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과수 결과 나왔는데 이은호의 운동화에서 혈흔은 발견돼지 않았답니다.

-역시 그 운동화는 너무 흔하다니까.
개농장과 이은호는 관계 없는 거네.

-떡집 살인 사건이 붉은 울음의 심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

-...

-왜 아닌데?

-선배님의 지적대로 사건 현장이 너무 어설픈데다가
피해자의 아동학대 여부도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용의자 이은호의 노트북과 휴대폰이 너무 깨끗해.

-레이저헤드니 붉은 울음이니 그림자도 못 찾았어.

-이은호는 윤영표를 왜 죽였을까?

-개인적인 원한이나 금전관계?

-진짜 죽였을까?

-cctv의 잘린 조각이,

-그 선반 위에 있던 조각이 물리적인 힘에 의해서
이은호의 운동화에 다시 떨어졌을 가능성은?

-엄밀히 말해 그 조각은 이은호가 현장에 있었다는 증거밖에 안 돼.

-자잘한 흔적들은 있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거네요.

-그놈의 자잘한 흔적 때문에 어쩌면 우린
이은호한테 너무 꽂혀버린 건지도 몰라.

-피해자 윤영표 자료 줘봐봐.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여기 횡령 혐의로 고소 당한 적이 있는데?

-한울센터에서 재무팀으로 일할 때.

-금방 고소가 취하됐고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된 건입니다.

-횡령이야, 횡령.
그런데도 그 후로 거기서 1년 이상 근무했다고? 이상하지 않아?


-...
-

-원래 잘 알던 친구예요.
믿을 만하니까 재무관리도 맡긴 거고요. 뭐 잘못 됐어요?

-그렇게 믿음직스러운 분이 횡령혐으로 고소까지 돼서 놀라셨겠네요.

-그건 오해였다잖아요, 오해. 몇 변 말합니까?

-증거도 없어서 불기소로 끝난 거잖아요.
사람이 죽은 마당에 왜 자꾸 그걸 따지는데.

-그 옛날 일들이 뭐가 중요하다고!


-형사님.. 제가 지금 얼마나 속이 상하는지 모르시죠.

-다들 내 밑에서 일하던 직원들이었잖아요.
왜 그런 사고를 쳐가지고.

-그러게요. 왜 그런 사고를 쳤을까요?

-은호가 말 안 해요?

-계속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럼 걔 왜 잡아가신 건데요.

-현장에서 증거가 나왔거든요.

-아..

-이은호와 죽은 윤영표 둘 사이에 무슨 갈등이 있었는지 아세요?

-저는 모르죠.

-잠깐! 윤부장이 급전이 필요할 때마다
은호한테 돈을 조금씩 빌리는 거 같더라고요.

-이은호가 돈을 빌려줘요? 자기 살 집도 없는 처지에?

-물론 푼돈이겠죠. 그래도 사람 마음 상하는데 적은 돈 큰 돈이 어딨습니까.

-돈 몇 만 원 가지고도 칼로 푹 찌르고 그럴 수 있는 거죠, 충분히.

-...

-왜요. 뭘 봐요.

-윤영표가 칼에 찔려 사망한 건 어떻게 알았어요?

-소문 다 났잖아요. 칼 맞아 죽었다고.

-소문 한 번 빠르네.
-그럼요.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이은호를 어려서부터 잘 아신다고 하셨죠?

-보니까 차분하고 순한 거 같던데
아까 보신 것처럼 돈 몇 푼에 욱해서 사람을 찌를 수도 있을까요?

-이은호가?

-세상에 성깔 없는 놈이 어딨습니까?

-그래서, 찌를 수도 있다고요?

-아니, 형사님도 나도 그리고 은호도 뭐 다 그럴 수 있다는 거죠.

-사람인데.
-

-송호민 원장, 폭력전과 3범입니다.

-형 확정된 것만 3번이고 합의를 보거나 불기소 된 것도 수십 건.

