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7080세대의 건강관리
출렁다리로 오르는 건강계단을 찾는 사람들. 시니어매일 DB
“고령자가 되면 굳이 건강검진 안 받아도 되고 먹고 싶은 음식 먹고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에 민감하지 않아도 되며 암은 절제하지 않는 편이 낫다. 약은 몸이 좋지 않을 때만 복용하고 운전면허증은 가급적 반환하지 말라. 운동은 적당한 산책이 제일 좋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인지장애가 되어도 삶의 힘과 지혜는 마지막까지 남는다.” 일본에서 35년간 노인전문 정신과의사로 활동한 와다 히데키(61) 의 저서 ‘80세의 벽’ 내용의 일부이다.
건강검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은 60세 정도까지는 도움이 되지만 고령자에겐 정상, 비정상의 수치적용이 무리이고 본래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수치에 맞추려고 이약 저약 함께 쓰다가 보면 동맥경화 등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활력이 떨어지고 암 발생 위험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암세포 역시 1센티미터 크기 정도의 종양이 되려면 10여 년이나 걸리고 나이들수록 진행이 느려지며 쉽게 전이가 안 되니까 지켜보는 편이 낫다. 다소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에서 옮겨 보았다.
우리나라는 요즈음처럼 나이 많아본 적이 없다. 지속적 경제발전과 생활수준향상은 영양관리와 함께 의술의 발달로 인한 수명연장으로 노인인구 1천만을 바라보는 초고령사회가 되었다.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지식이 크게 향상되어 개인별 연평균 15회 정도 외래진료를 받을 정도로 건강관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동네의원에서 검사 뒤 종합병원에서 중복검사를 받으면서 X레이만 찍어도 되는데 굳이 MRI나 CT촬영 등 과잉진료가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대로 가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노인 장기 요양보험 등 3가지를 유지하는 데만 국민소득의 50%이상을 사회 보험료로 쏟아 부어야 할 형편이기에 이에 따른 대책도 시급하다.
우리의 인체는 신비한 존재이기 때문에 소우주라고도 한다. 건강한 남자의 체내 세포가 36조 개 정도이며 우리 몸의 핏줄을 모두 연결하면 10만 킬로미터로 지구를 두 바퀴반이나 돌릴 수 있는 길이이고 세계인구 80억 가운데 지문이 똑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한다. 따라서 건강정도의 기준이 되는 각종 건강수치는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고 의학도 불완전하다. 왜냐하면 과학의 발달에 따라 지금의 상식이 몇 년 뒤엔 비상식이 될 수도 있어 의학 상식이나 건강 상식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런데 노인성질환은 증세가 애매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과 함께 서서히 진행되며 80대가 되면 90% 이상이 만성질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소아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듯 노인도 성인의 연장이 아니다. 그런데 소아과는 있는데 노인과는 없다. 이렇게 오래 살줄 몰랐기에 이제야 고령자에 대한 질병연구와 기준을 따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 처음 늙어보기 때문에 노화현상과 질병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건강공포증으로 불안해하는데 약은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진행을 느리게 할뿐이다.
잘 먹고 많이 움직이자. 운동은 천천히 계속해서 하되 무리하지 말자. 가급적 많이 걷는 것이 좋고 함께 어울리고 즐기면서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한다. 늙음은 자연의 섭리이고 병과 함께 살아가는 것도 노년의 숙명이다. 병이 내 몸을 떠날 때는 나도 함께 떠나야 한다.
김교환 기자 시니어 매일 2024. 02. 0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