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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백, 태백, 소백을 합해 '삼백'이라 한다지요.
대간1차팀(북진) '달'님 지피엑스 자료에는 죽령-피재 97km..
대간4차팀(남진) 대간산행기 No.264 '갱비'님의 지피엑스 자료에는 피재-죽령 101km..
정확한 거리를 알수있으면 좋겠지만..
방장님도 97km라 하시니.. 걍 편의상 '97km 플러스 알파' 라 할랍니다.
어차피 제가 걸은 실제거리는 두분의 자료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족하지는 않을테니...
작년말에 방장님께서 올려준 12년도 산행계획에서 처음으로 삼백종주를 접하고...
한동안 잊고 지냈는 데..
1월 정산 소백왕복종주 하산길에 '프리미'님의 언급으로 잊었던 2월 이벤트 삼백이를 떠올렸고..
여차저차...
2월4일.. 용기백배.. 의욕충만.. 삼백이를 만나러 홀로 갑니다.
※ 2월4일 산행구간거리와 소요시간 및 누적거리와 시간
피재(06:50발) ㅡ 1.1km(35분소요) ㅡ 낙동정맥갈림길(누적거리 1.1km. 누적시간 35분) ㅡ 1.9km(1시간32분소요)
ㅡ 매봉산 천의봉(3km. 2시간7분) ㅡ 2.65km(1시간25분소요) ㅡ 비단봉(5.65km. 3시간32분) ㅡ 880m(34분소요)
ㅡ 쑤아밭령(6.53km. 4시간6분) ㅡ 2.8km(3시간37분소요) ㅡ 금대봉(9.33km. 7시간43분) ㅡ 1.2km(1시간31분소요)
ㅡ 두문동재(10.53km. 9시간14분)
등로에 쌓여있는 눈으로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 두문동재에서 다음을 기약하며 태백시내로 중탈합니다.
그리고
이래저래 심사숙고...
이왕지사 마음먹었던 거..
인터넷 이곳저곳 기웃기웃 하여 얻은 정보 시간 흐르면 잊어 버릴거 뻔한지라..
내친김에 2월23일 삼백이 만나러 태백으로 다시 홀로 갑니다.
※ 2월24~26일 산행구간거리와 소요시간 및 누적거리와 시간
피재(2월24일 02:30 출발) ㅡ 1.1km(23분소요) ㅡ 낙동정맥갈림길(누적거리 1.1km. 누적시간 23분) ㅡ 1.9km(55분소요)
ㅡ 매봉산 천의봉(3km. 1시간18분) ㅡ 2.65km(4시간소요) ㅡ 비단봉(5.65km. 5시간18분) ㅡ 880m(21분소요)
ㅡ 쑤아밭령(6.53km. 5시간39분) ㅡ 2.8km(1시간14분소요) ㅡ 금대봉(9.33km. 6시간53분) ㅡ 1.2km(27분소요)
ㅡ 두문동재(10.53km. 7시간20분) ㅡ 980m(35분소요) ㅡ 은대봉(11.51km. 7시간55분) ㅡ 1.9km(41분소요)
ㅡ 제2쉼터, 적조암갈림길(13.41km. 8시간36분) ㅡ 1.2km(44분소요) ㅡ 중함백(14.61km. 9시간20분) ㅡ 1.1km(41분소요)
ㅡ 함백산(15.71km. 10시간01분) ㅡ 1km(25분소요) ㅡ 태백선수촌도로(16.71km. 10시간26분) ㅡ 1.66km(47분소요)
ㅡ 만항재(18.37km. 11시간13분. 32분휴식) ㅡ 2.65km(54분소요) ㅡ 수리봉(21.02km. 12시간39분) ㅡ 990m(33분소요)
ㅡ 화방재(22.01km. 13시간12분. 46분휴식) ㅡ 1km(37분소요) ㅡ 산령각(23.01km.14시간35분) ㅡ 1.9km(50분소요)
ㅡ 유일사매점(24.91km. 15시간25분) ㅡ 1.69km(1시간08분소요) ㅡ 천제단(26.6km. 16시간33분) ㅡ 3.75km(1시간59분소요)
ㅡ 깃대배기봉(30.35km. 18시간32분) ㅡ 3.75km(2시간36분소요) ㅡ 차돌배기(34.1km. 21시간08분) ㅡ 2km(1시간42분소요)
ㅡ 신선봉(36.1km. 22시간50분) ㅡ 2.1km(1시간01분소요) ㅡ 곰넘이재(38.2km. 23시간51분) ㅡ 1.7km(1시간33분소요)
ㅡ 고직령(39.9km. 25시간24분) ㅡ 1.3km(1시간04분소요) ㅡ 구룡산(41.2km. 26시간28분) ㅡ 1.5km(1시간05분소요)
ㅡ 임도1(42.7km. 27시간33분) ㅡ 2.3km(1시간26분소요) ㅡ 임도2(45km. 29시간31분) ㅡ 1.6km(37분소요)
ㅡ 도래기재(46.6km. 30시간08분) ㅡ 2.6km(1시간53분소요) ㅡ 옥돌봉(49.2km. 32시간01분) ㅡ 2.9km(1시간14분소요)
ㅡ 박달령(52.1km. 33시간15분) ㅡ 5.1km(2시간38분소요) ㅡ 선달산(57.2km. 36시간18분) ㅡ 1.9km(45분소요)
ㅡ 늦은목이(59.1km. 37시간03분) ㅡ 1km(43분소요) ㅡ 갈곶산(60.1km. 37시간46분) ㅡ 4.8km(2시간19분소요)
ㅡ 마구령(64.9km. 40시간05분) ㅡ 7.8km(4시간22분소요) ㅡ 고치령(72.7km. 44시간27분) ㅡ 9.86km(6시간09분소요)
ㅡ 늦은맥이(82.56km. 50시간36분) ㅡ 1.85km(1시간21분소요) ㅡ 국망봉(84.41km. 51시간57분) ㅡ 3km(2시간19분소요)
ㅡ 비로봉(87.41km. 54시간46분) ㅡ 4.1km(3시간28분소요) ㅡ 연화봉(91.51km. 58시간14분) ㅡ 6.9km(2시간38분소요)
ㅡ 죽령(98.41km. 60시간52분)
※ 4구간으로 구분
피재 ㅡ 화방재 : 22.01km. 13시간12분 ( 2월24일 02:30 ~ 15:42 )
화방재 ㅡ 도래기재 : 24.59km. 16시간56분 ( 2월24일 15:43 ~ 25일 08:38 )
도래기재 ㅡ 고치령 : 26.10km. 14시간19분 ( 2월25일 08:39 ~ 22:57 )
고치령 ㅡ 죽령 : 25.71km. 16시간25분 (2월25일 22:58 ~ 26일 15:22 )
※ 소요시간과 누적시간에는 알바 및 휴식시간이 포함되었구요.
시간체크는 사진찍힌 시간으로.
구간거리는 대간1차팀의 '달'님 자료를 참고로 했습니다만 일부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간거리와 소요시간 및 누적거리와 누적시간을 정리하여 자세하게 올리는 이유는
후답자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것입니다만 전구간 등로에 많게는 50cm, 적게는 10cm 정도 쌓인 눈으로 인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는 것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소요시간에서 30%를 빼면 눈 없을 때의 평균소요시간이 될 듯 합니다.
※ 먹거리
행동식 ㅡ 초코바 5개, 연양갱 2개, 봉지빵(800원짜리) 2개, 샤니 꿀호떡 2개, 크라운 빅파이 5개,
오리온 참붕어빵 5개, 물 500ml 2개, 콜라 500ml 1개, 포카리스웨트 500ml 4개, 라면 2개,
만항재 휴게소매점 ㅡ 감자전 1, 포카리스웨트캔 1, 막걸리 1병,
화방재 근처 식당 ㅡ 육개장.
