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을 건너겠다고 호기롭게 요트 모험에 나선 영국인 아내와 캐나다인 남편이 출발한 지 지 한 달 만에 구명 뗏목 위의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영국 BBC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새라 팩우드와 브렛 클리버리 부부는 지난 달 11일 친환경으로 제작된 요트 '더로스'(Theros)로 캐나다 노바 스코샤를 출발, 3228km 떨어진 아조레스 제도까지 닿을 목적이었다. 21일이면 그곳에 도착할 것이라고 부부는 생각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요트를 버리고 구명 뗏목에 의지한 채 생존을 위해 싸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 12일에야 노바 스코샤 근처 세이블 섬에 떠밀려 온 구명 뗏목 위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클리버리의 아들 제임스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모의 마지막 며칠은 “아주 힘들었다”면서 "부모들이 떠나며 남긴 구멍, 설명되지 않는 죽음은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서양을 요트로 횡단하겠다는 부부의 꿈이 어떤 과정을 통해 비극적으로 끝났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은 이날 BBC에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인터넷 매체 솔트와이어(Saltwire)에 따르면 수사관들이 알아보고 있는 가설 하나는 그 요트가 지나가는 화물선에 들이받쳤으며 화물선은 충돌했는지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익명의 소식통은 솔트와이어에 “화물선 승무원들은 충돌을 피할 수가 없었으며 자동운항 중이라 아래의 더로스 호를 침몰시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해안경비대와 군 항공기는 어떤 요트 잔해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솔트와이어는 보도했다.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 '더로스 모험'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부부는 '그린 오딧세이'라고 이름 붙인 자신들의 여행이 세일링과 태양광 패널, 배터리, 자동차 용에서 개조된 전기 엔진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클리버리는 지난 4월 12일 올린 동영상을 통해 "여러분이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고도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팩우드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면서 한 가장 커다란 모험일지 모른다"고 거들었다.
부부는 2015년 런던에서 우연히 만나 부부로 발전했다. 은퇴한 엔지니어인 클리버리는 누이에게 신장을 기증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팩우드의 개인 블로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일 년 뒤 캐나다의 요트 선상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2017년 스톤헨지에서 다시 혼인 예식을 올렸다. 두 사람의 사연은 2020년 영국 일간 가디언의 '어떻게 우리가 만났게' 기사에 소개됐다.
팩우드는 워익셔주 롱 잇칭턴 출신이며 1994년 대량학살 이후 르완다에서 유엔과 함께 일하는 등 다양한 인도주의 활동을 펼쳤다. 지난 달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마지막이 됐는데 “브렛 선장과 일등 항해사 새라는 더로스 호(깁시 12.8m짜리 세일보트)에 승선해 그린 오딧세이의 두 번째 출발에 나설 예정이다. 바람과 햇볕으로만 동력을 얻어 아조레스를 향해 동쪽으로 향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