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파란 막대와 파란 상자, 낡은 공책
아홉 살 어린이에게 도착한 특별한 선물
아홉 살 생일을 맞은 클라라와 에릭은 각각 막대와 상자를 선물로 받습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파란색 막대와 크지도 작지도 않은 파란색 상자이지요. 이 특별한 선물은 아무런 단서도 없이 주어집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어떻게 쓰는 물건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함께 건네진 낡은 공책에 앞서 같은 선물을 받았던 사람들의 사용기가 적혀 있습니다.
클라라의 언니와 엄마와 할머니들, 에릭의 형과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은 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막대와 상자를 가지고 놀았습니다. 막대로 애완용 생쥐를 훈련시키기도 하고, 눈밭 위에 정확한 원을 그리며 놀거나, 해시계를 만든 아이도 있었습니다. 상자 안에 거울을 붙여 내면을 비추어 보던 아이도 있었고, 상자에 달걀을 품어 병아리를 까거나, 모래시계를 만들어 자신만의 시간을 재던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읽은 클라라와 에릭은 공책을 덮으며 생각합니다. ‘다음 사람에게 물려주기 전에, 나도 이 공책에 멋진 이야기를 적어 놓을 테야!’
세대와 세대를 잇는 이야기
똑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다양한 모습들
낡은 공책 속 아이들이 똑같은 막대와 상자를 가지고 저마다의 새로운 놀잇감으로 만드는 모습은 창의적인 생각을 북돋아 줍니다. 독자들도 주인공 클라라와 에릭처럼 감탄하고 즐거워하면서 자신만의 놀이 방법을 찾아내거나 상상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똑같은 아홉 살 아이들이 막대와 상자를 매개로 저마다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막대와 상자의 다양한 측면을 읽어내는 모습들은 사물의 다양성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그런 재밌는 모습들을 모두 읽고 나면, 대대손손 물려주는 장난감을 통해 세대와 세대가 교감하는 이야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막대로 팻말을 만들었던 이모할머니의 기록을 보고 ‘이것도 괜찮은 생각인걸.’ 하며 빙긋 웃은 클라라나, 상자 속에 얼음을 얼려 코끼리 인형의 전용 스케이트장을 만들었던 아버지의 기록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는 에릭처럼 이 이야기 속에는 막대와 상자를 통해 앞선 세대의 생각을 읽어내고 그들과 교감하며 이해하는 경험들이 담겨 있습니다.
책의 만듦새에서 느껴지는 특별함
구석구석 숨겨진 그림의 의미들
이 그림책은 앞뒤가 없습니다. 보는 독자의 선택에 따라서 ‘파란 막대’가 앞이 되기도 하고 ‘파란 상자’가 앞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비중의 이야기를 양방향에서 시작하는 형식은 낯설고 새롭습니다. 그렇게 책장을 넘기며 내용을 읽다 보면 독자는 책의 한가운데서 이 책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됩니다. 얇은 트레이싱지를 통해 파란 상자 속에 파란 막대가 꼭 맞게 들어가는 장면입니다. 이러한 책의 만듦새를 직접 보고 느끼며 그 이유를 떠올려 보세요. 그 밖에도 왜 여자아이들에게는 막대를, 남자아이들에게는 상자를 선물하는지, 왜 아홉 살 생일에 선물로 주는지 등 다양한 질문이 떠오릅니다.
그림 하나하나를 살펴보는 재미도 가득합니다. 테클라의 세계를 가득 채우고 있는 동그라미의 상징적 의미부터 판크라치가 수레를 끌고 떠날 때 꽃이 피어 있던 사과나무가 돌아올 땐 주렁주렁 열매를 맺은 세밀한 변화들까지, 작가가 숨겨 놓은 다양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의미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열려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토록 많은 일을 겪었으면서도 여전히 파랗고 예쁜 막대와 상자처럼,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공책을 앞에 둔 클라라와 에릭처럼 말이지요.
첫댓글 세대간의 교감, 다양한 생각, 창의와ㅏ 응용까지 생각 해 볼 수 있는 앞뒤로 보는 책
개인적으로 한참 생각 해 보며 봤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