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안식을 기다리며 쉬는 주일 오전,
일주일에 걸친 항암주사치료 후유증을 간신히 떨어내고
이제는 치료도 다시 받고, 밥도 먹을수 있겠지 하던 참에,
'안정숙씨가 누군가요?'
박스 하나를 들고 이름 부르시는 분이 병실로 들어섰습니다.
일요일은 모든 우편물도 택배도 오지 않는다는 상식을 깨고
귀한 종합선물셋트가 날아왔습니다.
두근두근 설레이는 마음에 박스를 보곤 알았습니다.
미국에서 건너온 h님의 미리크리스마스 선물!!
정작 더 놀라고 감동받은 건 하나하나 꺼내면서 느낀
속에 든 따끈하고 촉촉한 선물때문이었습니다.
종류마다 정성껏 쓴 메모들,
작은 일 하나도 기억했다가 챙기신 종합선물셋트!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감동이었습니다.
아내도 나도 태어나서 우리에게 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이렇게 정성담긴 종합 선물은 처음보았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입이 다물어져 설명을 못드리고
사진으로 짧게 보여드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물 건너온 분위기 물씬 풍기는 영문 가득한 박스
박스안에서 꺼낸 쇼핑비닐백을 열자 드러낸 본색! 끈으로 묶은 엽서부터 만만치 않은 낌새~~
종이로 만들어진 천사의 방문, 문화센터 강사를 지내며 각종 공예를 기웃거린 아내의 벌어진 입! ㅋㅋ
드디어 열린 엽서 한장 속에서 또 모습을 드러낸 천사메달, 엽서에는 또 한분의 보이지않는 천사의 글이...
확대한 천사메달,
우리의 존재 자체를 기뻐해주신다는 h님의 편지에 가슴이 뭉클... 하나님께 들은 이후로 듣는 가까운 목소리!
시 한편을 주시면서도 다시 우리를 울리시기로 작정하신 듯! 살다가 만나는 홍해 앞에서 힘내라는 뜻~~
이렇게 이쁘게 액자처럼 둘러싼 고급스러운 종이에 영문으로 쓰여진 시 한편!
힘들어 지칠 때 그 분은 말하십니다. 등 두드려주시며 '이제 일어나자' '이제 가야지?' 라고...
한동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며 감탄하기 시작한 그림 입체 카드들! 정말 튀어나옵니다~~pop-up!! ^^*
맘에 드는 장난감 움켜쥔 어린아이 같은 아내의 표정~~ ㅋ
슬슬 펴볼까? 이때까지만해도 안에서 뭐가 나올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ㅎㅎ
신났습니다, 신났어요! 어른이 체면도 모르고 신기해서~~ ㅋㅋ
글쎄 눈앞에서 하늘로 올라갈 것 같은 새 한마리를 들여다보는 어린이?
아무리 봐도 신기하네!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지? 신기 신기~~
크리스마스 12일에 걸친 12가지 입체 무대가 이어집니다. 지금부터 시작! ^^*
열한번째 열한명의 춤추는 여인!
드디어 열두번째! 마지막 팝업~~
모든 날들이 크리스마스, 모든 출연자들이 피날레~~~
드디어 공연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어지는 감동의 선물은 언젠가 딱 한번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시고 사보내신 헤드랜턴!
전구보다 뜨거운 마음에 불에 데인 사람처럼 화끈거리는 심장 ...
불을 켜고 한장 찰칵! 나보고 산에가도 되겠다고 옆에서 킥킥~~
나눔이를 기억하시고 보낸 과자들과 핫초코 분말! 빨리 오라고 나눔이에게 문자를 넣어서 약을 올렸지요.
사진은 비밀~~ㅎㅎ
상자안에 향기가 가득, 돌에서도 향이 난다고 아내는 계속 맡네요.
다윗의 돌!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두려움 없지요!
밥 못먹는 아내를 위해 식사 대용으로 보내주신 크랜베리 열매,
설마 h님도 이건 몰랐을겁니다.
방광염증을 예방하느라 2년이 넘도록 크랜베리 쥬스를 먹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그런데 산성이 너무 강해서 이가 시리고 아파 잠시 쉬던참에 말린 열매로 대신 할수 있게 되어 섭리에 감사!
얼마나 앙증맞은지 바이올린이 탐나지만 시침 뚝 떼고 다시 포장! 사진을 찍기위해 잠시 개봉했어요.
우린 아이라도 편지나 일기장 허락없이는 보지 않습니다. 돈을 주고 협상을 하는 한이 있어도~~ ㅎㅎ
오해하지마시라고요.^^*
시물을 보면 더 깜찍한 바이올린 미니어처! 손가락만할까? 조금 더 길까? 그정도~~
귀한 시디를 보내주셨습니다. 잘 듣겠습니다!
(이 시디를 받고 또 감탄했습니다. 병원을 떠도는 사람이 어디서 시디를 듣겠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불과 이십여일전 갈말의 최간사님이 dvd 드라이브가 달린 노트북을 주셨다는거!
여호와이레! )
총각때 월급타면 LP레코드와 책을 사는데 절반가까이를 쏟아부으며 살았지요. 그때 모은 레코드를 버리고 버리고, 그리고도 아끼는것만 아직도 집에 300장 정도 끌고 다니는데 3년넘게 방치되어 거의 망가졌을듯...ㅜ.ㅜ
말러를 보니 다시 아베마리아가 생각이 나네요. 잠시 회상에 빠졌습니다.
ㅋㅋ! 웃어서 죄송합니다!
참 이쁘게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감동하다가 이 십자가를 뺨에 대었습니다.
감각이 다 죽어 제대로 느낌을 알 수 있는 곳은 얼굴의 뺨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웃을일이 아니라 울일이지요.
근데 첫 마디가 '와~~ 시원하다!' 돌 십자가의 감촉이 시원하고 부드럽다네요!
얼굴에 데었다 떼었다 하면서 열이 날때 뺨에 대고 열을 식혀야겠다! 그래서~~ 웃었지요.
해열기능 십자가! ^^*
이제 마지막으로 개봉한 작지만 두꺼운 사진책, '천사 성경'입니다.
성경 전체를 관통하면서 천사가 등장하는 모든 곳을 구절과 함께 그림들이 실렸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곳을,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각자 표현방식으로 그림을 남겼다니~~~
팔에 힘이 없어 쩔쩔매며 무릅위에 끌어놓고 책장을 붙잡고 방대한 양에 놀라 입이 쩌억! 벌어졌습니다.
누가복음의 마리아에게 나타난 천사의 이야기부분 한군데만도 몇십페이지였습니다.
각 화가별로 시대별로 표현한 그림에 감탄하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언제 다보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
끝!
여기까지 긴 선물 여행을 잘 따라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보는데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데, 기억을 더듬고, 선물을 구하고, 편지를 쓰시고, 포장하고...
우리가 이렇게 받을 자격이 있는지 송구하고 분에 넘치는 대접에 몸둘바를 모릅니다.
다시 확인한건 h님의 자상하고 따뜻한 자비심, 긍휼이었습니다.
약한사람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 대한 사랑의마음이 얼마나 많은 분이신지.
이쁘고 다정다감하며 예술가답게 섬세하신 분인걸 넘치도록 느꼈습니다.
h님과 사시는 분은 당연하고, h님을 알고 마음을 나누며 사는 모두가 얼마나 행복한지 되새겨봅니다.
건강하시고 또한 평안하시기를 하나님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멋진 경험을 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