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학명: Castanea crenata Siebold &Zucc.]는 참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이다. Chestnut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밤나무 외에 약밤나무가 자란다. 약밤은 알이 훨씬 작고, 딱딱한 겉껍질을 벗기면 속껍질도 거의 한꺼번에 벗겨진다. 반면에 밤은 속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현재 우리가 먹는 밤은 대부분 일본에서 만든 개량 밤나무이며, 재래종 밤나무는 동고병, 밤나무 혹벌 등의 피해를 받아 거의 없어졌다. 길거리에서 파는 알이 작은 밤은 주로 중국 수입 밤이다. 유실수종, 약용, 가구재, 밀원용이다. 밤나무의 재목은 물과 습기를 잘 견디므로 철도 침목·가옥 토대·선박재 등에 쓰인다. 꽃말은 '호화로움, 정의, 공평, 포근한 사랑'이다.
밤이 제사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는 가족의 본질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집안에서는 아무리 싸우더라도 집 밖에서만큼은 밤 껍질처럼 매끈한 모습으로 단정하게 보이라는 가르침이다. 식물들의 대부분은 종자에서 싹이 나올 때 종자 껍질을 밀고 올라오는데, 밤(栗)나무는 싹이 나와 꽤 자랄 때까지 밤껍질이 어린나무 뿌리에 계속 붙어 있다고 하여, 밤나무를 근본(先祖)을 잊지 않는 나무로 여겨 밤을 제상(祭床)에 올린다고 한다. 유아가 성장 할수록 부모는 밤의 가시처럼 차츰 억세었다가 "이제는 품안에서 나가 살아라."하며 밤송이처럼 쩍 벌려주어 독립된 생활을 시킨다는 것이다. 밤은 한 송이에 씨알이 세 톨이니 3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의미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가 낳은 근본, 즉 조상을 잊지 않는 나무라고 해서 제상에도 꼭 밤을 올리고, 사당이나 묘소의 위패를 만들 때도 밤나무 목재를 쓰는 것이다. 또한, 밤은 옛날부터 다산과 부귀를 상징해 혼례 때는 없어서는 안 되며, 지금도 자식 많이 낳으라고 폐백 때 대추와 함께 신부에게 던져주는 풍습이 남아 있다.
뼈아프고 고생스러운 일을 다 겪어보았다는 뜻의 "밤송이 우엉송이 다 끼어보았다"라는 속담은 가시가 있는 밤송이와 갈퀴 모양으로 굽어서 찌르는 우엉의 꽃송이에서 나온 말이다.
전국의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적은 산록이나 토심이 깊고 비옥하며 배수가 잘되는 곳에 심으면 2~3년 만에 결실하고, 좋은 품종은 꼭 접목과 같은 무성증식을 해야만 한다. 높이 15m 에 달하며 수피는 회색 또는 진회색으로 세로로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어린 가지는 자줏빛이 돌고 성모가 있다가 없어진다. 어긋나게 달리는 잎은 타원형 또는 피침형으로 17~25쌍의 측맥이 있으며 가장자리에 끝이 날카로운 파상의 톱니가 있다. 거치의 침상에 녹색을 띠어 굴참나무나 상수리나무와 구별된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6~8월에 피고, 수꽃은 새가지 끝의 잎겨드랑이에서 꼬리모양의 화서에 많이 달리고 암꽃은 그 밑부분에서 2~3개식 한군데 모여 난형으로 작게 달린다. 열매는 9~10월에 익는데 포침으로 싸이며 익으면 벌어진다. 견과는 1~3개씩 들어 있는데 익으면 다갈색으로 변한다. 품종에 따라 열매의 크기와 맛이 약간씩 다르다. 서거정의《사가집》에는 밤나무 숲을 노래하면서 “밤꽃이 눈처럼 피었고 향기가 진동하네”라고 했다. 그러나 밤꽃은 결코 향기롭지 않다. 다른 꽃들과는 달리 약간 쉰 냄새에 시큼하기까지 하다. 남자의 정액냄새와 같다고 한다.
밤나무산누에나방(학명: Dictyoploca japponica Moore, 1862)은 산누에나방과 곤충이다. 어스렝이나방이라고도 한다. 1년에 2회 발생하며 유충은 상수리나무·졸참나무·밤나무 등의 잎을 먹는다. 번데기로 겨울을 지낸다. 참나무산누에나방과 아주 흡사하여 혼동하기 쉬우나 앞날개의 제11맥이 제10맥에서 나오므로 구별된다.