사진은 매수가 많아 작게 올립니다만 크게 보고싶은 사진은 클릭하시면 원본으로 크게 보실수 있는거 아시죠. ^^
그럼 2월4일 산행 이야기 부터 시작합니다.
( 삼수령 피재. 2월4일 06 :45 )
2월3일 저녁, 영주터미널 근처 공영주차장에 애마를 주차해놓고
19시15분 출발 시외버스를 타고 태백으로 갑니다.
태백까지 두시간 소요, 요금은 12,800원.
밤9시가 조금 넘어 태백에 도착.
터미널 앞 식당에서 육회비빔밥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터미널 맞은편 골목으로 약200m쯤에 있는 성지사우나에서 잠을 자고.
4일 05시30분에 사우나에서 나오니 바람이 불고 눈발도 조금 날리더군요.
터미널 앞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택시를 타고 피재로 갑니다.
기사님께서 혼자가냐며 눈이 많을거라며 조심하고 두문동재까지 가보고 더 못가면 전화하라고 명함을 주십니다.
미터기에 5,000원이 찍혔는데 50% 할증을 내야 한다며 7,500원을 받더군요.
피재에 설치된 온도계에 영하8도.
매점은 벌써 문을 열고 영업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06시50분 피재를 출발합니다.
바람소리 요란하고 여전히 눈발도 조금 날립니다.
풍력단지로 올라가는 도로를 따라가다 시그널을 보고 등로로 접어 듭니다.
흐릿한 발자국을 따라 그리 어렵지않게 낙동정맥 갈림길에 착.
( 낙동정맥 갈림길. 07 :25 . 누적거리 1.1km. 누적소요시간 35분 )
피재 방향에서 올라 온 저의 흔적입니다.
무릎까지 푹푹..
매봉산 천의봉으로 올라가는 등로.
옆에 정맥팀에서 달아놓은 J3시그널이 있어 반가웠구요.
이곳부터는 러셀이 되어있지않아 힘들고 어렵게 진행을 합니다.
( 고랭지채소재배단지. 07 :42 )
고랭지채소밭이 시작되는 곳.
사진으로는 느껴지지 않지만 바람이 엄청 세차게 불어옵니다.
등로는 말뚝 바깥으로 이어지지만 눈이 너무 많이 쌓여있어 눈이 없는 밭으로 진행하다가
어렵게 등로를 찾아 이리저리 러셀을 하며 겨우겨우 천의봉에 오릅니다.
( 08 :52 )
천의봉 직전 이정표지판 입니다.
저의 흔적...사진으로는 저래 보여도 무릎위 까지 푹푹..
( 매봉산 천의봉. 08 :57. 3km. 2시간07분 )
드뎌 천의봉에 착.
40~5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두시간이나 걸려서.
천의봉에서 풍력발전기 있는곳까지 내려가는 등로는 쌓인눈과 상고대로 환상적 입니다.
마치 아름다운 꿈을 꾸듯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 바람의 언덕. 09 :15 )
바람의 언덕 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사진풍경은 저리도 평화로워 보이지만...
엄청난 바람에 몸이 휘청거립니다.
( 바람의 언덕 풍차. 09 :21. 2시간31분 )
가슴을 맞대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서로
온기를 나누며 살아야 하느니.
겨울이 추운 것은
서로 손 잡고 살라는 뜻이다.
손 잡아 마음까지
나누며 살라는 뜻이다.
( 이정하 ' 그 겨울 ' 중에서 )
( 매봉산 표지석. 09 :26. 2시간36분 )
( 고랭지채소재배단지 끝지점. 09 :48 . 2시간58분 )
저기 홀로 있는 풍력발전기 말고 우측 여러개중에 맨앞에 있는 발전기 옆에 매봉산 표지석이 있고요.
그 발전기를 등지고 시그널이 달려있는 등로를 통해 나무사이로 빠져나와 요앞까지 거의 직선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눈이 녹은뒤에는 밭사이로 간간이 달려있는 시그널이 진행을 안내해줄테고..
중간에 이정표지판도 몇개 있습니다.
( 비단봉. 10 :22. 5.65km. 3시간32분 )
비단봉 표지석은 정상을 조금 지나 전망이 좋은 절벽위에 있구요.
비단봉에서 바라보이는 금대봉으로 가는 마루금 입니다.
좌측은 은대봉 가운데는 두문동재 우측은 금대봉.
두문동재(싸리재)에서 내려오는 옛도로가 보입니다.
쌓여있는 눈이 녹아야 차량통행이 가능할테구요.
4일에 두문동재에서 중탈할때 저도로를 걸어내려 왔습니다.
정상부에 봄 부터 가을까지 아름다운 야생화 화원이 펼쳐지는 대덕산.
골짜기 가운데쯤 하얀곳 좌측 조금 안쪽에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가 있지요.
비단봉에서 쑤아밭령까지는 내리막 입니다.
( 쑤아밭령. 10 :56. 6.53Km. 4시간06분 )
쑤아밭령... 그 지역에서는 창죽령 이라고도 한답니다.
( 금대봉. 14 :33. 9.33km. 7시간43분 )
쑤아밭령에서 금대봉까지는 급경사 오르막 조금 있고 거의 완만한 오름의 연속으로 봐야할 듯 합니다.
눈이 다 녹은뒤에는 많이 힘들지 않을 듯 합니다.
( 임도. 14 :52. 9.88km. 8시간02분 )
금대봉 정상에서 500m쯤 내려오면 임도을 만납니다.
금대봉에서 눈쌓인 등로를 헤치며 내려 온 저의 흔적 입니다.
( 임도가 시작되는 곳에 있는 안내도. 클릭하여 원본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
말이 임도..
눈이 완전 허리까지...
이리저리 눈이 적게 쌓인곳을 찾아 헤치고..
쌓인눈속을 헤엄치듯 두문동재까지 겨우 내려왔습니다.
( 두문동재. 16 :04. 10.53km. 9시간14분 )
표지석 옆으로 멀리 보이는 봉우리는 비단봉.
피재에서 평균 3시간이면 올수있는 거리를 9시간이 넘게 걸렸고.
눈길 헤치고 오느라 체력도 고갈되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중탈하기로 합니다.
두문동재에서 은대봉으로 오르는 등로.
사진에서 보듯이 러셀은 되어 있지만 쌓인눈의 양이 너무 많아 다음을 기약합니다.
두문동재 풍경과 금대봉.
저리 보여도 두문동재 해발 높이 1268m 입니다.
두문동재에서 땡겨 본 매봉산 천의봉과 풍력발전단지.
24일에 왼쪽끝 풍력발전기 근처에서 엉뚱한 곳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캄캄한 암흑속에서 장장 3시간동안 알바를 합니다.
태백시내 방향으로 내려가는 옛도로.
보시다시피 많은눈이 쌓여있고
앞서 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내려 갑니다.
한참을 내려가면 두문동터널을 빠져나온 38번국도를 만납니다.
1시간30분정도 걸은뒤 용연동굴 입구 못미쳐 지나가던 분께서 태백터미널까지 태워주셨는데...
제가 세우지도 않았는데 그분께서 스스로 차를 세우고 저를 태워주시더군요.
30대초중반쯤..
전주에 사는데 지리산에는 몇번 갔었고...
처음으로 태백산에 온다고..
그분은 당골로 간다고 어디에 내려주면 되냐기에 터미널 근처에 내려주면 된다했는데..
터미널 바로앞에 까지 .
너무나 고마워서 내릴때 감사의 표시를 하려 지갑을 여니 안받는다고 극구사양하시더군요.
저는 주려하고 그분은 안된다고 실랑이를 하다가 할수없이 그냥 내렸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분.
생기기도 참 잘생겼고 부인도 엄청 미인이시고 첫돌도 안되보이는 아기도 아주 귀엽고.
곧 바로 태백터미널.
영주까지 오는 버스는 끊어졌고 봉화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봉화에서 영주까지는 시내버스.
차량회수 집으로.