-이 정도면 분노조절장애 같은데요?

-어린이센터 원장이 폭력전과범인 게 가능해요?
-사회복지시설에선 성범죄와 아동학대범죄 전력만 조회하는 걸로 돼있거든요.

-횡령혐의가 원장의 입김으로 흐지부지 됐다는 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윤영표 와이프랑 한울센터 재무팀 싹 다 뒤져봐야 되겠어.
-

-이은호요?

-가끔 들르는 센터 청년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남편 분이 그 친구한테 돈 빌렸다는 얘기 들은 적은 없어요?

-아뇨. 전혀요.

-그럼 한울센터 원장은요? 송호민 원장.

-우리 남편 강도 당한 거 아니에요?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를 차린지 6개월 정도 되셨더라고요.

-그런데요.

-그런데 채무가 없으셔서요. 요즘 자영업자들 보면 채무가,

-이거 저희 남편이 퇴직금 받아서 차린 거예요.

-퇴직하실 때 경기도 인근에 아파트 한 채 구입하셨던데.
시가 8억짜리.

-그것도 퇴직금으로 사신 거예요?

-도대체 그게 우리 남편 살해당한 거랑 무슨 상관인데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다고.

-남편 죽인 살인범 꼭 잡고 싶으시죠?

-보니까 유산 받은 것도 없고 주식이 대박난 것도 아니고
부동산 투기를 한 것도 아니고,

-빌려준 돈을 받은 거예요.

-빌려준 돈이라뇨?

-남편이 오래 전에 빌려준 돈이라고 했어요.
그 사람이 이자를 잘 쳐서 갚은 거라고.

-그 사람이 누구죠?
-

-왜 이렇게 따집니까, 차선생!
사람이 왜 이렇게 깐깐해?

-따지는 게 아니라 갑자기 저더러 은호씨 면회를 가라고 하니까
이유를 여쭤본 거잖아요.

-은호가 차선생을 좋아한다니까.

-칭찬 엄청 하드만.
아이들한테 진심으로 대하는 아주 훌륭하신 분이라고.

-원장님.

-애가 불쌍하잖아요. 갇혀 있는데 가족도 없이.

-거기 추울 텐데 양말이나 내복도 넣어주고
영치금도 좀 넣어주고.

-은호씨는 원장님을 가족처럼 생각하던데 직접 가시는 게 어때요?

-진짜 더럽게 깐깐하게 구네! 그냥 좀 가라고!

-...

-미안해요. 내가 요즘 너무 예민해가지고.

-차선생도 알잖아. 내가 며칠 전에 은호한테 한 짓도 있고.
그래서 은호 볼 자신이 없어서 그래.

-부탁 좀 합시다, 차선생.

-이것만 전해주면 돼요?

-차선생은 역시 휴머니스트야.

-가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해요. 내가 훌륭한 변호사 구해주겠다고.
그리고 빨리 안정하고 빨리 해결하자고.

-...
-

-놀랬죠? 내가 와서.

-아뇨.

-살인죄로 잡혀 있는 사람 얼굴 같지가 않네요.

-선생님 보니까 반가워서요.

-원장님이 보냈어요.

-직접 가시라고 했더니 은호씨 얼굴 볼 자신이 없다고
날 보내시네요.

-원래 그러세요. 불편한 건 무조건 피하시거든요.

-난 믿어지지가 않아요.

-저 아니에요, 선생님. 정말 아니에요.

-원장님이 좋은 변호사 구해주신데요.
인정할 거 인정하고 빨리 해결방법을 찾는 게 좋겠다고 하시네요.

-...

-원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세요?

-네.


-은호씨..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계속 그렇게 살게 된다.

-선생님이랑 비슷한 말을 한 사람이 있었어요.

-넌 생각하는 게 그 따위니까 앞으로도 계속 그 꼴로 살 거야.

