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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을 피워 애도한다
부처님은 생사는 호흡지간이라고 하시었다. 인곡당 법장 총무원장의 갑작스러운 열반을 보면서 앞서의 부처님의 말씀이 절감된다. 지난 9월11일 새벽 1시 30분경, 법장스님은 서울대 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열반에 들었다. 세수 64세이다. 주검은 성인과 범부에게 평등히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 같다.
법장스님과 평소 교분이 있었던 필자의 관계를 생각하며 필자는 더더욱 너무 이른 법장스님의 열반에 향피워 애도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필자와 법장스님과의 인연은 80년대초 필자가 불교신문주필시절, 법장스님은 최초로 종단정치에 종회사무처장직으로 투신하였고, 이어 총무원 사회부장직을 맡아 활동하던 무렵이었다. 우리는 곧잘 퇴근하면 인사동에서 차를 마시며 속세의 우국충정처럼 우종충정(憂宗衷情), 조계종의 정의와 중흥에 대해 밤이 깊도록 서로의 견해를 나누기도 했다. 법장스님은 바쁜 공무 가운데도 총무원 5층 법당에서 몇 안되는 숫자이지만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을 위한 법회를 열어 기도와 설법을 하기도 했다. 법당을 지나며 힘있는 그의 설법소리를 들으면 언제나 확신적이고 우렁찼으며 권위가 있었다.
법장스님은 사회부장직에서 물러나 출가본사인 수덕사로 돌아갔다. 곧이어 법장스님은 은사와 사형사제들의 열열한 지지에 의해 수덕사 주지직을 맡기도 했다.
법장스님은 98년 '11.11 전국승려대회'에서 조계종 제2 정화불사운동이 결의 되었을 때, 정화운동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화운동이 김대중정권의 전경 6000여명의 폭력에 의해 좌절되고 정화불사를 지지하던 수많은 승려들이 비승가적이요, 비민주적이요, 무인권적으로 도륙하듯 중징계 당했을 때 법장스님은 요행히 화를 면했다. 번신일척의 재주가 있었던 것이다.
제2 정화불사운동을 지지하여 글 몇 편 쓴 죄로 필자는 7년공권정지를 당하여 신음하고 있을 때, 법장스님은 또한번 번신일척, 조계종 총무원장직에 나아갔다. 누군가, 법장스님은 복많은 승려라고 칭찬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 사실 그의 얼굴은 복상이다.
필자는 그의 총무원장 재임기간 딱 한 차례 방문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법장스님은 예전에 밤을 새워 차를 마시며 조계종의 정의에 대해 담론을 나누었던 승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획실장을 배석시키는 위엄을 보이고 냉엄한 얼굴로 대화를 진행하려 하였다. 그날, 나는 총무원장으로 재직할 때 조계종의 정화불사운동으로 억울하게 중징계를 받은 승려들과 나아가 법전종정과 종산원로회의의장님이 주창하시는 대사면을 실천하는데 앞장 서 줄것을 간곡히 청하였다. 그러나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두 눈은 유리창 밖을 응시하듯 바라보고만 있었다.
억울하게 중징계를 받은 승려 가운데는 법장스님에게 순박한 희망을 품고 있었다. 정화불사운동의 동지를 총무원장직에 나아가게 하면 대사면의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법장스님을 총무원장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밀약이 있었으리라. 그러나 그것은 고통속에 신음하는 중징계자들의 서글픈 '꿈'에 지나지 않았다.
대사면의 기대가 사라졌을 때 억울하게 중징계를 받은 일부 승려들은 사회법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법장 총무원장은 능력있는 변호사를 선임하여 중징계자들의 제소를 기각시켜 버렸다. 기가 막힐 일이다. 대사면은 있을 수 없다는 소신을 보인 것이다. 속인들은 미전향 장기수도 사면하여 원하면 북한으로 환송까지 하는데, 정작 자비를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
황천길, 저승에서도 법장스님은 대사면을 하지 않은 것을 자랑스러워할까?
우리 불교인은 죽은 자에게는 관용을 베푼다. 온갖 비판을 중지하고, 죽은이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이 불교인이다. 어떤 사부대중은 법장스님의 열반에 애통하여 몸부림치며 울기도 한다. 오직 법장스님의 공(功)만이 하늘을 찌를듯 하다. 몸부리치며 애도하는 사부대중의 원력에 의해 법장스님은 반드시 서방정토, 부처님의 세계에 왕생할 것이다.
의혹의 반전
사람은 관속에 눕는 신세가 되면 고인의 생전의 공과(功過)에 대해 파도소리처럼 시끄러운 법이다. 의혹들이 제기 되기도 한다. 돌이켜 생각하면 조계종 역대 총무원장 가운데 법장스님처럼 의혹의 대상으로 거론된 사람도 드물 것 같다.
첫째, 총무원장으로 당선되었을 때, 천문학적인 금품살포의 부정선거를 했다하여 일부 사부대중이 의혹을 제기했다.