2월4일에 시도했던 삼백종주는 그렇게 마무리 합니다.
그리고 20일후인 23일 오후 삼백이를 만나러 다시 태백으로 갑니다.
이번에는 풍기역 앞에 애마를 주차해놓고 시내버스(1,550원)를 타고 영주시외버스터미널로.
풍기에서 영주터미널까지 15분소요.
터미널 앞 기사식당(김치찌개 6,000원)에서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17시45분발 태백행(12,800원)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19시30분에 태백에 도착하여 곧 바로 태백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골목안 약200m쯤에 있는
성지사우나(7,500원)에서 일찍 잠자리에 들지만...
좀체로 깊은잠을 이루지 못하고 가수면상태로 얕은잠을 취하고 밤12시20분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장시간 산행하는 동안 내다리에 힘이 되어줄 테이핑을 정성껏 하고
24일(금요일) 01시20분에 사우나를 출발합니다.
터미널 옆 또와실비기사식당에서 식사를.
그 식당은 24시간 문을 연답니다.
제육볶음을 해주실수 있냐니 원래 만오천원인데 혼자이니 만원짜리를 해주신답니다.
식사를 하고 택시로 피재로 갑니다.
심야할증이 붙어 8,700원이 나오더군요.
피재 온도계에 영하3도.
별로 춥지도 않고 약하게 눈발이 내리고 바람은 조금 시원한 정도로 불고.
( 삼수령 피재. 2월24일 02 :25 )
발목스패츠를 안에 하고 겉에 무릎까지 오는 스패츠까지 두개를 하고 아이젠까지 준비를 단단히 한 후에 02시30분에
피재를 출발 합니다.
바람의 언덕(매봉산 풍력발전단지)으로 오르는 도로를 따라 가다 지난번 처럼 시그널을 따라 등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저번보다는 러셀이 많이 되어 있어 낙동정맥갈림길 까지는 쉽게 왔구요.
( 낙동정맥 갈림길. 02 :53. 누적거리 1.1km. 누적소요시간 23분 )
바람은 많이 불지않지만 구름인지 안개인지 자욱하여 랜턴불빛이 있어도 많이 어둡구요.
정맥팀께서 달아놓은 J3시그널이 반겨줍니다.
장거리산행 중에 만나는 클럽시그널은 무척 큰힘이 됩니다.
( 매봉산 천의봉. 03 :48. 3km. 1시간18분 )
천의봉까지 오는 중에 좀 헤맸습니다.
고랭지채소재배단지 까지는 잘 왔는데 풍력발전단지로 오르는 도로를 만난곳에서 등로를 찾지못해
그냥 도로를 따라 올라오다 그대로 계속 가면 천의봉을 지나칠거 같아 무턱대고 러셀을 하여 진행중...
다행히 등로를 찾아 천의봉까지 무사히 올랐고.
천의봉에서 내려와 바람의 언덕을 지나는 중에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며 나는 삐끄떡 거리는 소리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귀에 거슬립니다.
고장이 난 듯 한데...빨리 수리를 했으면 하는 바램을.
( 매봉산 표지석. 04 :08 . 1시간38분 )
구름인지 짙은안개 때문인지..
랜턴불빛을 비추고 후레쉬을 터트려도 저렇게 흐릿합니다.
저 표지석이 있는 곳 옆 풍력발전기에서 시그널이 걸려있는 등로를 따랐어야 했는데...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 러셀이 하기 싫어 밭으로 진행하여 뜻하지 않게 3시간동안 알바를 합니다.
밭 가장자리를 따라 진행하다 등로 약20~30m 전방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내려가는 판단실수를..
환한 낮이였으면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 텐데...
칠흑같은 깜깜한 밤이라...어이없는 실수를.
한참을 내려갔다 올라갔다 옆으로 갔다 돌아왔다를 반복하다 가 시간을 보니 05시58분.
자꾸 이동하면 체력만 소진될듯 하여 그자리에 멈춰서서 밝아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좀 있으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더군요.
멀리서 아련히 들려오는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를 따라 정상등로를 찾았지요.
아래그림은 2월4일에 찍은 사진에 알바행로를 그려본것 입니다.
빨간색 A지점에 매봉산표지석이 있구요.
그곳에서 노란선이 정상등로 입니다.
그리 내려왔어야 했는데...키작은 나무사이로 러셀이 하기싫어서 빨간선을 따라 밭가장자리로 진행했던것이 화근.
그래도 파란색 A지점까지 왔으면 되었을 텐데..그 20~30m 전방에서 내려가는 바람에..
깜깜한 밤에 저 빨간선 처럼 어지럽게 온밭을 헤매고 다니다 가...
05:58분에 빨간색 B지점에서 멈춰 날이 밝기를 기다렸고.
날이 밝은 다음에 파란색 A지점으로 와서 07:10분에 파란선을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을 합니다.
파란색 A지점부터 노란색 A지점까지는 밭사이로 난 등로이고.
노란색 A,B지점에 대간길 이정표지판 있구요.
노란색 B지점 부터 노란선이 정상 등로 입니다.
밭에 배추가 심겨지는 계절에는 노란선을 따라야 하겠지요.
노란색 B지점 부터 파란선은 제가 그냥 눈밭을 헤치고 올라 온 경로 입니다.
( 위 알바그림에 파란색 A지점. 07 :06. 4시간36분 )
매봉산표지석 있는곳에서 정상 등로로 진행하면 저곳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 비단봉. 07 :48. 5.65km. 5시간18분 )
저는 배낭에 세개의 시그널을 달고 다닙니다.
하나는 제 닉네임이 붙은 시그널.
그리고 작년6월에 했던 '영덕에서 왜관까지 180km 호국산행'시그널.
또 하나는 3대숙제을 마치고 클럽장님의 친필싸인을 받은 시그널.
그 싸인 받을 때 생각이 나네요.
재작년 5월말에 지리태극종주를 완주하고 그 7월 정기산행 덕유종주을 위해 육십령에서 만난 방장님께
시그널에 싸인해 달라고 하니...
쑥스럽다며 싸인해 주셨죠.
두장을 받았는데...하나는 배낭에 달고 다니고 나머지 하나는 컴퓨터 앞 벽에 걸어놓고 수시로 바라보곤 합니다.
방장님은 제인생에 두번째로 만난 캡틴 입니다.
Captain! Oh, My Captain! ^^
( 쑤아밭령. 08 :09. 6.53km. 5시간39분 )
비단봉에서 내려 온 방향 입니다.
( 금대봉 약200m전 지점. 09 :15. 6시간45분 )
금대봉으로 오르다 상고대를 배경으로 찍은 셀카사진.
저렇게 탱탱하고 샤방샤방한 얼굴이 끝부분에 확인하시겠지만..
이틀 후.. 54시간07분 후에는 쭈글쭈글한 완전 거지꼴로 변합니다.
( 금대봉. 09 :23. 9.33km. 6시간53분 )
금대봉은 양강발원봉 입니다.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실제로는 검룡소 보다 위에 있는 금대샘이 금대봉 북쪽 기슭에 있고.
낙동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태백시내의 황지연못...
하지만 실제로는 금대봉 남쪽 기슭 두문동재 옛도로 근처에 있는 너덜샘이 낙동의 발원지라 합니다.
금대봉에서 두문동재로 내려가는 등로.
금대봉에서 두문동재 까지는 완만한 내리막의 연속이고..
4일과 다르게 러셀이 잘 되어있어 수월하게 두문동재로 내려섭니다.
( 두문동재. 09 :50. 10.53km. 7시간20분 )
두문동재 옛도로.
( 두문동재 옆에 쌓은 돌탑 )
사랑한다는 말은
기다린다는 말인 줄 알았다.
가장 절망적일 때 떠오른 얼굴
그 기다림으로 하여
살아갈 용기를 얻었었다.
기다릴 수 없으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줄 알았다.
