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머니투데이)세금만 258억 비는 왜 1년 만에 강남 빌딩 내놨을까.

[부동산학 교수 신광식]

세금만 258억 비는 왜 1년 만에 강남 빌딩 내놨을까?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2. 10. 26.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가 지난해 7월 920억원에 매입한 강남역 인근 삼영빌딩을 1년 3개월 만에 약 430억원 이상 높인 가격으로 매각을 시도한 것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높다. 매도 시점이 예상보다 빠른데다 최근 냉각된 부동산 시장 기류를 고려하면 가격대도 만만치 않아서다.

1. 대로변 최상급 입지, 임대수익률은 낮아, 전형적인 차익형 매물이다.

10월 26일 빌딩 중개업계에 따르면 삼영빌딩은 이달 초 135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건물 대지면적(486㎡)을 고려하면 3.3㎡당 약 9억1800만원으로 매각가를 책정한 것이다. 빌딩 입지가 강남역 초역세권이고, 유동 인구가 많은 대로변이지만 주변 시세보다는 높은 금액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해 8월 인근 빌딩은 3.3㎡당 5억원 선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비가 이 건물을 매입한 배경이 장기 보유에 따른 임대수익보다 되파는 과정에서 시세차익을 염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삼영빌딩은 피부과, 치과, 한의원, 카페 등이 입주해 있으며, 월 임대료는 2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만실 시 임차보증금 총액은 4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 가격에 비해 임대 수익률은 높지 않은 전형적인 차익형 부동산 매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냉각된 만큼 비가 제시한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1000억원을 넘어서는 고가 빌딩은 현금 여력을 갖춘 특정 수요층이 있어 가격 조정이 된다면 매각이 성사될 여지도 남아 있다.

2. 2년 내 되팔면 양도세율 60%, 매각 차익 430억이면 세금만 258억이다.

만약 비가 제시한 금액대로 매각된다면 시세차익에 대한 세금도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는 2020년 소득세법을 개정해 보유 기간 2년 미만 건물, 주택에 단기 양도소득 중과세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보유 기간 1년 미만 70%, 2년 미만 60%의 세율이 적용된다. 비는 지난해 7월 이 빌딩을 3.3㎡당 6억 2000만원, 총 920억원에 매입했다. 비가 건물 지분의 10분의 6을, 나머지는 배우자 김태희가 대표로 있는 유한회사가 갖고 있다.

만약 1350억원에 매각되면 2년 미만 보유로 60%의 세율이 적용된다. 양도차익 430억원을 가정하면 약 258억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다만 비용과 법인 지분에 적용되는 세율 등을 고려하면 실제 부과액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

단기 차익 추구로 논란이 되자 해당 건물 매각을 중개한 법인은 "매각을 철회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취재 결과 여전히 시장에 매물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부담이 커져 철회했다는 입장이 나온 것 같은데, 매물을 완전히 내린 것 같지 않다"며 "비공식적으로 매각 추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해당 딜을 성사시킬 경우 중개수수료도 상당할 전망이다. 매각가 1350억원에 법령상 수수료율 0.9%를 적용하면 중개를 성사시킨 법인이 받게 될 수수료는 12억1500만원이다. 중개법인들도 쉽게 매각 시도를 철회하기 어려운 이유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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