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9. 물날.
[아름다운 선거]
낮 공부 열기 마치고 어린이회 이끄미(회장,부회장) 투표가 있었다. 떨림과 설렘 속에서 회장(으뜨이끄미), 부회장(버금이끄미)이 뽑혔다. 초반 팽팽하다 뒤로 갈수록 당선 유력이 확실해져 갔다.
선거 과정은 민주주의 공부 기간이어서 학년마다 선거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1학년은 따로 찍는 연습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를 맡은 6학년은 선거 관련해서 정말 많은 일을 척척 해냈다. 기표소와 투표함도 선관위가 과천시 선관위에서 빌려왔는데 기표소는 선물로 받았다.
세 후보의 선거공약은 비슷하면서 달랐다. 선거운동 모습도 달랐다. 단독후보가 되어 싱거울 거 같더니 갑자기 등록 바람이 불어 세 후보가 입후보해서 선거 열기가 달아올랐다. 선거 공약을 담은 알림도 특색있고 정성이 가득했다.
선거 결과는 나왔지만 모든 후보가 준비한 소감을 발표했다. 참 감동스럽고 아름다운 선거였다. 떨어진 후보 마음을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떨려서 선거 기간 내내 마음을 조리고, 선거 날 아침에는 모두 앞에서 발표하는 게 떨리고 걱정된 과정도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학교 마치는 시간, 베트남에 간 승현이가 왔다는 소식에 얼른 숲 속 놀이터로 달려갔다. 승현어머니와 승현이, 승우를 보니 정말 반갑다. 승현이를 부르니 조금 어색해하다가 바로 와 주었다. 얼굴을 보니 쑥 자랐고 아주 씩씩하다. 베트남 가서 영어 때문에 한동안 힘들어했다는 소식을 들은지라 물어보니 이제 영어 잘한다고 한다. 영어로 대답을 아주 잘했다. 승현이 부모님이 애를 많이 쓰셨겠다. 다음 주까지 한국에 있는 다니 더 반갑다. 있는 동안 학교에 나오면 좋겠다 싶어 교사회에서 논의를 했다. 내일부터 학교에서 승현이와 승우를 볼 수 있어 좋다.
물날은 교사들이 보통 때마다 더 일찍 마치려고 애쓰는 날이다. 6학년 한주엽 선생님이 6학년과 만들어놓은 식혜를 정리하고 더 마무리 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잠깐 뒷정리를 도와주는데 아이들과 더 많은 교육활동을 채비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저절로 전해져온다. 아직 다친 몸이 많이 불편할 텐데도 몸을 부지런히 놀리며 열정과 책임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선생님들 모두 일찍 마치고도 수업 채비와 마무리로 다들 바쁘다. 3월은 어린이들과 선생들 모두에게 한 해를 살기 위한 서로의 기운을 섞어가며 호흡을 맞춰가는 때지만, 교사들은 더 재미난 수업과 교육활동 앞뒤 채비와 아이들 기운을 더 들여다보느라 신경을 많이 써서 더 피곤할 수 있다. 슬슬 몸 관리가 중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