아무리 멀리 떠나 있어도
마음은 늘 그대 곁에 있는데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살았다.
< 서정윤의 '사랑한다는 말은' 중에서 >
( 두문동재 등산로 안내도 )
( 은대봉 오름 풍경. 10 :07 )
생각 나느니 그리운이여
나는 무슨 이유로
전생의 어느 호젓한 길섶에
그대를 두고 떠나 왔던가
< 이외수의 '雪夜' 중에서 >
( 은대봉 올라가는 등로 )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 안도현의 '그대에게 가고싶다' 중에서 >
다른 이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그리움의 무게를
바람에 실어 보내며
오늘도 태연한 척 눈을 감는
나무여 사랑이여
< 이해인의 '사랑도 나무처럼' 중에서 >
( 은대봉. 10 :25. 11.51km. 7시간55분 )
스틱은 벌써 지쳤나 봅니다.
서있지을 못하고 자꾸 누워 버립니다.
( 제2쉼터, 적조암 갈림길. 11:06. 13.41km. 8시간36분 )
적조암 갈림길에 오니 젊은친구들 세명이 쉬고 있고 나머지 한사람은 적조암 방향에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오늘 처음 만나는 산객들이죠.
제2쉼터 등산안내도 바로 옆에 있는 이정표지판인데 거리가 잘못되어 있는 듯 합니다 .
( 제3쉼터. 11:45. 9시간15분 )
제3쉼터는 중함백 가까운곳에 있구요.
조망을 감상할수있는 전망장소인데...이날에는 날씨가 흐려서 멀리 못 보고 걍 상고대와 눈꽃만 실컷 봅니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 강은교의 '사랑법' 중에서 >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ㅡ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
( 중함백. 11:50. 14.61km. 9시간20분 )
맑은 날에는 함백산 정상이 보일텐데...흐린건지 구름때문인지 조망이 거의 없습니다.
중함백에서 한참동안 급경사 내리막이 이어집니다.
너무 바쁘게 달려온
우리 삶의 길목에서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기에
고맙고
그 먼길
홀로이지 않기에
더욱 다정하다.
< 서정윤의 '등불 밝혀 들고' 중에서 >
사람들은 누구나 말합니다
사노라면 기쁨과 즐거움 뒤에
어려움과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며
비에 젖어 쓸쓸한 날도 있다는 걸
모래성을 쌓듯 몇 번이고 헛된 꿈에
무릎을 끓어야 한다는 걸
그럴수록 우리는 둘이서 둘이 아닌
하나이 되렵니다
< 김후란의 '둘이서 하나이 되어' 중에서 >
( 함백산 정상 직전풍경. 12 :10. 9시간40분 )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 정호승의 '너에게' 중에서 >
괴로움으로 하여
그대는 울지 말라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무도 곁에 없는 겨울
홀로 춥다고 떨지 말라
< 안도현의 '그대에게' 중에서 >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당신은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차라리 당신에게서 떠나고자 할 때
당신은 또 그렇게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남들은 그리움을 형체도 없는 것이라 하지만
제게는 그리움도 살아 있는 것이어서
목마름으로 애타게 물 한 잔을 찾듯
목마르게 당신이 그리운 밤이 있습니다.
< 도종환의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중에서 >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습니다
서러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외로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사나운 거리에서 모조리 부스러진
나의 작은 감정들이
소중한 당신 가슴에 안겨들은 것입니다
< 조병화의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중에서 >
혼자 있으면 차오르는 충만한 평화
혼자 있을 땐 고독마저도 감미롭다
혼자 있을 땐 외로움마저도 사랑스럽다
혼자 있을 땐 그리움마저도 행복하다
혼자 있을 땐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 이수인의 '혼자 있을 때' 중에서 >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ㅡ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 김재진의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중에서 >
눈을 뜨면 문득 한숨이 나오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나
불도 켜지 않은 구석진 방에서
혼자 상심을 삭이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정작 그런 날 함께 있고 싶은 그대였지만
그대를 지우다 지우다 끝내 고개 떨구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 이정하의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중에서 >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조병화의 '고독하다는 것은' 중에서 >
( 함백산 인증사진. 12 :31. 15.71km. 10시간01분 )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높은 함백산 정상..
중년의 산객 한분이 계시기에 부탁하여 인증사진을 찍고..
정암사쪽에서 올라왔냐고 물으시기에 더 멀리 피재에서 시작했다고 말씀드리니
그분은 만항재에서 시작했다고 하시더군요.
내 마음엔
그리움이 너무 많아
이렇게
홀로 고독해지는 순간이면
.
.
.
고독에 휩싸이는 날이면
심장 속으로까지 파고드는
고독이 너무 깊다
아무리 눈물을 흘려도
내 가슴만 적시는 눈물이기에
안타깝다
< 용혜원의 '고독에 휩싸이는 날이면' 중에서 >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 조지훈의 '사모' 중에서 >
( 함백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만항재 방향 )
잊으라 한다고
잊혀지나요
잊지 말라 하여도
잊혀지듯이
잊으라 한다고
잊혀지나요
.
.
수많은 전설
그 진실마저
가엾은 날개를 접고
거리에서
바다에서
눈물로 죽어가도
< 신진호의 '눈 오는 날' 중에서 >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 이외수의 '더 깊은 눈물 속으로' 중에서 >
함백산 정상에서 만항재 방향으로 내려가는 등로는 급경사 내리막 입니다.
올라올때에는 숨이 목에 턱턱 차오를 듯..
완전 깔딱고개.
( 태백선수촌 입구 도로. 12 :57. 16.71km. 10시간27분 )
태백선수촌 도로에서 만항재 까지는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 수준의 등로가 이어집니다.
( 만항재 풍경. 13 :35. 11시간05분 )
저기 보이는 도로의 끝부분이 만항재.
만항재 우측에 휴게소 매점이 있습니다.
진행해야 할 등로는 휴게소 맞은 편 군부대로 들어가는 도로를 따라 진입해야 합니다.
( 만항재. 13 :43. 18.37km. 11시간13분 )
만항재 휴게소매점에 들어가 포카리스웨트캔 하나 마시고
감자전에 막걸리 한병 마시며 쉬었다 14:15에 출발.
군부대 진입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니 부대정문이 나옵니다.
부대정문에서 눈이 치워진 오른쪽 철조망을 따라 모퉁이를 도니 길이 막혔고..
그때 철조망 안에서 군인 한명이 제가 있는쪽으로 다가옵니다.
군인이 뭐라 하기전에 제가 먼저 어평재로 가려 하는 데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어보니...
여기는 어평재 가는길이 없으니 만항재로 뒤돌아 내려가 도로를 따라 가야 한다고 합니다.
알았다고 하고 정문쪽으로 천천히 돌아나오며 군인이 건물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정문에서 재빠르게 좌측철조망을 따라가보니 그곳이 어평재(화방재)로 가는 등로 더군요.
등로 바닥에 여러장의 시그널이 널려 있는걸 보니 군부대에서 일부러 시그널을 제거한 듯 보입니다.
빠른걸음으로 군부대를 벗어나 수리봉으로 갑니다.
쭈욱 내리막으로 이어지다 몇개의 봉우리를 넘어 수리봉에 도착합니다.
( 수리봉. 15 :09. 21.02km. 12시간39분 )
수리봉에서 화방재 까지는 급경사 내리막으로 한참 이어지다 완만한 내림길이 됩니다.
반대로 화방재에서 수리봉으로 올라오게 되면 무척 힘이 들듯 하고요.
( 화방재. 15 :42. 22.01km. 13시간12분 )
화방재에 도착하여 식당으로 가니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더군요.
옆에 있는 매점으로 가서 물으니 식당주인이 외출했다며
아랫쪽으로 500m쯤 내려가면 식당이 있다며 거기 맛있게 잘 하니 거기로 가보라고 합니다.
매점에 배낭을 맡겨놓고 걸어내려가는 데 지난가던 고마운분께서 식당앞에까지 태워주고.
