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매일]천창수 울산교육감 `조례 폐지 재의 不요구` 언급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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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사설> 천창수 울산교육감 `조례 폐지 재의 不요구` 언급 적절하다

 울산시의회가 학생 민주시민교육 조례를 폐지한데 대해 천창수 울산시 교육감이 지난 21일 "재의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면서 "학교 현장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울산시의회의 결정을 존중하는 한편 울산지역 학생들에 대한 민주시민 교육은 이전처럼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천 교육감은 이에 앞서 "여론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조례 폐지에 대해 다시 논의하자"고 주장했었다. 


 천 교육감의 이런 언급은 우선 울산시의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것이어서 적절하다. 시의회가 폐지한 조례가 교육감 자신의 교육 가치관과 일치하든 않든 간에 시민 대의 기관이 폐지를 의결했으면 해당 시의회가 존속하는 한 그 결정은 유효하다. 따라서 다수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구성된 울산시의회의 결정을 천 교육감이 수용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천 교육감이 만일 폐지에 반대한다면 관련 조례를 다시 입법할 수 있는 정당이 시의회에 들어와 재입법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순리다. 그것이 다수결을 바탕으로 민의를 결정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조례 폐지를 반대하는 일부 시민단체들은 그렇지 못했다. 시의회 결정이 비정상적이어서 무조건 반대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지난 2020년 민주당 시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민선 7기 시의회도 이런 민주주의 원칙에 근거해 학생 민주시민교육 조례를 제정했다. 당시 전체 22석 가운데 17석을 장악하고 있던 민주당 시의회는 국민의힘 시의원 5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련 조례를 통과시켰다. 천 창수 교육감이 언급한 `조례 제정 전 숙의 과정이나 공론화 과정`도 없었다. 당시 공청회가 열리긴 했지만 절차상 구색 갖추기에 불과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입법된 조례는 지난 2년6개월간 유효했고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해서 그 누구도 이를 부인할 수 없었다. 다수결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른 결과였기 때문이다. 


 천 교육감은 주어진 권한 내에서 학생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그 내용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울산시의회가 이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다. 이것이 민주적 절차에 의한 합법적 의사 결정이다. 이렇게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고 주어진 권한을 소신껏 활용하는 체계가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시민들은 안도감을 느낀다. 무턱대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나섰던 일부 진보진영 단체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