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둥지
목필균
복닥거리던 친정을 떠나
처음 만든 둥지는
방 하나 부엌 하나였다
셋방살이 십여 년 만에 마련한 작은 집 속에
짠 내 나는 살림과 맞벌이 고단함
남매의 검소했던 유년이 있었다
몸에 밴 짠 내는 여전하고
십여 년 더 궁핍했고,
마음고생, 몸 고생 결과는 넓은 아파트 하나였으나
지금은 열네 평, 병원 특실 같은 곳에
홀로 지낸다
응급실 출입 몇 번 후에
자식들이 선택한 안전지대이고
신경 쓰지 말고, 마음대로 살라는 남편이 준 특혜……
일주일에 한 번 오고 가는 남편
출가 한 자식들과 가까이 살아서
자주 오가면서 살펴주니 좋지만
내 둥지는 병원 특실만한 열네 평이 전부다
* 시에 오타가 생겨서 다시 올렸습니다. 너무 더워서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첫댓글
목시인님 처럼 나이테를 키워가며 조금씩 늘려가는 둥지의 크기에 흐믓한 미소를 지을수도 있었겠지만 부침을 거듭하며 등락을 겪었을 선후배님들도 있었겠지요.
갑작스런 발병으로 돌봐줄 자식들과 동생들이 주변에 기거하는 범계에 목시인님의 표현대로 특실같이 자그마한 임시둥지를 틀고 나홀로 지내지만 많은걸 내려놓고 평화공원 언니들과 소통하는 막내로 평안을 찾고 즐기고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입추도 지났으니 이제 조금만 견디면 무더위도 제풀에 질려 떠날테니 참아내시고 그때까지 작은 둥지에게 위탁하며 편하게 지내시자구요..
좁은 아파트지만 잘 지내다가도..... 때로는 답답해집니다. 더우니까 더 힘들어서요.
요즘 평화공원 언니들 수발이 늘어났습니다. 인터넷으로 군것질 거리를 싸게 사 드리는 것입니다.
대부분 핸드폰을 전화 주고 받는 일만 하시니까요.... 하지만 제가 언니들께 받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언니들이 너무너무 좋아하니까요.....
동창님 댓글은 잘 읽었습니다.
신혼시절 단칸반이 대부분인 그 시절....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지요...
지금은 답답해서 투정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