태백산유일사매표소 조금 아랫쪽에 식당이 있더군요.
마주보고 식당이 두개 있는데 어느곳으로 들어갈까 잠시 고민후에 메뉴에 순대국밥이 있는곳으로.
들어가 보니 가게와 같이 하는곳인데...
순대국밥은 안된다하여 육개장을 먹었는데..
고기도 안들엇고 반찬도 별로.
맞은편 집으로 들어가지 않은것이 후회스럽더군요.
식사를 하고 걸어서 화방재 매점으로 돌아왔구요.
매점에서 포카리스웨트(500ml 2개), 물(500ml 1개),연양갱 2개,초코바 2개를 사서 배낭에 넣고
16:30분에 화방재(어평재)를 출발.
사길령까지는 약간의 오르막이 있지만 대체로 편안한 산길 입니다.
( 사길령. 16 :40. 22.51km. 14시간10분 )
사길령에는 매표소가 있더군요.
어른의 입장료 2,000원.
( 사길령 매표소 옆 등산로안내판 )
매표소 옆 벤치에서 어두워지기전에 야간산행 준비를 미리 합니다.
랜턴에 건전지를 새것으로 갈아끼우는 데...
매표소에서 직원이 나오더군요.
입장료를 내라 하려는가 했는데 저를 본체도 하지않고 그냥 길을 내려 가 차를 세워놓은곳으로 갔습니다.
퇴근을 하는 모양 입니다.
사길령에서 부터 삼백의 두번재.. 태백산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산령각까지 거의 오르막길 입니다.
( 산령각. 17 :05. 23.01km. 14시간35분 )
산령각 앞에 있는 이정표지판.
( 유일사 갈림길. 17 :35. 24.41km. 15시간05분 )
유일사매표소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 유일사 능선 갈림길. 17 :43. 15시간13분 )
세찬 바람이 불어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두건을 착용합니다.
( 유일사 쉼터. 17 :56. 24.91km. 15시간26분 )
유일사 쉼터에서 유일사매표소로 내려가는 등로는 꽤 넓고 많은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있습니다.
산객들의 왕래가 많은 모양입니다.
사길령에서 산령각을 거쳐 올라오는 등로에는 산객들의 흔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 유일사 쉼터매점 옆에 있는 안내판 )
( 유일사 쉼터 매점 모습 )
매점앞에 컵라면 국물이 버려진 걸 보니 컵라면을 비롯한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모양 입니다.
쉼터에서 천제단으로 오르는 등로에도 많은 산객들의 흔적이...
미끄럼을 타고 내려 온 자국이 많습니다.
쉼터에서 출발한 지 약10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 앞을 보니 멧돼지 네마리가 윗쪽으로 도망치더군요.
정말 놀랐네요.
멧돼지가 도망친 곳을 향해 크게 헛기침을 하니 멧돼지도 크르릉 하고 응답을 하더군요.
멧돼지도 동면을 하는 지 알았는데...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아직 어둡지는 않았지만 겁이나서 랜턴을 켜고 앞쪽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진행 합니다.
온통 하얀눈으로 뒤덮힌 태백산에서 무엇을 먹고 사는지...
분명 먹이가 충분하지 않을텐데...
굶주렸을 멧돼지 네마리..
갑자기 저에게 공격해 올까 두려워 바짝 긴장하며 이동했죠.
( 망경사 갈림길. 18 :42. 25.9km. 16시간12분 )
많은 사람들이 다녔는지 눈길이 완전히 다져져 있고.
저를 앞서 간 멧돼지들이 제발 망경사 방향으로 갔기를 바라며...
천제단으로 서둘러 향합니다.
( 태백산 천제단. 19 :03. 26.6km. 16시간33분 )
( 구름에 휩싸인 천제단 )
천제단 바로 앞에서 후레쉬 터트리고 찍었는데.. 구름에 휩싸여 형체도 보이지 않습니다.
( 태백산 정상석 )
어디선가 어둠속에서 멧돼지들이 노려보고 있을거 같아 사진만 얼른 찍고 서둘러 출발합니다.
( 천제단 이정표지판 )
천제단을 내려서고 아랫쪽에 또하나의 단이 있고
그 앞에 묘지 처럼 보이는 곳을 지나고 부터는 평지가 좀 지속되고.
조금 오니 문수봉 방향과 대간길이 표시된 이정표지판이 있더군요.
고개를 들어 문수봉 방향으로 랜턴불빛을 비추는 순간...아찔했습니다.
세상에...
저의 약7,8m쯤 앞에서 시커먼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멧돼지가 걸어가고 있는 거에요.
다른곳으로 가지않고 계속 저 바로 앞을 멧돼지 네마리가 걷고 있었다 생각하니...
너무 놀라서...
잽싸게 오른쪽 대간길로 얼른 뛰어들었죠.
이곳 부터는 산객이 거의 다니지 않아 눈이 아주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다행이 러셀은 조금..
혹시라도 멧돼지가 따라올까 봐 뒷쪽을 몇번 돌아보며 부쇠봉갈림길까지 왔구요.
( 부쇠봉 갈림길. 19 :32. 27.9km. 17시간02분 )
부쇠봉 갈림길 부터는 눈이 워낙 많이 쌓여 등로가 거의 보이지 않고..
다만 산객의 흐릿한 러셀 흔적을 따라 어둠속 눈길을 랜턴불빛에 의지하여 진행합니다.
칠흑같은 깜깜한 어둠이 주는 공포감을 이겨내기 위해 노래를 흥얼거려 보지만...
왜 그리도 노래가사가 생각나지 않는 지...
떠오르는 대로 흥얼거려 보지만 대여섯소절 부르면 끝.
시간이 많이 흘렀을 것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보니 겨우 저녁8시35분.
한여름 같으면 아직 해질녁 밖에 되지않는 시간인데...
부쇠봉갈림길에서 깃대배기봉 까지 1시간30분 걸렸는데...
느낌으로는 엄청 오래걸린 듯 했습니다.
( 깃대배기봉. 21:02. 30.35km. 18시간32분 )
깃대배기봉 정상석이 거의 반쯤 눈에 덮여있어서 눈을 헤치고 글씨가 보이게 한 뒤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 깃대배기봉2. 21:10 )
첫번째 깃대배기봉에서 조금 오니 또 하나의 정상석이 있더군요.
이곳은 왠일인지 저렇게 눈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 차돌배기. 23 :38. 34.1km. 21시간08분 )
깃대배기봉에서 차돌배기 까지 오는 길도 지루했습니다.
아마도 깜깜한 밤이라 그랬을 겁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랜턴불빛으로 바로 앞만 보고 걸어야 했으니까요.
참새골 입구 방향으로 계속 진행 합니다.
( 차돌배기 이정표지판 옆에 있는 안내판 )
차돌배기에서 신선봉 가는 등로는 거의 오르막 입니다.
특히 신선봉 직전 등로는 완전 된비알 이구요.
ㅡ 신선봉 ㅡ ( 2월25일 01:20 . 36.1km. 22시간50분 )
신선봉 정상은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데...묘가 한기 있지요.
그렇게 된비알 높은곳에 어떻게 묘을 썼는지 의문 입니다.
신선봉에서는 사진도 찍지 않고 얼른 통과했습니다.
정상에 산소가 덩그러니 있고 완전 깜깜한 한밤중...그리고 나 홀로...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
사실은 시간체크도 정상에서 못하고 느낌으로 약10분쯤 지났다 생각되는 곳에서
시간을 보니 01:30분 이더라구요.
그래서 신선봉 도착시간을 01:20분이라 한겁니다.
신선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부분도 급경사 내리막 입니다.
( 곰넘이재. 2월25일 02 :21. 38.2km. 23시간51분 )
사진만 찍고 바로 진행합니다.
