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 세계관의 자살(2)
프리드리히 니체(Fredrich Nietzsche)는 모든 인간의 행동은 권력에의 의지에 따라 추동된다고 말한다. 도덕은 강자를 견제하기 위해 약자가 고안해낸 것이고 종교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거룩한 거짓말"이다. 그렇다면 니체 자신의 이론도 권력에의 의지로 추동된 것이 아닌가? 프로이드는 인간의 사상은 무의식적인 정서적 필요로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인격성은 어린 시절의 배변 훈련으로 형성된 것이고, 많은 인간의 행동이 성적 억압의 결과라고 한다. 그러면 프로이드 자신의 이론도 무의식적인 정서적 필요 성적 억압의 결과가 아닌가?
스킨너(B.F. Skinner)는 인간은 자극에 반응하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그의 이론도 자극에 대한 반응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이들은 모두 "의심의 해석학"의 방법론을 채용한 사람들로서 의심의 대가들이다. 이들이 논리적으로 일관성이 있으려면 자기의 견해에 대해서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들 중에 누구도 자기의 견해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인간이 타락한 존재이고 인간의 마음이 만물보다 거짓된 것(렘17:9)이기 때문에 때로는 의심의 해석학이 필요하다. 그러나 의심의 해석학은 환원주의적이다. 이 해석학은 진리의 주장을 권력과 욕구의 문제로 환원시킨다. 우상기반의 세계관 주의자들은 자신들은 모든 사람을 장악하고 있는 힘들을 넘어서 있는 사람들인 것처럼, 자신들은 실재에 대하여 오염되지 않은 통찰에 이른 것처럼 행동한다. 이들은 온 우주를 상자 속에 구겨 넣으면서도 자기 자신은 상자 속에 갇히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
반면에 기독교적 세계관은 환원주의적이 아니다. 기독교적 세계관은 이성을 이성보다 열등한 것으로 환원시키지 않는다. 기독교적 세계관은 초월적 창조자로부터 시작하는 데, 초월적 창조자는 말씀으로 우주를 창조하셨다(창1:3 요1:1). 말씀인 로고스는 말씀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이성이라는 뜻도 있다. 여기서 이성은, 이 세상을 무작위성이나 혼돈과는 반대되는 질서 있는 세계로 통일시키는 원리다.
성경적 세계관은 두 가지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첫째로, 우주의 지성적 질서는 창조주의 마음을 반영한다. 둘째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마음은 우주의 질서에 조응한다. 인간과 세계 사이에는 들어맞는 것이 있다(알빈 플라팅가). 인간이 타락하여 손상되었음에도 이와 같은 특징은 상당 부분 유지된다.
~이상원, 《프란시스 쉐퍼의 기독교 변증》, p.2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