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우리 만남을 귀한 인연으로.. ^^ 원문보기 글쓴이: 전 진
낙지부인의 하소연 |
▦ 어머니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한민국 여성의 크나큰 사랑은 한 생명을 잉태하고 줄산한 뒤 그 생명을 돌보면서 희생으로 나타난다. 신혼 초기까지는 예쁘게 화장을 하고 색깔 곱고 멋드러진 옷을 걸치지만 자신이 출산한 생명체가 자라면서 그 뒷바라지가 어려워질수록 화장도 옷매무새도 점점 신경을 덜 쓴다. 경제 상황에 따라 크고 작게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자식이 커가고 지아비의 수익이 적으면 팔을 걷어부치고 무슨 일이던 하게 된다. 자식에 대한 책임감과 헌신적인 사랑이 그렇게 만든다. 포크를 들던 손으로 코도 풀고 김치가닥도 집어 먹는다. 팔딱팔딱 뛰는 생선도 과감하게 배를 가르고 돼지고깃덩이도 썬다. 수익이 될만한 곳이면 농장이건 공장이건 식당이건 뻘밭이건 바닷 속이든 간다. 가서 땀에 젖고 먼지에 싸이고 펄에 묻힌다. 육신의 고생은 심하지만 마음은 홀가분하고 세상사에 두려울 게 없어진다. 이제 그 여인의 마음은 큰 사랑으로 가득하고 몸에서는 사랑이 흘러내린다. 지난 날 예쁘다는 표현이 아름답다는 말로 바뀐다. 그 아름다움은 우리 어머니들의 헌신적인 사랑이며 희새이며 소중함이며 존경해야 할 부분이며 끊임없이 고마워해야 할 부분이다. 무릎까지 풍풍 빠지는 갯벌을 뒤지며 게나 낙지를 잡고 살면서 갯벌 속 깊이 파고 사는 다리 긴 낙지 같은 삶이라도 결코 그 터전을 쉽게 떠날 수 없다. 시인은 절묘하게 빈곤한 여자의 숙명을 갯벌과 낙지와 잘 연결시키는 지혜를 발휘했다. 자연 속의 모든 사물에 대한 관찰과 인간의 삶을 잘 연결시키며 어려운 낱말이 아닌 말들로 시를 엮으니 쉽게 익히면서도 그 깊이와 완성되어 가는 철학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그녀의 지혜와 철학이 잘 녹아있는 다음 시를 보자. 댓돌에서 마루로 올라설 때도/마루보다 낮은 방바닥을 디딜 때도/방문을 열고 들어갈 때 나올 때도// 이런 곳에서 살면/다리운동은 절로 되겠다는/옆에 앉아 있는 아주머니들의/이야기를 듣는 순간/ 꺾임과 굽힘은/제 안으로 굴절되는 힘이다// 그 자세가 만들어낸 동선의/부드러운 힘,/한 소통이다. (부드러운 힘 전문) 고려 말, 열아홉 살에 장원급제를 하고 스무 살에 파주군수를 한 맹사성이 자만심과 거만함이 넘치는 때에 주변의 암자를 찾아가 면벽수행 중이던 무명선사에게 조언을 구하려 갔다가 넘치는 차와 문틀에 이마를 찧고는 큰 깨달음을 얻어 겸손하게 삶으로서 결국은 청백리로 유명해졌다는 이야기가 새롭게 떠오른다.
2007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고, 2009년 제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2010년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2010년 "삶이보이는창"에서 첫시집 "화려한 반란"을 냈다. |
|
첫댓글 어머니의 마음은 天心......!!!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