둘째, 법장스님에 대해 의혹들이 국내의 공신력있는 언론기관에서 제기된 것이다. '시사저널', '월간 중앙', 모 TV 뉴스 등에서조차 4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던 것이다. 시사 저널은 사운을 걸듯이 법장 총무원장의 얼굴을 표지인물로 내놓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또 시사저널의 표지인물과 의혹제기에 대한 글은 대량 칼라 복사되어 중앙종회의 이름으로 전국사찰에 우송되기도 했다.
셋째, 전 중앙종회의원이요, 관촉사주지인 탄우스님이 법장 총무원장에 대한 00 은익에 대한 의혹제기이다.
의혹이 더욱 짙어질 때 조계종단의 굴러 다니는 소문은 법장 총무원장에 대한 사정기관의 소환이 임박했다는 설이 난무했다. 소환설이 난무할 때 갑작이 외유를 했다. 외유기간 소환설은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법장스님은 심장마비로 열반에 들고 말았다.
독설을 퍼붓는 어느 승려는 "인간의 사정기관의 소환장보다 저승의 사정기관의 소환장이 더 빨랐다." 고 말하기도 한다. 황당한 헛소리일 것이다.
불교인은 건강히 오래오래 사는 것은 모두 인과법이라고 배우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의 모든 의혹들은 알고보면 조계종 정치에 있어서 법장 총무원장에 반대하는 측들에게 의해 제기된 의혹들이다.
연극에는 반전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온통 의혹의 대상인 법장 총무원장에게 반전의 기회가 온 것 같다.
첫째, 총무원장의 육신이 생전의 약속대로 동국대병원에 기증된 것이다. 연구자들의 메스와 톱에 의해 분해되는 입장이 되었지만, 법장 총무원장의 유체로 인해 덕을 볼 수 있는 병든자도 있을지 모른다. 전무후무할 총무원장의 유체기증은 사부대중은 물론, 일반 사회인까지 심금을 울리고 남음이 있다. 그동안의 의혹은 일제히 동정과 찬사로 바뀌었다.
둘째, 총무원장이 모 국고금 횡령혐의로 도주중인 본사주지로부터 뇌물을 받았고, 조계사 내 역사박물관 공사압찰에 수의계약을 하면서 받은 뇌물, 총무원장이 전권을 휘두르는 조계사 삼보정재, 보문사 삼보정재, 갓바위 삼보정재 등에서 곰금횡령하여 부정축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법장 총무원장의 시자는 통장에 한 푼의 돈이 예금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또한 반전의 계기가 되었다. 법장 총무원장의 무소유사상에 대한 찬사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이 모든 반전속에 그동안의 법장스님의 의혹이 날조된 것으로, 오직 찬사가 울려 퍼지고 있을 뿐이다.
법장스님은 심장마비로 죽기 직전 9월11일 새벽, 유시(遺詩)를 남기었다 전한다. 불교인들에게 경탄의 마음을 갖게 하고 있으니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또 법장스님은 시자 진광스님을 비롯한 후학들에게 "大喝一聲 更無別疑 莫錯去 莫錯去(크게 한소리 버럭 지르매 다시금 별스러운 의심이 없을이로다. 그르쳐 가지 말고 그르쳐 가지 말지어다)"라며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경해하는 말을 남겼다.
의혹 반전의 최절정기는 조계종이 법계위원장 보성스님의 인가를 받아 법장스님을 조계종 종정만의 호칭인 '대종사'에 추서했다고 한다.
해소되지 않은 의혹
법장스님의 열반에는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의혹은 있다.
다음은 사서실이 총무원 홈페이지에 밝힌 내용 전문이다.
본 종단의 수장이신 법장총무원장스님께서 현재 병원에 입원 가료중인 관계로 제방의 원로대덕스님과 종도여러분께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정기 건강 검진차 병원을 방문했던 총무원장스님은 오랜 지병이었던 협심증과 관련해서 즉시 심장혈관을 수술할 것을 권유하는 병원측의 요구에 따라 건강검진 당일 급히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제방의 스님들과 사회 각계의 염려 덕분에 이번주 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일반병실로 자리를 옮겨 회복기를 보내고 있으며, 일주일 후에는 종무에 임하실 예정입니다.
염려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상기 발표문을 보면, 법장스님은 정기 검진차 병원을 방문했다가 수술권유를 받고 성공적인 수술을 받고서 병실에서 회복기를 맞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키어 열반에 든 것이다. 성공적인 수술을 받았다면서 심장마비는 어찌 온 것인가? 성공적인 수술이 아니었지 않는가? 만약 의사들의 즉시 수술의 권유를 받지 않았다면 좀더 종무에 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수술은 누가 했는가? 그의 종교는? 주술에 걸린 광신도는 아닌가? 승려를 마귀라고 정의하며 마귀는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광신도는 있다.
