원에 가서 나머지 생활을 갖다가 열심히 하라고 보내주신 것 같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며 분노의 임계치도, 자존감도 낮아질 대로 낮아진 인근 주민들.
대학병원에 근무했던 신 원장에게 요셉의원 환자를 돌보는 일은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신 원장은 환자들과의 진심 어린 소통을 통해 ‘마음의 벽’을 허물어 갔다고 말했습니다.
<신완식 루카 / 요셉의원 병원장>
“갑옷을 입은 것처럼 아주 이렇게 코트가 단단히 중무장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벽을 깨서 그 환자들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이렇게 조금씩 이렇게 환자 입장에 서서 얘기를 하다 보게 되면 속살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아주 부드럽고 곱고…”
그간 요셉의원 생활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건 미사를 봉헌해줬던 사제들과 특히 언제나 의원을 지켜준 봉사자들 덕분이었습니다.
신 원장은 요셉의원에 헌신하는 봉사자들이 자신을 교만에 빠지지 않고 인간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줬다며 공을 돌렸습니다.
<신완식 루카 / 요셉의원 병원장>
“(교수시절엔) 사람들한테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이런 말을 할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요셉의원에서는) 만나는 분마다 보게 되게 되면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고 지나가니까 그게 완전히 입에서 붙어 다니니까…”
진료비를 일절 받지 않으며 그저 사회적 약자들의 치유에만 헌신해 온 지 15년.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귤 한 개, 초콜릿 한 개로 소박하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는 환자들을 보며 달려온 세월이었습니다.
오는 17일 이임을 앞두고 있는 신 원장.
병원장직은 마침표를 찍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요셉의원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생각뿐입니다.
<신완식 루카 / 요셉의원 병원장>
“원장이라는 타이틀이 없어졌기 때문에 좀 홀가분한 마음으로 많은 봉사자들의 한 사람으로서 제 몸이 움직일 수 있는 한, 지하철을 탈 수 있는 한 요셉의원에 봉사해야 되겠죠.”
CPBC 김형준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3-03-11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