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9월 21일(토) 새벽에
비내리는 수목원 산길을 걸으며,
남호 정지상의 한시
' 송인(送人) '을
송독(誦讀)하다.
송인[ 送人 ] 임을 보내고
南湖(남호) 정지상(1084년 ~ 1135년) 고려 인종 때 정치인, 문인
庭前一葉落 정전일엽락
床下百蟲悲 상하백충비
忽忽不可止 홀홀불가지
悠悠何所之유유하소지
片心山盡處 편심산진처
孤夢月明時 고몽월명시
南浦春波綠 남포춘파록
君休負後期 군휴부후기
뜰 앞 나무의 한 잎 떨어지니 이미 가을이라,
마루 밑에서는 온갖 벌레 소리 구슬프다오.
빠른 세월은 그치게 할 수 없는데,
그대 유유히 어느 곳으로 가시나요
내 마음은 막다른 데까지 이르고,
달 밝을 때면 외로움에 잠긴다오
남포에 봄 물결 푸를 때 돌아오겠다는
그대의 약속 부디 저버리지 마소서
이 시는 남편을 멀리 떠나보내고 홀로 남아 그 남편을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아내의 심정을 읊은 시이다. 작가는 고려 중기 정치가이자 뛰어난 시인인 남호 정지상이다.
남호 정지상의 송인 시는 두 가지가 있는데, 칠언절구 송인 시는 대동강을 배경으로 일반적인 이별을 노래한 것으로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고, 다른 하나는 여기서 소개하는 오언율시 송인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