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1시 전화가 걸려왔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벌써? 11시 30분이라고 하고선....부랴부랴 양치질, 머리감고 공항으로.....머나먼 지방에서 참으로 힘겨운 나들이에 나선 오랜 친구
잠시후 한명씩 한명씩 모여들어 팀을 이뤄냈으니 그 이름하여 두순이와 호순희 ^^
공항 3층을 1층으로 생각하고 여기저기 헤매며 웃었고
시골친구 공항 처음이라고 하여 약간 특이한 곳을 찾아 소개시켜 주며 또 웃고 웃었다
을왕리 황해칼국수집에 들렀다
오늘따라 사람들이 너무 많아 대기표(?)를 끊어 놓고 담배 한대 피며...여기저기 쪼그리고 앉았다
5인분이요!!! 넘 많이 시켰따...먹고 먹어도 끝이 없는 칼국수와 조개들
‘수희’친구가 같이 할 시간이 짧아 파인애플을 사주고...칼국수값을 계산하더니
을왕리 해변 일주도로를 달려 삼목 선착장까지 데려다 주고 바쁜 길을 떠났다
시골 친구가 인천공항까지 온다는 소식에 바쁜 일손을 접고 인천에서 차를 끌고 달려와 준것였다
삼목선착장에서 신도로 가는 배에 올라탔다
전과 달라진것이 갈때는 매표를 하지 않고 돌아올때 왕복표를 끊는다는 것
갈매기 모이를 사지 못했다...그 많던 갈매기들은 보이지 않는가 했더니
멀리서 달리는 고깃배를 따라 수 많은 갈매기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가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소중한 추억의 한자락....이내 달려오는 갈매기들의 무리를 보며 흐뭇한 미소
10분을 왔을까...웃다 떠들다 보니 어느새 신도 선착장이다
미리 대기해있던 신도공영시골버스를 탔다
손님은 겨우 2팀....전에는 자가용을 타고 왔었는데..오늘은 버스를 타기로 했다
마치 무전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에어콘도 확실하고..음악도 좋고..모도(조각공원있는곳)까지
오는 동안...뱅기를 별로 보지 못했다는 시골친구의 순수함에..웃어보기도 하고
어렸을 적 시골동네에 나타난 큰 비행기와 택시를 따라 다니던 추억도 떠올려 보기도 했다
모도 버스정류장에 내려 1키로미터의 시골길을 걸어 조각공원에 도착했다
와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배미꾸미 공원...배미꾸미란 말은 배밑구멍에서 유래했다고 한다..배밑구멍이를 줄여 배미꾸미라고^^
어느 예술가가 개인적으로 만들어 놓은 조각공원...펜션과 까페가 어우러져...참 멋있는 곳
친구들이 그런다...우리 동창모임도 이곳에서 1박하면서 놀면 참 좋을듯 하다고..정말 그런 느낌
바닷가가 참 평온했다...맑은 하늘위로 수시로 넘나드는 비행기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듯 말듯
색다른 행위예술로 표현해 놓은 조각상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다
울 친구들도 핸드폰으로 디지탈카메라로 사진속에 영상을 심어댔다..한 두장쯤 올라올듯 ㅋㅋ
친구들하고 조각공원에 있는 커다란 조각상아래에서 어느 착한 친구가 사준 파인애플을 꺼내 먹었다
달콤한 맛...우우..넘 맛있다...김밥이랑..다른 음식이랑 가져 왔으면 더 좋았을 법했다
젊은날의 초상이란 책을 머리위에 덮고 이불을 베개삼아 완전누드차림으로 누워 잠자는 한 남정네의
모습을 보며 두순이가 그런다..이게 남자인지..여자인지....모르겠다고..
내가 그랬다..젊은날의 초상이 아니라 ...젊은 날의 ?상 이라고..ㅋㅋㅋ 다들 웃어댔다...
남녀의 행위가 다양한 모습으로 엮어진 모습속에서 많은 젊은 남녀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구경하고
한 친구는 조각상의 내용과 제목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하길래..그렇게 정해버리면 정해진 시각으로 볼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예술은 자신의 맘속에 있는 눈으로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무제목 무내용이라고
자가용이 없어서..더 행복였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 시간에 한대씩 밖에 운행되지 않는 시골버스라....걷자고 했다...무작정...