작년말, 안양시의 전 용화사 주지인 상덕스님도 검진차 병원에 들렀다가 즉시 수술을 권유받았다. 상덕스님은 수술대에 누웠다가 마취에 깨어나지 못해 어처구니 없이 열반에 들고 말았다. 검진차 병원을 찾았다가 수술의 권유를 받아 수술했다가 죽거나 반신불수가 된 승려들이 적지 않다.
이제 승려는 수술에 임하여 같은 종교를 믿는 의사에게 하나 뿐인 생명을 맡겨야 하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조만간 병을 치료하러 갔다가 불귀의 객이 된 승려들의 명단을 조사하여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심장이 안좋은 법장스님에게 죽음을 재촉하는 행위는 무엇보다 온갖 의혹을 언론에 까지 제기하게 한 종권욕에 불타는 정치승려들의 탓이라 할 것이다. 시시각각 조여오는 각종 언론에서의 의혹의 제기는 옥조여오는 심장의 고통으로 발전했을 것이다.
이제 법장스님은 이 세상 온갖 의혹과 심장의 고통에서 해탈의 길로 들어갔다. 이제 한국불교의 역사의 뒤안길에서 해탈의 너털웃음을 웃으며, "중벼슬, 닭벼슬만도 못한" 허망한 것인데, 생전에 대사면과 화해에 앞장 서지 못한 것을 자책하지 않을까?
법장스님에 바치는 찬사의 만장은 다투워 늘고 있다. 오직 애도하며 추모하는 착한 사부대중이 줄을 잇는 것은 한국불교의 내일을 위해서일 것이다. 불교인들은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600여년의 불교역사의 저력일 것이다.
분향의 연기속에 한 장의 사진으로 변해버린 법장스님. 그 법장스님을 향해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가지 결례를 하는 것 같다. 그들은 조계종의 이름으로 종사급인 법장 총무원장을 화급히 대종사로 추서하여 모시는 그것이다.
군대에서는 공이 있는 장교가 순직하면 일계급 추서를 한다. 하지만 국무총리가 순직했다고 해서 대통령으로 추서하여 발표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조계종단의 국무총리는 총무원장이다. 어찌 하루아침에 조계종의 대통령격의 종정(宗正), 대종사로 추서할 수 있을까. 과례(過禮)가 분명하다. 법장스님을 보내는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은 한이 없다. 그러나, 과례로 조계종의 위계질서를 뒤흔들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이것이 전례가 되면, 법계위원장은 대종사를 양산하는 책임자가 되고 말 것이다.
법계위원장에게 대종사의 인가를 요청한 소위 조계종은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가? 원로회의인가? 중앙종회인가? 전국승려대회인가? 아니면 법장스님의 부하직원인 총무원 승려들인가?
모 전 원로회의 의장의 다비식 때 대종사급으로 다비식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은 종산(宗山), 원로회의 의장님의 강직한 불교정의가 새삼 그리워진다.
장차 선출되는 새로운 총무원장은 역사의식을 갖고 대사면에 나서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승사자에 붙들려 황천길에 나서면 까지 대사면은 없다는 승려는 더 이상 총무원장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끝으로, 조계사 법당 뒤에 총무원이 5층건물로 있을 때는 불교분쟁이 그치지 않았다. 경봉조사는 논평하시기를 5층의 총무원 건물이 조계사 법당보다 높아서 분규가 일었다고 했다. 그 논평을 받아들였다. 새로운 총무원은 조계사 법당 뒤가 아닌 곳에 건립했다. 이번에는 분규가 아니다. 서정대 총무원장에 이어 김법장 총무원장도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병사해버리는 것이다. 무슨 조화일까? 두 총무원장의 병사는 정업인가? 복진타락인가? 아니면 자리탓인가? 과연 또다른 총무원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돌연 병사할 것인가?
다시한번 불전에 향피워 법장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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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법장스님께서는 누가 뭐라해도 마지막 모습 그대로, 육신 보살행 하나만 보아도 훌륭하신 수행자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감사드립니다._()()()_
보살의 삶과 죽음을 보여주신 법장큰스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머리를 숙입니다._()()()_
법장스님은 죽엄으로서 모든걸 다 참회하셧다고 생각합니다,이미열반에 드신분을 또 다시 두번 돌아가시게 할순 없다고 생각합니다,지금은 남은 우리가 해야할일은 그분의 높은뜻을 기리어 생명나눔운동을 계속해서 밀고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님의 마지막 모습에서 저가 불자라는사실에 목에 힘이들어가더라구요_()
나에게 바랑이 하나 있는데/ 입도 없고 말도 없다/ 담아도 담아도 넘치지 않고/ 주어도 주어도 비지 않는다./...법장 큰스님의 설법을 다시 듣고 싶습니다. _()()()_
DOCTORCHOI님 소식 감사드립니다. _()_
감사합니다._()_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