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땅에 요사스러운 기운이 서리었고 / 靑社纏妖氛 바다에는 비린 피가 들끓어 올랐다네 / 滄溟沸腥血 길 빌린 건 큰 돼지가 마구 날뛴 것이고 / 假途類豕奔 솥 물은 건 쥐가 훔친 정도가 아니었네 / 問鼎非鼠竊 삼도 모두 토붕와해 그처럼 무너졌고 / 三都盡土崩 팔도 모두 갈라지고 찢겨져 나갔었네 / 八路更幅裂 여후가 진창길에 빠진 것과 같았고 / 黎侯在泥路 진나라 신하가 고삐 잡은 것 같았네 / 晉臣負羈絏 불을 안고 섶 위 누운 월나라와 같았고 / 越枕火方抱 종묘 제사 고기 못 쓴 제나라와 같았네 / 齊俎肉且輟 위급하다 하자 누가 초나라를 생각했나 / 告急誰憐楚 도와달라 하자 끝내 설나라를 구원했네 / 乞靈終救薛 천자께서 옥으로 된 검을 어루만졌고 / 天子按玉劍 장군께선 금결을 차고서 출정했네 / 將軍佩金玦 삼천 명의 정예로운 군사들은 빛나고 / 三千組練明 십만 명의 용맹한 병사들은 줄 이었네 / 十萬豼貅列 요동 들판 흙먼지가 일어서 어둑했고 / 鶴野煙暗塵 압록강엔 피리 소리 북소리가 울리었네 / 鴨水笳鼓咽 경리할 사람 뽑아 정벌 임무 맡기고자 / 經理委戎務 여기저기 두루 물어 걸출한 이 선발했네 / 疇咨簡俊傑 대궐 안서 염파와 이목을 얻었으니 / 禁中得頗牧 관서의 명문거족 집안 출신이었네 / 關西擅閥閱 문장 솜씨 화려하여 문성이 빛이 났고 / 華藻文星朗 맑은 법규 깨끗하기 흰 구름 같았었네 / 淸規白雲潔 노거에다 대장 깃발 꽂아 우뚝 세웠고 / 鷺車建牙旗 수놓은 옷 묵질로 바꾸어 입었다네 / 繡衣換墨絰 날짜 정한 등예처럼 수심에 잠기었고 / 指日鄧艾愁 얼음 먹은 섭공처럼 속이 모두 탔었네 / 飮氷葉公熱 분란을 해소하려 높은 의기 떨치었고 / 解紛奮高義 남 위급함 구하려고 목숨을 내맡겼네 / 急病任大節 검술은 백원공의 검술처럼 뛰어났고 / 雄劍白猿術 병법은 현녀의 비결처럼 밝았네 / 陰符玄女訣 그 위엄과 그 명성에 산악이 진동했고 / 威聲山岳動 신묘한 계책에는 강과 바다 갈라졌네 / 妙算江海決 신병들이 왜적들의 보루 모두 빼앗자 / 神兵奪集墉 궁한 도적 쫓겨가서 개미 언덕 지키었네 / 窮寇守蟻垤 세 겹으로 포위하니 월훈이 생겨났고 / 三匝月暈成 아홉 번 공격하며 운제를 설치했네 / 九攻雲梯設 왜적들은 숫양 뿔이 울타리에 걸린 거라 / 羊角徒觸藩 사마귀가 수레바퀴 막기는 어려웠네 / 螳臂難拒轍 왜적들이 밤중 틈타 바닷가로 도망치자 / 宵遁先邀阨 모두 멸망시킨 뒤에 아침 먹으려고 했네 / 朝食姑待滅 장궁처럼 손뼉 치고 큰소리로 말할 뿐 / 只抵臧宮掌 그 어찌 역생처럼 혓바닥을 놀리겠나 / 何掉酈生舌 소부로 아침 버섯 주멸하지 않았으나 / 蕭斧菌未誅 홍로에 터럭이 저절로 다 타 버렸네 / 洪爐毛自熱 팔수에서 물결이 흩어지길 기다렸고 / 八水佇濤散 사루에서 안개가 흩어지길 기약했네 / 四壘期霧徹 천시를 놓치기는 어려운 것이라서 / 天時難失誤 왜적들의 기세 이미 모두 다 꺾이었네 / 賊勢已摧折 높은 명망 참으로 꺼리는 것이라서 / 高名固所忌 큰 성공이 도리어 흠집이 나게 됐네 / 大成還若缺 악양은 헐뜯는 글 상자에 가득했고 / 樂羊謗書盈 반초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 절실했네 / 班超歸思切 그러나 조정에선 사실 밝게 알았으니 / 朝廷果洞燭 정직한 이 그 누가 모함할 수 있었겠나 / 正直詎媒蘖 접역에선 머무르길 간절히 바랐건만 / 鰈域方願留 홍저께서 갑자기 떠나간다 고하였네 / 鴻渚遽告別 유영에서 전송하는 잔치가 열리니 / 柳營祖席開 옥장이 보루 위에 높다랗게 펼쳐졌네 / 玉帳雲壘凸 신선 자취 속세와 