한국에서는 서울 부근과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 날개편길이는 110~120㎜이다. 대형 나방으로 수컷은 더듬이가 깃털 모양이고 암컷은 빗살 모양이다. 몸과 날개는 황갈색으로 안정되어 있다. 앞뒤 날개 내횡선은 적갈색이며, 중심 끝의 모양은 원형이고 그 중심은 투명하다. 외횡선은 암갈색이며 바깥쪽은 회백색을 띤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한국에 들여온 뒤 명주실을 얻기 위해 들에 풀어 키우기도 했다.
생약명(生藥銘)은 율자(栗子)이다. 수꽃을 따서 그늘에 말린 것을 율화(栗花)라 하고, 밤껍질을 벗겨 말린 것을 건율(乾栗)이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한의학에서 신장(콩팥)의 기운을 북돋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밤꽃은 목구멍에 생긴 연주창(連珠瘡) 치료에, 건율은 건위(建胃), 보신(補腎), 익기(益氣)에 쓰인다. 밤알을 달여 먹어 만성 구토와 당뇨병 치료에 사용하며, 코피가 멎지 않을 때 불에 구운 가루를 죽에 타서 먹었다고 한다.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콩팥을 보호하며 혈액순환을 돕고 지혈작용을 해준다. 설사에는 군밤, 하혈할 때는 밤껍질을 태워 먹으면 효험이 있다. 이밖에 민간에서는 밤을 검게 태워 참기름에 이겨 발라 탈모를 치료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밤은 신장(腎) 기능을 도우는, ‘보신(補腎) 과일’이다. 한방에선 예부터 신장에 좋다는 ‘보신(補腎)’의 개념을 몸에 좋다는 ‘보신(補身)’의 개념과 엇비슷하게 사용해 왔다. 사실 한방에서의 보신(補腎)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중국의 고전인 ‘난경’은 신장에 대해 ‘생명의 정(精)을 간직하는 부위로 정신과 원기가 생겨나는 곳이며 남자는 정액을 간직하고 여자는 포(胞), 즉 자궁이 매달린 곳’이라고 정의한다. 생명활동을 관장하고 생식활동을 주관하는 게 보신(補身)의 핵심이란 얘기다. 보신(補腎)이 몸이 좋아진다는 보신(補身)과 구별되지 않고 사용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신장은 다리의 활동력을 뜻하는 하초(下焦)라는 말과 통한다. 실례로 ‘본초강목’은 신장이 허하고 약해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을 때 밤을 먹고 나은 사례를 소개했다. ‘밤을 주머니에 매달아 말린 것을 10개씩 먹고, 다시 돼지 콩팥과 함께 쑨 죽을 먹었더니 지병인 다리에 힘이 없는 게 나았다. 몸속이 차가워져 설사를 일으키는 데도 구운 밤 20∼30개를 먹었더니 금방 치유되었다고 한다.’ 이류보류(以類補類), 즉 비슷한 것들이 서로 몸을 좋게 해 준다고 했던가. 근거 없는 잡설이지만 밤꽃 향기는 그 고유의 냄새 때문에 남성 정력의 상징으로 회자돼 온 보신의 또 다른 근거다. 밤은 코피와 알레르기비염으로 인한 콧물에도 유용하다. 밤의 떫은맛과 팍팍한 육질은 넘쳐흐르는 맑은 콧물을 빨아들이는 작용을 하고 코피가 날 정도로 팽창한 혈관의 상태를 수렴한다. 특히 몸이 허약한 어린아이들이 코피를 자주 흘릴 때는 밤을 구워서 먹이거나 밤의 속껍질을 삶아 그 물을 마시게끔 하면 좋은 효험을 얻을 수 있다.
밤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같은 많은 영양소와 무기물 및 비타민, lipaserk 함유되어 있다. 가을에 열매를 따서 날것을 먹거나 삶거나 구워 먹으며, 찹쌀·대추·잣 등과 섞어 약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밤꽃에서 딴 꿀은 밤꽃 특유의 냄새가 난다.
나도밤나무(Meliosma myriantha Siebold &Zucc)
[참고문헌:《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우리 나라의 나무 세계 1(박상진.김영사)》,《Daum, Naver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추석 연휴 첫날에 좋은 아침입니다 ~
고봉산님
밤나무에 대해 제대로 공부했네요
약밤과 밤의 차이점, 토종은 거의 없어지고 대부분이 일본산 개량종이는것과 시중에 많이 파는 작은 밤은 중국산, 제상에 꼭 오르는 이유 등등 많이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