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청 아카데미 通 靑 Academy | 407 회 | 주제: | 문심조룡(2) | 발표자: | 김상환 (시인․문학박사) | ||||
일시: | 2018. 10. 31.(수) pm 7:00~9:00 | 장소: 대구시립수성도서관 제1강좌실 | 문의 | 010-3928-2866 | |||||
h.p. | cafe.daum.net/tongchungdg | ||||||||
통청 아카데미 : 서로 소통하여 사고의 틀을 좋게 바꾸려고 하는 공부모임 |
|
유언화의《문심조룡》읽기(2) 序志 편
“인문은 인간적 삶의 무늬다. 그 무늬는 어떤 경계들이 만드는 무늬이며, 인문학을 사유한다는 것은 경계와 씨름한다는 것이다.”(김상환의 서평,「철학의 동쪽」에서)
1. 저술 동기
(1) 덕을 세우고 말을 확립하기 위함.
(2) 성인의 사상을 부연, 찬미하고 그 근본을 바로잡으며, 형식주의 폐단을 바로잡기 위함.
(3) 선철(先哲)의 가르침을 조술(祖述)하고 후생들에게 유익을 주기 위함.
▼주관적 동기와 목적: 생명의 유한성을 자각하고 저서를 통해 불후를 추구함.
▼객관적 동기와 목적: 문장의 효용과 근원을 밝히고, 당시 문단의 폐해를 바로 잡으며, 기존 문학이론서의 단점을 보완해 성현의 가르침을 기술하고 후세 문학 연구에 보탬이 되도록 비교적 완전하고 종합적인 문학이론서를 완성함.
2. 解義
서지 편은 자신의 저서 논문이 의도하는 바를 서술한 것이다. 여기서 서명을 문심조룡이라 칭한 이유, 집필 목적과 태도, 논의의 근거와 원칙, 전편의 내용과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2.1. 문심과 조룡
夫文心者(부문심자): 무릇 문심이란 것은
言為文之用心也(언위문지용심야): 문학을 창작할 때의 마음의 작용을 뜻한다.
昔涓子琴心(석연자금심): 옛날 연자(涓子)는 금심(琴心)을 저술했고
王孫巧心(왕손교심): 왕손자(王孫子)는 교심(巧心)을 저술했다.
心哉美矣(심재미의): 마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故用之焉(고용지언): 내가 심心자를 제명으로 취한 것도 이 때문이다.
古來文章(고래문장): 고래의 문장은
以雕縟成體(이조욕성체): 조탁과 윤색을 기본 성질로 하고 있고
豈取騶奭之群言雕龍也(기취추석지군언조룡야): 조룡이란 말도 추석(騶奭)의 문장을 세상에서는‘용린龍鱗을 아로새긴다’라 하였지만, 여기서는 그것을 취한 것은 아니다.
전편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장은 문질文質을 중시하는 것이다. 서명을 문심文心이라 한 것은 문장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작용시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옛날에 연자涓子는 금심琴心을, 왕손자王孫子는 교심巧心을 저술하였는데 여기서 심心을 빌려 왔다. 금심과 교심은 [한서 예문지]에 나오는 것으로서 교심은 유가에, 금심은 도가에 보인다. 마음은 얼마나 아름다우며 교묘한가!
문심文心은 작문에서 마음의 작용을 뜻한다. 유협이 말하는 문文은 문학작품과 비문학작품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용심用心은 일체의 문장 이론과 글쓰기 규범을 말한다. 문이 아름답기 위해선 마음의 아름다움이 필수적이다.“마음이 생겨서 언어를 세우고 언어가 서면 문이 밝아진다 ― 心生而言立 立言而文明 (原道편)*明은 창문을 통해 달빛이 들어오는 순간이다.
