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KBS 야구해설위원 최동원씨 '롯데서 후배 가르치고싶다'
“나의 야구 뿌리는 부산입니다.”
부산이 낳은 최고의 야구스타 최동원(45·사진)을 지난 18일 사직야구장에서 만났다. 올해부터 SKY KBS 야구 해설위원을 맡으며 오랫동안 기다리던 팬들 곁으로 돌아온 최동원. 트레이드 마크인 금테안경과 스포츠머리는 여전했다.
최동원은 전날까지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경기를 중계하고 쉬는 틈을 이용해 사직구장을 찾았다. 사직구장은 그에게 안방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마운드가 아닌 스탠드에서 사직구장을 바라보는 느낌이 어떤지 물었더니 그는 “부산은 나를 있게 한 뿌리다. 내가 자라고 인정받은 곳이 바로 부산이다. 잊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롯데가 아닌 삼성에서 은퇴한데 대해 미련이 없는가 하는 질문에 거침없는 대답을 쏟아냈다.
“왜 없겠는가. 부산팬들앞에서 오랫동안 베풀어준 사랑에 보답하는 뜻에서 공이라도 한번 던지고 큰절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조용하게 선배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
최동원은 1991년 은퇴 이후 한때 ‘방송인’으로 외도를 했지만 2001년 한화 투수코치로 야구에 복귀했고 올해부터는 ‘야구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야구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인들에게 현장에 대한 그리움보다 큰 것은 없다. 최동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최동원은 지난해 한화코치직을 그만두고 쉬면서 야구 이론을 공부했다. 풍부한 경험에 이론의 결합. 그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부산팬들이 최동원에게 가장 궁금한 것은 ‘왜 롯데에 오지 않는가’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최동원은 “방송 해설을 하면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가장 애착이 가는 팀은 롯데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롯데로 돌아갈 준비가 돼있다.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도 구상하고 있다”고 명쾌하게 밝혔다.
최동원은 또 “최근 롯데의 부진이 안타까웠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끈끈한 팀으로 바뀌고 있어 앞으로 희망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최동원에게 지난 3월17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그의 야구 동반자였던 부친 최윤식씨가 이날 세상을 떠났다.
그의 부친은 ‘바짓바람’의 원조로 불릴 만큼 야구선수 최동원을 만든 일등 공신이다.
최동원은 “아버지와 나는 뜻이 잘 맞는 동반자였다. 항간에는 아버지가 모든 것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니다. 아버지는 여러가지 길을 제시했을 뿐 선택은 나의 몫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내가 나의 아들(최기호·일산 호곡중 1년)에게 아버지와 같은 방법으로 인생을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김희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