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남도에 있는 장진호는 일본 사람들이 수력 발전소를 세우려고 팠던 호수라고 한다. 우리가 잘 알듯이 이곳은 한국 전쟁 당시 미군 해병대를 비롯한 많은 피난민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던 곳이기도 하다.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했던 장진호 전투에서 후퇴하던 미군에게는 마지막 한 줄기 희망은 안전한 퇴각이었다.
사상과 이념이 대립하던 시기 그곳에 오랫동안 살아왔던 사람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미군을 좇아 남쪽으로 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배에 탈 수 있는 인원은 제한되어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승선하기 위해 목숨을 건 행렬이 이어진다.
2천 명이 정원이었던 상륙정에도 5천 명의 피난민들을 태워야 했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메러디스 빅토리호라는 화물선에는 1만 4천 명을 태웠다. 승선 인원이 고작 60명인데 말이다. 선적해 있던 모든 화물들을 바다에 버리고 피난민들을 태운 것이다. 추운 겨울 풍랑 없이 중공군의 공격 없이 무사히 부산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하여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회자된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소상공인분들도 울상이다. 나라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