조룡彫龍은 나무에 용의 문양을 새긴다는 뜻으로서 문장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이 때 아름답게 꾸미는 것은 표현의 이치일 뿐 아니라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국 시대 조룡석彫龍奭은 수식이 너무 많았다. 유협의 경우, 언제나 문질을 중시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지나친 수식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조룡雕龍이란 말은 추석騶奭(전국시대 제나라 음양가陰陽家)의, 수식이 많은 문장을 가리키기 위해 처음 사용되었다. [史記 孟子 旬卿列傳]에 의하면, 추연騶衍(전국시대 제나라 사상가. 음양오행설 제창)의 풍을 본 따서 용을 조각하듯 정교한 수식을 하였기에 그를 두고‘彫龍奭’이라고 칭하였다. 추연은 하늘에 관해서 이야기를 잘 했고, 추석은 추연의 학문을 받아들여 마치 용 무늬처럼 꾸미기를 잘 하여 당시에는‘談天衍 彫龍奭’이란 말이 유행했다.
구름 기운은 위에서 감싸 도는 것도 있고 아래에서 찌듯이 솟구치는 것도 있으며, 바위 틈새에서 살그머니 빠져나왔다가 바람에 흩어져 버리는 것도 있었다. 또 쌓여 있는 흰 눈 모양 같은 것, 달리는 개 모양 같은 것, 맑고도 무성한 것들을 내뿜고 들이마시는…. (청량산 수천 봉우리의 해질녘 구름을 묘사하는 주세붕의 일기. 글 좋기로 이름난 중국의 추석騶奭도 이를 다 나타내지는 못할 것이라 함)
2.2. 작가/작품
歲月飄忽(세월표홀): 세월은 잠깐 사이에 흘러 버리고
性靈不居(성령불거): 인명도 사라져 간다
騰聲飛實(등성비실): 명성과 업적을 먼 훗날까지 남기는 데는
製作而已(제작이이): 문장의 창작이 있을 뿐이다
夫人肖貌天地(부인초모천지): 인간의 육체는 천지의 모습을 본 뜨고
稟性五才(품성오재): 인간의 성정은 오행의 운행에서 받고 있다
擬耳目於日月(의이목어일월): 귀와 눈은 일월에 상당하고
方聲氣乎風雷(방성기호풍뢰): 목소리와 호흡은 뇌풍에 대비된다
其超出萬物(기초출만물): 인간이 만물보다 빼어난 존재가 된 것은
亦已靈矣(역이령의): 그 영묘한 성질을 말해 주고 있다
인간은 오행의 정화요 천지의 마음이다(爲五行之秀 實天地之心, 原道편) 작가는 누구인가?
작품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산문은 하나의 정신적 태도다. 마치 유리가 햇볕 속을 지나가듯이 말이 우리의 시선을 가로질러 갈 때 산문이 있는 것이다.(폴 발레리)
왜 쓰는가? 인간 현실이 무엇인지 드러내 보이기 위해서다.(사르트르,『문학이란 무엇인가』) 현실성(Wirklichkeit)이란 우리가 죽음에 이르는 길 위에서 마주하는 것이다.(빌렘 플루서,『사진의 철학을 위하여』)
작가와 작품, 작품과 독자, 작가와 독자는 어떤 관계인가?
2.3. 문장의 기능과 경(經)
唯文章之用(유문장지용): 오로지 문장이 하는 작용은
實經典枝條(실경전지 조): 진실로 경전의 작용을 측면에서 도와주는 것이며
문文과 장章은 각기 독자적인 의미를 갖는다. 주희는 문장을 덕德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 고 한다. 그래서 문사文辭와 위의威儀가 각각 文과 章의 뜻이라고 풀이한다. 문文은 말과 글이고, 장章은 겉으로 풍기는 품위와 분위기를 할 수 있다.
2.4. 성인(聖人)과 좋은 문장
詳其本源(상기본원): 이것들의 근원을 상세히 추구해 가면
莫非經典(막비경전): 어느 하나도 경전에 출발하지 않은 게 없다
而去聖久遠(이거성구원): 그러나 성인 시대로 부터 멀어져 가면
文體解散(문체해산): 문학의 격식이 이완되고
辭人愛奇(사인애기): 작가들은 신기(新奇)한 것만 즐기며
言貴浮詭(언귀부궤): 언어에 있어서도 경박하고 거짓됨을 좋아하게 되니
飾羽尚畫(식우상화): 이는 마치 자연적인 장식을 갖추고 있는 새의 날개에다 물감을 칠하고
文繡鞶帨(문수반세): 가죽띠나 수건에다 무늬를 수놓는 것이 되고 말아
離本彌甚(리본미심): 근본 정신과는 거리가 먼 것이 된다
※ 좋은 문장을 위한 연암의 가르침
01. 천천히 읽어라
우선 논어를 천천히 읽게. 할 수 있는 한 천천히 읽어야 하네. 그저 읽고 외우려 들지 말고 음미하고 생각하면서 읽게. 잘 아는 글자라고 해서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하네. 반드시 한 음 한 음을 바르게 읽게. (……) 독서는 푹 젖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푹 젖어야 책과 내가 서로 어울려 하나가 된다.
