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사격장에서 쏜 것은
윤성학
예상 밖이다
누구나 예상을 하고 있지만
쏘아 떨어뜨려야 할 것들은
언제나 갑자기 날아온다는 사실
목표물은 한순간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빈 한늘에 빠르게 횡단한다
허공에 걸린 표적을 향에 표적을 겨눈다
그러나 내가 쏘는 것은
마른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는 비행체가 아니다
그가 도착하지 않는,
몇백분의 일초 후
그곳에 도착할지 아닐지 알 수 없는
허공의 한점
불안과 희망이 만나는,
무한한 공간과 찰라의 시간이 만나는 그곳으로
총알을 마중보내는 것이다
시집[ 당랑권 전성시대] 창비
윤성학 시인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200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감성돔을 찾아서」 등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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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추천시
클레이사격장에서 쏜 것은 / 윤성학
파가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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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
09.01.19 07:38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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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간단하지만 좋은 시네예
최근에 구입한 시집인데 그 중에 골라서 올려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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