나누어져 떠나가매 / 仙蹤凡界分 이별하는 생각에 마음 근원 고갈됐네 / 離想情源竭 제공들은 이뤄 놓은 규정을 떠받들고 / 諸公奉成規 새 장군은 예전의 법도를 준수했네 / 新府遵舊臬 추한 무리 모두들 다 충신에 감동했고 / 醜類感忠信 맹서하며 속임수를 안 쓰리라 경계했네 / 盟書戒詐譎 오랑캐 땅에 이미 교화 두루 퍼졌고 / 四裔化初漸 삼한 땅 우리나라 치욕 이미 씻겨졌네 / 三韓恥旣雪 위나라는 망했던 걸 이에 다 잊게 됐고 / 衛國乃忘亡 송나라의 사직이 그 덕분에 안 끊겼네 / 宋祀賴不絶 군자들은 원숭이와 학으로 안 변하였고 / 君子辭猿鶴 백성들은 물고기가 되는 것을 면하였네 / 萬姓免魚鼈 그 어찌 단포의 정벌보다 못하리오 / 丹浦征何讓 백등에서 싸운 것과 그 공이 비등하네 / 白登功可秩 기둥에다 단청 칠해 생사당 지은 다음 / 畫樑建生祠 아름다운 글 비석에 새로이 새기었네 / 黃絹記新碣 관현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고 / 絃管奏雅頌 큰 국자로 술을 떠서 오래 살길 기원했네 / 大斗祝耆耋 하늘 같은 자태를 볼 수 없게 되었기에 / 未覩霄漢姿 몇 번이나 세월 빠름 탄식을 하였던가 / 幾嘆光陰瞥 천금처럼 그 모습을 우러러 사모하며 / 千金慕典刑 열 겹으로 잘 포장해 조심스레 모시었네 / 十襲費提挈 육법으로 교묘하게 그림을 안배하여 / 六法巧安排 어느 한 점 삐딱하게 찍히지가 않았네 / 一點不蹇拙 회칠한 벽에다가 화상을 걸어 놓자 / 粉壁垂寶軸 하얀 깁서 채색 무늬 생동을 하는구나 / 霜綃生彩纈 연함에선 기이한 의표가 드러나고 / 燕頷異表著 서뇌에는 기이한 무늬가 맺혀 있네 / 犀腦奇文結 허리띠를 풀고 있는 그 모습 아련하고 / 緩帶藹神采 윤건을 쓰고 있는 그 풍모는 늠름하네 / 綸巾凜風烈 검은 표범 안개가 낀 골짝에서 나오고 / 玄豹出霧壑 큰 봉새는 단혈에서 한가로이 노니누나 / 大鳳戲丹穴 덕스러움 부합하니 공경하기 마땅하고 / 符德容宜敬 의로운 모습 어찌 색깔이 바래리오 / 形義色豈涅 영명한 눈초리는 번개치는 것과 같고 / 英盻訝回電 아름다운 가르침은 톱밥 쏟는 것과 같네 / 佳誨怳霏屑 옛날과 지금이 또 다시금 가고 오니 / 今昔復去來 색과 상이 저절로 다시금 바뀌누나 / 色相自更迭 향기로운 제수 차려 제사를 지내면서 / 享祀供芬苾 우러러 바라보며 서로들 기뻐하네 / 瞻望爭快悅 범상 모습 오히려 구리로 주조했고 / 范相尙鑄金 위공은 오히려 쇠를 걸어 두었다네 / 衛公猶掛鐵 감당나무 보면서는 남긴 사랑 노래하고 / 甘棠詠遺愛 대수 보곤 영명한 그 모습을 그리누나 / 大樹思英哲 하물며 우리나라 재조해 준 그 은혜는 / 況此再造恩 같이 함께 말하기가 어려운 데이겠나 / 難與一飯說 그 은공에 보답할 마음 뼈에 새겼는데 / 圖報骨仍鏤 환난 당함 생각하니 목이 다 메이었네 / 省患心每噎 선왕께선 가까이서 직접 마주 대하였고 / 先王承警欬 과군께선 기다리는 마음 더욱 간절했네 / 寡君增佇渴 태평한 운 돌아와서 요순 같은 임금 만나 / 泰運逢堯舜 세운 공훈 직설보다 훨씬 더 뛰어났네 / 勳業邁稷契 채색 깃발 세우고서 요동 지역 떠맡자 / 蜺旌任遼東 오랑캐들 요사한 짓 못하게 되었다네 / 蠻種戢妖孼 난초 지초 향기에 젖듯 은혜 입혀졌고 / 惠澤蘭芷浴 벼락치듯 번개치듯 호령 소리 울리었네 / 號令雷霆掣 감싸 줌은 외방까지 모두 감싸 주었는데 / 蔭芘固無外 달려가서 따르려나 길 없어서 한스럽네 / 往從恨有截 성대한 덕 제대로 잘 표현하고 싶은 맘에 / 盛德欲摸寫 못난 말을 끙끙대며 찾아다가 글 지었네 / 癡語困搜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