02. 관찰하고 통찰하라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거리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리 저리 걸으며 까마귀를 본다는 것이 그 방법이었다. (……) 문제를 인식하고 나면 본질을 깨닫는 통찰의 순간이 오는 법. 네가 갑자기 깨달았다고 한 그 순간이니라. 통찰은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반드시 넓게 보고 깊게 파헤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 저 까마귀를 보라. 그 깃털보다 더 검은 것이 없건만, 홀연 유금(乳金) 빛이 번지는가 싶더니 다시 석록(石綠) 빛이 번지기도 하고, 해가 비추면 자줏빛이 튀어 올라 눈에 어른거리다가 다시 비취색으로 빛난다. 그렇다면 그 새를‘푸른 까마귀’라 불러도 될 테고‘붉은 까마귀’라 불러도 될 터이다. 그 새는 본래 제 빛깔을 정하지 않았거늘, 내가 눈으로 보고 그 빛깔을 정한 것이다. 어찌 단지 눈으로만 정했으리오. 보지 않고 먼저 마음으로 정한 것이다. 아, 까마귀를 검다고 단정 짓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거늘, 또다시 까마귀로써 천하의 모든 색을 한정 지으려 하는구나. 까마귀가 과연 검기는 하지만, 검은빛 안에 이른바 푸른빛과 붉은 빛이 다 들어 있는 줄을 누가 알겠는가. 검은 것을 일러‘어둡다’하는 것은 비단 까마귀만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검은빛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하는 소리다. 왜냐하면 물은 검기 때문에 능히 비출 수 있고, 옻칠은 검기 때문에 능히 거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빛깔 있는 것치고 빛이 있지 않은 것 없고, 형체 있는 것치고 맵시가 있지 않은 것 없다. (박지원, 「菱洋詩集序」 중에서)
03. 원칙을 따르되 적절하게 변통하라. 의중을 정확히 전달하라.
옛 글의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은 좋으나 너무 새것만 추구한 나머지 가끔 황당한 길로 가는 경향이 있으니 조심하라. 현실에 대응하여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지만 바른 기준이 있어야 한다.
04. 관점과 관점 사이를 꿰뚫는 사이의 통합적 관점을 만들라. (이는 살에서 생기는가, 옷에서 생기는가?)
무릇 이는 살이 없으면 생길 수 없고, 옷이 없으면 붙어 있지 못하는 법이니, 이란 놈은 땀내가 푹푹 찌는 살과 풀기가 물씬한 옷, 이 둘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니고, 꼭 이 둘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거늘, 바로 살과 옷 사이에서 생긴다고 해야겠지.
05. 글쓰기는 곧 병법이다.
병법을 하는 자는 버릴 만한 병졸이 없고, 글을 잘 짓는 자는 가릴 만한 글자가 없다. 말이 간단하더라도 요령만 잡으면 되고, 토막말이라도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 험한 성이라도 정복할 수 있는 법이지. 그러므로 글쓰기는 곧 병법이니라.
06. 사마천의 분발심을 잊지 마라.
어린아이들이 나비 잡는 모습을 보면 사마천의 마음을 간파해낼 수 있다. 앞다리를 반쯤 꿇고, 뒷다리는 비스듬히 발꿈치를 들고서 두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만들어 다가가는데, 잡을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나비는 그만 날아가 버린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사람이 없기에 어이없이 웃다가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성을 내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사마천이 [사기]를 저술할 때의 마음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글의 힘을 믿는 것이다.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 잊지 않고 모든 기쁨과 분노와 슬픔을 글에 쏟아 붓는 것이다. 그런 마음 없이 쓴 글은 모두 헛것이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한순간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된다.
