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3. 달날
[피아노 선생님과 학생의 행위주체성]
다 함께 아침열기를 마치고 3학년 은유가 다가오더니 숙제를 확인합니다. 은유는 동아리활동때 저를 가르치는 피아노 선생님입니다. 연습을 하라고 했는데 숙제를 안했으니 따끔합니다. 더욱이 연습하고 악보까지 그려주고 과제를 주었는데 말이죠. 오늘도 한참 연습하도록 격려를 하며 악보와 함께 새로운 연습 거리를 또 알려줬어요. 우리 어린이들은 윗학년들을 보며 자연스레 피아노를 익혀가다 5학년 때 피아노와 해금 수업 때 악보 보는 법을 배웁니다. 그 전에는 소리와 몸으로 자연스럽게 감각을 키워 가는데, 낮은 학년부터 높은 학년까지 날마다 피아노를 치는 모습은 언제나 보기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 어린이들은 아주 잘 가르쳐줍니다. 워낙 못 치는 선생에게 친절하게 알려주고 또 알려줍니다. 답답해도 기다려주고 화를 내지 않아요. 그러니 정말 멋진 최고의 교사들입니다. 협력수업이 많은 우리학교에서는 서로를 가르쳐주고 배우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어린이들은 서로에게 배울 때 더 빨리 배웁니다. 그래서 모둠마다 협력하는 수업이 일상인 게 작은 학교 모습입니다. 물론 교사들이 더 채비를 많이 해서 끌어내는 일놀이 꼭지가 아주 많아요. 교사들이 이끌어가는 큰 방향 속에서 어린이들이 끊임없이 서로에게 배우고 익혀가는 배움의 과정을 만들어내는 몫이 교사들이 할 일이죠. 자율과 자치의 힘을 날마다 길러가며 학습자 주도 과정을 즐기며 스스로 선택과 책임이 온전하게 살아나도록 돕는 교육과정이 잘 자리잡혀가는 과정이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모습입니다. 뜬금없을 수 있지만 미래교육 담론의 핵심으로 OECD가 제안한 학생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이란 어려운 말이 많이 들리는 때 행위주체성을 잘 키워가는 교육이 작은 학교에서 날마다 일어나고 있다 생각했습니다.
<OECD 학습 나침반 2030의 맥락에서 이해되는 학생 행위주체성의 개념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주변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의 행위 주체성은 목표를 설정하고, 반영하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됩니다. 그것은 행동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 형성되는 것보다 형성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책임 있는 결정과 선택을 하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OECD 학습 나침반 2030>
그나저나 이제 날마다 피아노 건반을 가까이 해야 되겠네요. 동아리 활동 덕분에 피아노를 그래도 더 가까이 하게 됐습니다. 물론 오늘도 이은유 선생님에게 연습을 더 많이 하고 꼭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아 1학년 어린이들이 서로 저보다 잘 친다는 걸 보여주어서 앞으로 선생님들이 더 늘어날 듯합니다.
첫댓글 숙제 안하신 것을 여기서 알게 되네요
흐흐흐
"협력수업이 많은 우리학교에서는 서로를 가르쳐주고 배우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어린이들은 서로에게 배울 때 더 빨리 배웁니다."
- 우리학교 또 하나의 자랑거리지요
학교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아요^^
항상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