( 고직령. 03 :54. 39.9km. 25시간24분 )
삼백종주 내내 정말 하얀눈 지겹게 진력나도록 봅니다.^^
( 구룡산. 04 :58. 41.2km. 26시간28분 )
구룡산 정상표지석...
깜깜한 밤에 마치 묘비석 같은 표지석을 보니...
좀 으시시... 하더군요.
그래서 사진만 찍고 얼른 줄행랑 쳐버립니다.^^
( 구룡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지판 )
( 임도1 백두대간 안내도. 06 :03. 42.7km. 27시간33분 )
임도 옆에 쉴수있는 파고라(정자)가 있더군요.
너무 피곤해서 파고라에서 잠시 수면 및 휴식하고 06 :35분에 출발.
첫번째 임도에서 두번째 임도까지의 등로는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합니다.
( 임도2. 08 :02. 45km. 29시간32분 )
두번째 임도에 내려서는 데크계단과 주변 풍경 입니다.
계단 바로 옆에 달려있는 노성임대장님의 시그널 입니다.
실제로 노대장님을 만난듯 무척 반가웠구요.
( 임도 옆에 있는 이정표지판 )
두번째 임도에서 도래기재 까지의 등로도 역시 큰 어려움 없이 진행 합니다.
( 도래기재. 08 :38. 46.6km.30시간08분 )
도래기재 풍경.
사진 좌측이 구룡산 방향이고 우측은 옥돌봉 방향 입니다.
도로를 직진하면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로 내려가구요.
쉴곳이 마땅치 않아 바로 진행하는 데 저 보다 조금 앞서 올라간 너댓명의 산객들의 흔적이 있더군요.
도래기재에서 옥돌봉 까지의 등로는 계속 오르막의 연속이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조금 오르다 쉬고 조금 오르다 잠깐 쉬고를 반복하며 힘들게 오릅니다.
옥돌봉 정상을 약800m쯤 남겨둔 지점에서 내려오는 산객분들을 만납니다.
옆으로 비켜 섰는 데..
맨앞에 내려오시던 분께서 저를 보시더니 제이쓰리냐고 하시고
혼자왔냐고 하시더니...
그분의 일행분들께 대단한 클럽이라고 막 자랑을 하십니다.
어디에서 왔냐고
피재에서 시작했다고 하니
저수령까지 가냐고
죽령까지 갈 생각이라고 하니
클럽회원이신가 본데..참석은 안하시고 눈팅만 하시는 분이신가 봅니다.
50대후반쯤? 어쩌면 그이상 되어 보이시더군요.
여성분도 계신데...일행분들 연령이 비슷해 보였구요.
대간6차팀이 저수령에서 만항재까지 100km 이상을 한번에 갔다는 이야기를 일행분들께 하시며
백클 이야기도 하시더라구요.
클럽안에 백킬로 이상씩 한 사람들이 백클을 만들어 따로 활동한다는 이야기도 일행에게 하시더니...
저에게 백클회원 이냐고 물으시더군요.
백 넘는거 세번 했는데 두개 더하고 다섯개 채운 뒤 가입하려고 아직 안했다 말씀드리고.
수고해라 말씀해주시고
그분들은 내려가시고
조금 오르니 옥돌봉 정상 가까운곳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수령500년 되었다는 철쭉이 보호시설 가운데 있더군요.
( 옥돌봉. 10 :31. 49.2km. 32시간01분 )
옥돌봉 지나 박달령으로 가는 등로는 큰 어려움 없었고
박달령 파고라에서 좀 쉬었다 갈 생각에 빠르게 진행 합니다.
( 박달령. 11:45. 52.1km. 33시간15분 )
박달령에 내려서니 여러명의 산객들이 있더군요.
이야기 하는거 들어보니 산행을 한건 아닌거 하고 박달령으로 오르는 도로를 따라 올라 온 듯 합니다.
( 박달령 풍경 )
박달령 표지석 뒤에 쉴수있는 파고라가 있고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박달령성황당) 뒤로 옥돌봉 방향에서
내려오는 등로가 있습니다.
표지석 맞은편에 박달령옹달샘 간판이 있기에 식수를 좀 보충할까 하다 가
가보나 마나 얼었을것 같고 식수도 좀 여유가 있어 그냥 .
대부분 50대로 보이는 열분 정도의 산객들(남자는 서너명 대부분 여성)이 사진을 찍네 점심을 먹네...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원래는 파고라에서 행동식을 먹고 잠도 좀 자려고 했는데...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 산객들 옆에서 빵을 먹기도 그렇고...
좀 시끄러운게 싫어서 랜턴에 건전지만 새것으로 교환해 넣고 서둘러 출발합니다.
( 선달산 가는 등로. 13 :19 . 34시간49분 )
박달령을 출발 약30분쯤 지난곳에서 행동식을 먹고 가려고 배낭을 내려놓고 보니...
방석이 없습니다.
박달령에서 급하게 출발하느라 방석을 빼놓고 챙기지 않은거죠.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냥 눈을 헤치고 낙엽을 끌어모으고 앉아서 행동식을 먹습니다.
박달령에서 선달산 까지 거리는 좀 멀지만 등로 대부분에서 선달산 정상을 바라보며 갈수 있고..
등로도 완만하게 진행되어 큰 어려움 없었습니다.
( 선달산. 14 :48. 57.2km. 36시간18분 )
날씨가 흐려서 조망도 볼수없고
갈길은 멀고...
사진만 찍고 바로 출발.
선달산에서 늦은목이까지 등로는 계속 내리막 입니다.
선달산 정상에서 좀 내려선 뒤로 쌓인눈은 많지 않은데
습기를 머금은 눈이 자꾸만 등산화 밑창에 달라 붙어서 애를 먹습니다.
내리막 등로에 얼은곳이 있어 미끄럽기도 하여 조심조심 내려옵니다.
( 늦은목이. 15 :33. 59.1km. 37시간03분 )
늦은목이 부터 갈곶산 까지 거리는 잛지만 된비알 오르막의 연속이라
잠깐의 쉼을 반복하며 힘들게 오릅니다.
( 갈곶산. 16 :16. 60.1km. 37시간46분 )
갈곶산에서 마구령으로 가는 등로에는 쌓인눈도 별로 많지않고
날씨가 좀 흐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간간이 조망을 보며
어둡기전에 마구령에 도착하기위해 좀 서둘러 갑니다.
( 마구령. 18 :35. 64.9km. 40시간05분 )
마구령에 내려서는 데...
피곤해서 그런지...어둑어둑한 시야에 마치 건물들이 있는것 같은 착시현상이..
내려서 보니 아무것도 없는데.
어둠컴컴하고 좀 음산한 느낌에 으시시 하기도 하고...
사진만 찍고 얼른 출발합니다.
마구령에서 오르는 등로는 한동안 된비알 오르막이 지속되더군요.
약20분쯤 오른뒤에 눈을 헤치고 낙엽을 끌어모으고 앉아 빵 두개를 먹고 잠시 쉬었다 진행합니다.
고치령까지 거리도 멀고 지루하기도 했지만 캄캄한 밤길..
가끔 무섭기도 했지만 아무생각없이 그저 묵묵히 걷기만.
( 고치령. 22 :57. 72.7km. 44시간27분 )
산신각 옆을 지나 고치령으로 내려 섭니다.
한밤중에 산신각 무서워서 잽싸게 지나치며 마음속으로 무사히 산행 마치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산신각 맞은편에 표지석이 있더군요.
사진찍고 이제 30km도 남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달래며 바로 통과 합니다.
고치령에서 오름길도 한동안 된비알 오르막이 지속되어 많이 힘들었고..
마구령에서 고치령까지는 그래도 눈이 많지 않았는데...
고치령부터는 등로에 눈이 많이 쌓여 있었구요.
다행인것은 흐릿하게나마 러셀흔적이 있는것.
어느지점 부터 등로는 쌓인눈으로 완전히 보이지 않고..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먼저 지나 간 흐릿한 발자국만 따라 진행합니다.