※ 조선 최고의 문장가 연암의 글쓰기 비밀
1. 정밀하게 독서하라 2. 관찰하고 통찰하라 3. 원칙을 따르되 적절하게 변통하여 뜻을 전달하라 4. 사이의 통합된 관점을 만들어라 5. 분발심을 잊지 마라 6. 다음 11가지 실전 수칙을 실천하라. 1)명확한 주제 의식을 가져라. 2)제목의 의도를 파악해서 써라. 3)사례를 적절히 인용하라. 4)일관된 논리를 유지하라. 5)운율과 표현으로 흥미를 배가하라. 6)인과 관계를 유의하라. 7)참신한 비유를 사용하라. 8)반전의 묘미를 살려라. 9)시작과 마무리를 잘 하라. 10) 함축의 묘미를 살려라. 11) 반드시 여운을 남겨라.
▼ 대저 문장이라고 하는 것을 간략하게 말하면 文理에 불과하다. 理란 학문의 원본이며 시비의 기준이며 취미가 일어나는 곳이며 해오의 기괄이다. 그러므로 體法妙氣가 모두 理에 바탕을 두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물고기가 물에서 살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내가 반 세기 동안 열력하면서 글짓는 사람을 많이 보았는데 理順하면 그 이룸이 쉽고, 理滯하면 단지 힘만 쓸 뿐 이루는 바가 없었다. (김택영,「答人論古文書」)
2.5.『문심』의 저술 목적과 태도, 구성
蓋文心之作也(개문심지작야): 문심조룡을 지으면서 나는 대개
本乎道(본호도): 천지 자연의 원리를 근본으로 하여
師乎聖(사호성): 성인의 가르침을 스승으로 삼고
體乎經(체호경): 경서(經書)에서 그 원형을 찾았으며
酌乎緯(작호위): 위서(緯書)를 참고하고
變乎騷(변호소): 이소(離騷)의 변혁도 배웠다
文之樞紐(문지추뉴): 문학의 핵심은
亦云極矣(역운극의): 역시 여기에서 극에 달했다고 할 것이다.
若乃論文敘筆(약내론문서필) : 운문이나 산문을 논술하는 데에는
則囿別區分(즉유별구분) : 작품의 양식에 따라 구별한 뒤에
原始以表末(원시이표말) : 각 양식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해 결론을 이끌어내고
釋名以章義(석명이장의) : 명칭을 해석해서 내용을 분명히 하고
選文以定篇(선문이정편) : 잘된 글을 뽑아서 한 편의 모범을 정하고
敷理以舉統(부리이거통) : 이치를 부연해서 조리 있게 정리했다
上篇以上(상편이상) : 본서의 상편(上篇)은
綱領明矣(강령명의) : 이러한 문학 양식의 요점이 명확히 적용되었다
至於剖情析採(지어부정석채) : 여기에서 더 나아가 내용과 형식을 분석하여
籠圈條貫(롱권조관) : 이론적인 체계를 이루었다
攡神性(리신성) : 상상력과 작풍의 문체를 가지고
圖風勢(도풍세) : 생명력과 격조에 대해 서술하고
苞會通(포회통) : 문장의 조직, 전통의 계승과 변혁에 대해서 개괄하고
閱聲字(열성자) : 음악성과 글자 쓰는 방법에 관해 고찰하고
崇替於時序(숭체어시서) : 그 위에 다시 시대에 의한 문학의 성쇠를 논하고
褒貶於才略(포폄어재략) : 작가의 재능을 비평하고
怊悵於知音(초창어지음) : 문학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어렵다는 것을 개탄하고
耿介於程器(경개어정기) : 작가의 인간성에 대해 신념을 피력하고
長懷序志(장회서지) : 마지막으로 길게 회포를 풀어
以馭群篇(이어군편) : 이것으로 이 책의 여러 편을 매듭지었다
下篇以下(하편이하) : 이렇게 해서 하편(下篇) 이하에서는
毛目顯矣(모목현의) : 창작의 구체적인 문제가 뚜렷이 밝혀졌다.