-너 혼자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뭐해.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넌 세뇌된 거야.
그들이 널 이용하기 좋게, 유린하기 쉽게!

-...

-그들이.. 누구예요?

-원장님이랑 큰원장님이에요?


-윤부장님 살해된 거 혹시.. 원장님이랑 관련이 있는 건가요?

-...

-경찰에 신고해요.

-...

-은호씨가 한 거 아니라면서요.

-난 못 해요.

-큰원장님.. 화내실 거예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계속 그렇게 살아요, 은호씨.

-큰원장님 화내실까봐 살인자 될 거냐고요.

-...

-원장님 옷을 찾으로 갔는데.

-'이게 세탁물 주머니에서 나왔는데 본인 건지 확인해보세요.'


-'...'


-옷 주머니에서 나왔다고 뭔가 하고 봤는데

-그 cctv 메모리였어요.

-그래서. 그거 지금 어딨어.

-놀이실이요.


-



-형사님 봤을 때 나도 모르게 숨겨야겠다 싶었거든요.

-니 결백을 증명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숨겼다고?

-큰원장님 화내시니까요.

-...


-...

-여렸을 때 원장님이 사고를 치면 내가 항상 뒤처리를 했어요.

-그래야 큰원장님이 화를 안 내시니까.

-그래서 숨겼어요. 늘 하던 대로.

-...
-









-너 뭐야? 너 진짜 바보야?

-너 미쳤어? 니가 살인범이 될 수 있는 마당에
이걸 숨기는 새끼가 어딨어?

-...

-너 솔직히 말해. 저거 왜 숨겼어?

-한 번 정해진 사람 관계는 변하지가 않아요.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그게 잘 안 돼요.

-뭐라는 거냐? 지금 너.

-성장하고 다시 만났어도 그건 변하지 않더라고요.

-그 화면을 봤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그거였어요.

-큰 원장님 아시면 안 되는데.

-형사님은 이해 못하시겠죠?

-전 지금도 큰원장님 아시는 게 제일 무서워요.


-...
-

-이은호가 안됐다 싶다가도 왠지 속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이건 하도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

-형사님을 속인 게 아니라 공포예요.

-오죽했으면 살인자로 몰리면서도 아무 말도 못했을까요.

-다 큰 성인이 지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한다고요?

-끝까지 아빠 얘기를 하지 않은 하나를 생각해보세요.

-누군가에게 지배를 받는다는 게 그렇게 무서운 일이에요.

-이은호가 학대라도 받았다는 거예요?

-꼭 그게 아니더라도 상하주종관계는 어디나 존재해요.

-부모, 형제, 친구사이, 회사동료.

-성장과정에서 은호씨는 큰원장님한테 많은 중압감을 느낀 거 같아요.

-그건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요.

-...
첫댓글 허......ㅠㅠㅠ
진짜 그럴줄알앗어....... 에휴 그럼 붉은울음 걔는 누구지 진짜....
헐 다행이고 너무 불쌍하다..
ㅠㅠ 그랬구나...
힝 ㅜㅜㅜ 은호야 ㅜㅜㅜㅜㅜㅠ
은호도 아동학대당했구만 ㅠㅠㅠ 안타까워라
ㅜㅜㅜㅜㅜㅜ야 쟤 모냐ㅜㅜㅜㅜㅜㅠㅜㅜㅡㅠㅈㄴ안쓰러워 우는 씬 계속 찍엇나 퉁퉁부엇네
할 불쌍해 ㅠㅠㅠ 아이고 ㅠㅠㅠㅠㅠㅜㅠ
차우경도 그렇고 모두 학대 피해자네...
아...뭔가 알거같아저기분ㅜㅜ
아 뭔지 알것같아
한번 관계는 진짜....
아이고ㅠㅠ 저것도 학대지 뭐..
흐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불쌍해ㅠㅠㅠㅠㅠ
아 너무 안타깝다..뭔지 너무 알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