쏟아지는 햇살속으로 손을 양산삼아 황토길을 걸었다....걷다보니 산딸기가 눈에 띠었다
따먹자고 댐빌려다가 많은 먼지탓에 눈구경으로만 만족하고...돌아오는 길에 호밀밭과 갈대밭에서 울어대는 황소개구리와의 장난...그리고...감자와 고구마밭을 보면서 우리 어렸을 적 시골을 이야기 했다
모도 버스정류장을 지나 다리 입구에서 주저 앉아...더 이상 걷는 건 무리라며 담 버스를 기다렸다
한 친구가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왔다. 너무 맛있었다
낚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멀리 가까이 보이는 마니산의 모습을 보면서....노래도 불러본다
어느 순간 친구가 검정비닐봉지를 들고 오더니 그 속에서 역시나!!! 소주와 소라요리를 꺼냈다
한잔씩 돌리고 돌리고....소라요리를 먹는 기분...이 기분 누가 알리요..ㅎㅎㅎ
옆에서 구경만 하는 낚시꾼 아저씨가 미안해서...한 잔의 소주와 소라안주를 권해드렸더니 참 좋아했다
이것이 시골인심 아니겠는가...정다운 삶....즐거운 여행...소박한 추억...찐한 우정..즐겁다....
버스가 도착했다...
시도에 내렸다...송혜교와 비가 연기했던 풀하우스 세트장을 가려고....
사실 버스정류장에서 거기까지 걷기는 무리였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려고 했다
근데 한 친구가 자전거를 못탄다고 ...이를 어째나...그러나 다행인것이 2인용 자전거가 있었다
내가 2인용 자전거로 그 친구를 뒤에 태우고. 나머지 두 친구는 1인용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타고 통학했던 시절이 갑자기 생각났다...시원한 공기를 맞바람삼아 시골길을 달렸다
중간에 자전거 체인이 벗겨져 녹물을 손에 묻혀보기도 했다.
풀하우스 도착...드라마세트장 실내 관람비용이 일인당 5천원이란다. 이룬~~
해변가에서 .....사진 찍고...바닷물에 빠져 보고....비키니차림의 아가씨에 흠뻑 빠져보기도 하고 ^^
드라마세트장을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찍고....바쁜 일정에도 슬픈연가 세트장까지 가보려는 욕심에
길을 나섰지만...결국 시간이 없어 포기했다....신도 버스정류장에 오면서는 한 친구가 가져온
아카시아 잎 따기 내기를 했다...넷이서 가위,바위,보를 하는데...이게 웬일 ...내가 일등 ㅋㅋㅋ
꼴찌가 차비를 내기로...후후후....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백원 동전 던지기 게임도 했다. 원을 그려놓고 그 원에 가장 가까이 던지는 사람이 게임을 이기는 방법이다..원대신 선을 그려놓고 게임을 하기도 했다.
다들 ...즐거워했다
버스가 도착했다...친구가 음료수 한캔을 기사 아저씨께 드렸더니 넘 좋아하신다
역쉬..착한 친구들...
시도 전체를 순회했다...아저씨가 기분이 좋아서 그러신거 같다...전에는 안그런거 같았는데
가급적 먼길을 돌아 버스가 신도 선착장에 도착했다..무쟈게 밀린 승용차들을 보며
자가용없이 온 것을 더 신나했다...섬을 떠나면서 우리가 머문곳을 바라보았다
추억만 남기고 온거 같았다
...바다 곳곳에 떠있는 작은 섬들...멀리서 보이는 굴뚝연기...낚싯배
갈매기, 새우깡, 하늘위를 나는 비행기, 신록의 섬, 맑은 공기, 바다의 느낌,.....즐겁다...마냥
우리는 다시금 을왕리쪽을 향했다
해변도로를 다시 거꾸로 달려 잠시 머문곳이 왕산해수욕장....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해변 모래사장에서 다시 동전 던지기 게임을 했다...재밌었다....
그 모습이 재밌어 보였는지 ...어떤 아저씨 아줌마 일행이 자연스럽게 끼어들었다
백원을 따먹기 위한 욕구가 아니라 ...어렸을 적 추억을 따먹으려 하는 마음에서...웃고 떠들고...