누적된 피로와 쏟아지는 잠으로 비몽사몽...
등로에 엄청 많이 쌓인 눈.
어찌어찌 형제봉 갈림길 지나고.
한참 뒤에 마당치로 느껴지는 곳.
흐릿하게나마 이어지던 발자국 없어지고...
갈길을 잃고 한참 왔다갔다 반복.
이정표지판 있는곳 까지 돌아와서 다시 국망봉 방향표시를 따라 가며..
흔적을 세심하게 살펴 봅니다.
잡목과 작은나뭇가지에 산객들의 흔적으로 보이는 긁힌 자국들을 따라 오르니 다시 발자국이 나타나더군요.
비몽사몽 상태로 한참을 진행..
연화동 갈림길 이정표지판이 보이는 데..
사진찍을 힘도 없고 그냥 통과합니다.
이때 부터는 거의 가수면 상태로 진행합니다.
엄청 많이 쌓인 눈 때문에 등로로는 못가고 등로 우측 잡목 사이로 나있는 발자국을 따라..
그런데 희안한것은 마치 누군가 앞에서 저를 인도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진행한 어느 순간..
멍하니 서있는 저를 깨닫습니다.
저도 모르게 선채로 잠시 잠이 들었었나 봅니다.
꿈인지 생시인지...제 앞에 두사람이 앉아 뭐라뭐라 합니다.
자신이 국을 끓이겠다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고...혼란스럽더군요.
꿈을 꾼건지..
퍼뜩 정신을 차려 보니 아무것도 없고.
왈칵 겁이나 얼른 그곳을 벗어 납니다.
정신없이 눈쌓인 오르막을 한참 오르니 좌측으로 등로가 꺽입니다.
등로에 사람발자국은 보이지 않고 짐승의 발자국만 이어집니다.
( 늦은맥이재. 2월26일 05 :06. 82.56km. 50시간36분 )
드디어 늦은맥이재 표지판이 보이더군요.
이제 살았구나 싶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상월봉 갈림길이 있을것이고..
계속 이어지는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 한참을 정신없이 진행하여 상월봉 갈림길에 도달.
이제는 정말 살았다 싶고.
마음이 놓이더군요.
상월봉까지는 몇번 와 본 적이 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국망봉을 향해 갑니다.
등로에 눈길 러셀흔적 전혀 없고 무릎까지 푹푹 빠집니다.
( 국망봉 가는 등로. 06 :15. 51시간45분 )
눈도 엄청 쌓였고 등로주변 나무에 눈꽃인지 상고대인지...
( 국망봉. 06 :27. 84.41km. 51시간57분 )
국망봉 지나며 이제 서서이 날이 밝아 오지만...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여서 일출을 볼수없음이 안타깝더군요.
1월 정산 소백왕복종주 할때 막걸리를 먹었던 곳에는 여전히 클럽시그널이 달려 있더군요.
( 어의곡 삼거리. 08 :18 . 53시간48분 )
어의곡 삼거리에서 비로봉으로 오는 등로 옆에 바위 있는곳에서 쉬어가기로 합니다.
비로봉을 바라보니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천동리 갈림길 쪽에서 산객 몇명이 올라오고 있더군요.
금요일 저녁때 화방재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한 이후에는 계속 행동식(빵과 초코바)만 먹었기에
눈을 녹여서 라면 두개를 끓여 먹고 있는데
비로봉에 올랐던 대여섯명의 산객들이 제가 있는곳을 지나 어의곡 방향으로 내려가더군요.
( 비로봉 계단 주변풍경. 09 :10. 54시간40분 )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얼마나 더 가야 험한 세상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고
건너갈 수 있을까.
< 김재진의 '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1) ' 중에서 >
(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계단 )
지는 해를 보면서 눈물 흘려본 적 있나요.
아는 이 하나 없는 도시에 내려
정처 없이 터벅터벅 걸어본 적 있나요.
밤새워 달려가는 열차에 누워
싸늘한 유리창 위로 손가락 흘려
의미 없는 글씨 하나 써본 적이 있나요.
< 김재진의 '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2) ' 중에서 >
먼 훗날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ㅡ 김소월 ㅡ
( 비로봉. 2월26일 09 :16. 87.41km. 54시간46분 )
드디어 삼백의 세번째 소백의 비로봉에...
아무도 없는 비로봉에서 미간에 소백의 '小'가 선명하게 새겨진 인증사진을...
비로봉에서 계단을 내려와 천동리 갈림길 옆 전망데크에서 잠시 쉬었다 출발했는데..
그이후로 어떻게 걸었는 지 아무런 기억이 없습니다.
완전히 무의식 상태로 걸었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의식이 돌아왔는 데..
내가 있는곳이 어디인지?
내가 어느쪽에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너무나 황당했습니다.
맑은 날씨였으면 내가 있는곳이 어디쯤인지를 바로 알았을 텐데...
안개인지 구름인지 잔뜩 끼어 멀리 보이지 않으니
시야가 좁아 더 알수가 없었습니다.
소백주능길...꽤 여러번 다녔는 데...
처음 보는 낯선 곳에 서서..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못 잡겠더군요.
그러던 중 세명의 산객이 저를 지나가더군요.
무턱대고 그분들이 지나간 방향으로 뒤따라 걷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길은 내가 갈 방향이 아닌거 같아 뒤돌아 다시 반대방향으로 가다 가..
그 방향이 또 아닌거 같아 뒤돌아 걷고..
그렇게 갈피를 못잡고 서너번을 왔다갔다 하다 가..
그냥 그자리에 멈춰 멍하니 서 있는데..
참으로 황당하더군요.
내게도 이런일이 생기는구나.
이런게 치매인가 보다...
완전히 판단능력을 상실하고..
망연자실..
눈물이 나려 하더군요.
그렇게 멍하니 서있는데
젊은산객 한명이 저를 지나갔습니다.
그사람을 붙들고 지금 내가 어디쯤에 있는건지 묻고 싶었는데...
차마 그럴 용기가 나지않아 그냥 보냈구요.
잠시후 그 산객이 왔던 방향으로 무작정 걷다 가..
등로옆에 바위가 있길래
그 바위 위에 올라서서 아래쪽을 바라보니 구름사이로 골짜기가 보이는 데
그곳이 어디인지를 모르겠더군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골짜기가 내려다 보이면 내가 선 곳에서 오른쪽이 죽령으로 가는 방향인데..
그 때는 그런 생각조차 할수없을 정도로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였던 거지요.
바위위에서 무심결에 하늘을 올려다 보니
잔뜩 흐린 하늘에 희미하게 해가 보였고..
시간을 오니 오전10시05분..
그시간에 해가 떠있는 각도를 보고 남쪽방향을 어림짐작하여 그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조금 걸어가니 또 한명의 산객이 앞에서 오고 있길래...
물불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그분께 어디에서 오시냐고 물었습니다.
그 만큼 다급했기에..
다행스럽게도 그분께서 언짢아 하지 않으시고 희방사에서 올라왔다고 하시며
연화봉 거쳐 왔다고 말씀해주시고 지나가셨습니다.
아, 이제 살았구나 싶었습니다.
조금 더 가니 제1연화봉 이정표지판이 있더군요.
바로 제1연화봉 근처에서 그렇게 헤매고 있던 겁니다.
3일밤을 지새운탓에 생애 처음으로 그런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제1연화봉 아래 데크계단에 내려서며..
더 이상 이런상태로 계속 가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계단 상단부분에 있는 전망데크 에서 멈췄습니다.
바닥에 쌓인눈을 내가 앉을수 있을만큼의 폭만큼 발로 대충 쓸어내고.
배낭카버를 깔고 그위에 쭈그리고 앉아 눈을 붙였지요.
헌데..
그러고 있는 제가 걱정되었는 지..
지나가는 산객들 마다 왜그러냐고...
어디 아프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보더군요.
그렇게 묻는 산객들 쳐다 볼 힘도 없어서 고개를 수그린채로
졸려서 그런다고 대답합니다.