及其品列成文(급기품렬성문) : 기성의 작품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有同乎舊談者(유동호구담자) : 옛 사람들의 논평과 같은 의견이 있다 하여도
非雷同也(비뢰동야) : 이는 덮어놓고 여기에 동조한 것이 아니라
勢自不可異也(세자불가이야) : 추세가 같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有異乎前論者(유이호전론자) : 또 먼저 사람들의 의견과 다른 견해가 있다 하여도
非苟異也(비구이야) : 이는 억지로 이설을 세운 것이 아니라
理自不可同也(리자불가동야) : 이치상 다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同之與異(동지여이) : 동의하거나 반론하는데 있어서는
不屑古今(불설고금) : 고인이건 동시대인이건 간에 누구의 제약도 받지 않았다
擘肌分理(벽기분리) : 이렇게 작품에 대하여 분석함에서
唯務折衷(유무절충) : 오로지 절충함에 힘썼다
2.6. 문장의 핵심
夫銓序一文為易(부전서일문위이): 한 편의 문장을 대상으로 전의(詮議)하는 것은 쉽지만
彌綸群言為難(미륜군언위난): 많은 작품을 종합적으로 평론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雖復輕採毛髮(수부경채모발): 나는 세부에 걸친 문제에 대해서는 가볍게 취급했으나
深極骨髓(심극골수): 문학의 핵심적인 문제만은 깊이를 가지고 추구했다
或有曲意密源(혹유곡의밀원): 개중에는 뜻이 굴절되고 근원이 은밀해서
似近而遠(사근이원): 손에 잡힐 것 같으면서도 잡히지 않은 것이 있고
辭所不載(사소부재): 본서에 취급되지 못한 것도
亦不可勝數矣(역불가승수의): 또한 수없이 많다.
-최신호 & 중국학연구회 역
2.7. 찬(贊)
贊曰; 生也有涯, 無涯有智. 逐物實難, 憑性良易. 傲岸泉石, 咀嚼文義. 文果載心, 余心有寄. 인생은 유한하나/ 오직 지혜만이 끝간 데 없네./ 외물外物을 쫓아가기란 어렵지만,/ 본성에 순응하기는 쉬운 일./ 시냇가의 구르는 돌과 더불어 노닐면서/ 문장의 참뜻을 되새기네./ 이 책에 진정 내 마음을 실을 수 있다면/ 마음-혼은 편안함을 얻으리라.
3. 문심조룡과 현대시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 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러//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 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 낼 수 없는
-문태준,「누가 울고 간다」전문
(감상) 文-心과 雕龍, 소리의 현상학 등
※ 더 생각해 볼 문제들
1. 문文과 질質, 혹은 자연과 인위의 문제
2. 내가 생각하는 좋은 문장이란?
3. 성현의 문장이 후세에 전해지고 영향을 미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4. 동양 미학을 읽는 5개의 코드-혼돈, 기(氣), 흥(興), 시선, 꿈-에 대하여 (이성희)
(참고문헌)
․ 유협 지음, 최동호 역편,『文心雕龍』, 민음사. 1994.
․ 유협 지음, 최신호 옮김,『文心雕龍』, 현암사. 1990.
․ 유협 지음, 김민나 옮김,『문심조룡ㆍ동양 문예학의 집대성』, 살림출판사, 2005.
․ 敏澤 지음, 유병례 외 공역,『중국문학이론비평사-위진남북조편』, 성신여대출판부, 2008.
․ 周勳初 외, 중국학연구회 옮김,『중국문학비평사』, 이론과실천, 1992.
․ 설흔․박현찬,『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예담, 2007.
< 다음 주 강의 예고 >
408회 (2018.11.07): 미국의 종교와 정치(1) 정태식 (경북대 교수/철학박사) 409회 (2018.11.14): 미국의 종교와 정치(2) 정태식 (경북대 교수/철학박사) 410회 (2018.11.21):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2) 이태호 (통청아카데미원장/철학박사) 411회 (2018.11.28): 노자 도덕경 24장 이태호 (통청아카데미원장/철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