한 참을 머물다가 두손 바짝 들고 ....갖고 있던 동전을 다 잃고 먼저 떠나간 객들의 뒷모습을 보며
흐믓한 웃음을 가졌다...동전던지기 선수가 탄생했다..던졌다 하면...동전을 주워먹는 ..ㅋㅋ
막판게임에서 그 손님들중 한명과 우리 한친구가 경합이 벌어져 골치가 아플뻔했는데
다른 친구가 더 정확한 던지기로 그 분쟁의 여지를 깨끗이 없애버렸다..고맙다 친구야..쌈날뻔 했는데^^
손님들도 즐거워했고 우리도 즐거워했다
만나기만 하면 다 함께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 우리 친구들의 사교력인듯~~
다시 시골로 ,,,머나먼 집으로 가야하는 두순이의 일정을 감안하여 해변을 떴다
을왕리 해변도로를 달리는 도중 한 곳에 순간 머물렀다
석양 노을 보기가 제일 좋은 해변을 찾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왔던 곳..빨갛게 타오르는 석양을 그리며
그 옛날의 노을은 아니었지만 제법 볼만했다. 감자전과 맥주를 시켜 먹으며 석양노을과 해변바람을
즐겼다. 참 좋은 기분..누군가 그랬다..비가 오면 좋을 듯 하다고...음...그렇지 분위기 굿이지..흐흐흐
노을이 서편 산너머로 완전히 넘어가버리면서 우리도 그곳을 떠났다
저녁을 먹어야 하기도 해서...
빠가사리 매운탕에 붕어찜에만 나오는 시래기....(아무나 주문할 수 없는 명 주문)
친구들이 시래기 맛에 뿅 갔나 보다...너무 맛있다고 난리다..쥔장이 두순이가 이뻐서 더 준다고 ㅋㅋ
호순이는 별로 안좋아한다나...ㅎㅎㅎ 두순이와 호순이가 누군지?
첨에는 두순이와 호순희 였다가...난중에는 두순이와 호순이가 되버렸다..ㅎㅎㅎ
빠가사리 매운탕 국물 ..아!! 쥑여주는 맛..게다가 밑반찬도 다 맛있었다
전라도 음식였던 탓일까...멸치 조림, 묵은 김치 다 동이 났다
디저트로 시원한 유자차에 따끈하고 고소한 맛의 누룽지탕
이내 들어서신 분이 쥔장의 모친이신가?
이런거 좋아하는 지 모르겠다며 내어 오신것을 보니 ...깜밥...아 이런 친절한 맛이 있었을 줄이야
그곳은 을왕리 초입에 있는 <화산붕어찜> 집....한번 가보시라우요....
배터지게 먹었다...매운탕에 들어있는 수제비까지 다......
산사춘 한잔에 쐬주 한잔씩에 다들 기분도 취했나 보다..다들 시간이 넘 짧다고까지 한다...
쥔 아줌마의 친절한 배웅을 등삼아 우리는 장장 10시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담에 또 만나자고 ....넘 재밌다고...그랫으면 좋으련만...내가 스케쥴이 바빠서..ㅎㅎㅎㅎ
두순이와 호순희 그 넘들 때문에 너무 재미있었던 하루였다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시골로 떠나는 친구들의 교통만큼은 책임지고 싶어서 매표소로 향했다
그 순간에도 새치기 하려는 친구넘의 넉살에 흐믓함을 느꼈다
초대자...방문자의 개념을 떠나 서로 서로 한턱내려고 하였던 친구들 ..못사서 안달나는 친구들...
이래서...어렸을 적 친구들이 좋은가보다...
다 떠났다
아쉬움이 가득 배인 작별의 순간
추억의 시간이 너무 짧은 듯...오랜 시간 같이 있었음에도...아쉬움이 컸다
각자의 가정을 향해....
친구들아...오늘 넘 즐거웠다...고마웠다....나에게 소중한 추억의 시간을 배려해 주어서
바쁘다고 핑계대지 않고 달려와 준 친구들이 있기에 가슴 한구석이 아팠던 나로서도 즐거울수 있었단다
사랑할 수 있기에 아름다운 우정...가치를 따지지 않는 순수한 마음
배려해준 티를 내지 않고...선물한 마음을 이내 잊어버리는 순수함...사랑과 우정을 함께 느끼게 해 준
친구들...내게는 가족과 같은 느낌을 주는 친구들로 기억하려고 한다
아름다운 비행을 한 듯 싶다!!!
고맙다...
두순이와 호순희에게 이 글을 전하면서...
(김포피그의 추억담 : http://cafe.daum.net/vlrm2003 피그와여우)
첫댓글거운 여행 이였군요.... 부럽습니다...ㅉㅉㅉㅉ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