자꾸 물어보는 산객들 때문에 잠도 못자고 그냥 쉬기만 한거죠.
그래도 한참을 그러고 있으니 기력이 회복되더군요.
조금 더 있다가 일어나 연화봉을 향해 출발합니다.
눈이 많이 쌓였는데도 많은 산객들이 줄지어 올라 오더군요.
( 제1연화봉 지나서 연화봉 가는 등로. 2월26일 12 :17. 57시간47분 )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내 기다림은 어디까지 온 건지
도대체 남은 길은 얼마나 되는지
오래도록 기다리고 살아본들
그것조차 아무 보람 없이 끝날 일이란 것을
난들 왜 몰랐겠는가만은
한줌 가능성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마지막 남은 가능성에
내 모든 것을 걸어보리라 생각했다
< 박성철의 '망부석 사랑' 중에서 >
( 연화봉 직전 오름길. 12 :39. 58시간09분 )
( 연화봉. 2월26일 12 :44. 91.51km. 58시간14분 )
연화봉에는 꽤 많은 산객들이...
( 연화봉 천문대 방향 )
저렇게 구름이 끼어 가까이 있는 천문대도 보이지 않습니다.
( 연화봉 인증사진. 12 :45. 58시간15분 )
인증사진을 제대로 찍고 싶었지만 부탁하기도 그렇고 귀찮기도 하여 그냥 셀카로..
연화봉에서 죽령까지 천천히 걸어 내려 와
죽령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삼백종주 내내 차고있던 아이젠, 스패츠 벗어서 배낭안에 넣고
양말도 갈아신고 죽령으로 내려 옵니다.
( 죽령. 2월26일 15 :22. 산행누적거리 98.41km. 산행누적시간 60시간52분 )
2월24일 02:30분에 피재를 출발하여 26일 오후3시22분, 60시간52분만에 죽령에 도착.
24일 오전 금대봉으로 오를때만 해도 아래사진 처럼 샤방샤방 탱글탱글 했는데..
완전 쭈그렁 밤탱이가 되어 죽령에 도착 했습니다.
( 윗사진의 54시간07분 전의 샤방샤방한 모습 )
죽령휴게소 식당에 들어가 해물파전에 동동주를 마시며 '나홀로 삼백종주' 뒤풀이를 하고 버스를 타고
풍기역 앞에 세워뒀던 애마를 회수하고 집으로...
고치령에서 상월봉갈림길 까지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고..
제1연화봉 근처에서의 경험은 남은 평생동안 절대로 잊지못할 듯 합니다.
올해의 심설산행 삼백종주를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동 그자체입니다
아름다운시 아름다운산과 아름다운 산행기
상록수님의 인내와 열정을 가슴에 담아봅니다.
저도 적막님의 아름답고 고운 댓글
가슴에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60시간52분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고생 억수로 하셨습니다... 상록수님에 열정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추억은 많이 만들으셨는데... 몸은 주인 잘못만나 원망을 많이 했을겁니다... 3일밤 새면 진짜루 뭐가 보인다고들 하던데...
사실이군요... 지친몸 회복 잘하시여 다음 산행에서 만나면 많은 이야기 들려 주세요... 화성에서 老 松
노송님 잘 계시죠?
멀리 남해종주도 다녀오시고..쉼 없이 내달리시는 노송님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본받아야 할텐데...
제가 워낙 저체질산꾼이라서 부끄럽습니다.
둘째날 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는 데 마지막날 수면부족 때문에 좀 고생한 듯 합니다.
집에 돌아와 밀린잠 충분히 자고 나니 몸은 바로 회복되었습니다.
뵙는날까지 좋은날 맞이하세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감동" 이란 말 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완주 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어쩌면 지루할수도 있는 긴글이였는 데...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올려주시니 감사합니다.
"짠~" 하고 "찡~"하고 "멍~"하네요...한편의 드라마 같은 산행기에 지난 정맥길이 되살아 난 듯 했지만 상록수님의 열정앞에선 고개 숙여 집니다. 정말 고생하셨구 무사종주 축하 드립니다. 늘 즐산안산 하시기 바랍니다.
과찬의 말씀에 제가 오히려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따뜻한 댓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비룡산님도 언제나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햐~산속은 아직 엄둥설한 인데 홀로 그 먼길을 떠나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자신과의 사움에서 승리하신 상록수님께 박수을 보냅니다.
재작년 부터 해마다 2월에 홀로눈산행을 해왔었습니다.
올해에는 삼백에서 정말 찐하게 눈산행을 했구요.
내년 2월에는 어느곳이 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좀 짧은것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준비중이신 태화강환종주 무사히 안전하게 잘 다녀오시기를 기원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혼자서 일냈습니다 추위와 무릅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그 먼길을 홀로 걸의신 상록수님 그열정에 큰박수 보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제가 산이지부장님을 처음 뵌것이 재작년3월에 마창진 때 였는데...
뵐때마다 늘 반갑게 대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요즘 많이 바쁘시다던데..
다음주에 울산지부에서 준비중인 태화강환종주때도 수고를 해주시겠지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제1연화봉에서의 모습처럼 한 동안 산행기에 빠져 멍해져 있다가 산행기 끝에서 간신히 정신을 차립니다.
마음에 큰 동경을 하면서 무사히 종주를 마치셨음을 축하드립니다.
단양에 계시는군요.
저는 괴산에 삽니다.^^
단양읍내 복자기나무 가로수가 참 인상적이더군요.
이쁘게 잘 키웠더라구요.
같은 충북민인데..클럽산행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정말 뭐라 해야할지 말조차 나오질 않습니다!!
반갑습니다 레인져님.
클럽로고 올려주신거 잘 봤는데..두번째 올려주신것들은 다 좋더군요.
클럽산행에서 함 뵈요.
댓글 고맙습니다.
정말 대단한 산행하셨네요. 완주 축하 드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소울님 많이 바쁘신가봐요?
시산제때도 뵙고 싶었는 데..안오시구..
클럽산행 때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고마워요.
삼백종주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호국산행 지원하면서 뵙고 산행기로 인사합니다 수고하셧슴니다
호국산행때 지원해주신거 두고두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때 꼭두방재에서 끓여주신 라면 먹고 잠시 수면취할때 덮었던 동국님의 침낭...
그 따뜻했던 기억..지금도 생생합니다.^^
다리컨디션 얼른 회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다음달 강화도에서 뵙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하지만 홀로산행 넘 위험하지 않나요?
모든산행이 그렇겠지만, 특히 홀로산행길에 나설때는 미리 준비를 많이 합니다.
인터넷에서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검색하여 등로숙지를 충분하게 하고.
특히 산행중에는 오버페이스 하지 않도록 저의 컨디션에 맞게 속도조절을 철저히 하고.
스틱을 정석으로 사용하고..가능하면 다리에 무리가 많이 가지않도록 테이핑도 정성껏 하고...등등.
이번에는 중간에 휴식을 하며 수면조절을 좀 했어야 했는데..
마지막날 수면부족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던거 외에는..
댓글 감사합니다.
대단한 산행을 하셨습니다
엄청난 산행기에 상세함까지 겯들여져
저도 다음 도적을하게되면 참고가되겠네요....감사합니다
이번에는 눈때문에 너무 많은시간이 걸려서리...
눈 녹고 더워지기 전이나 가을에 추워지기전에 시간단축하러 한번더 갈까 생각중입니다.
저도 선답자들의 산행기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저의 산행기도 후답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긴 산행후기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올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산행기 잘읽었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극기산행으로 보여집니다
멧돼지4마리와 같이 혼자 산행을 하셨다니 담력이 대단하십니다
체력과 인내심에 무한한 감동받았습니다 항상 즐산 안산 하시기 바랍니다
올린지 한참 지난 게시물인데..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올려주시니 그저 감사드립니다.
그때 그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전제단 못미쳐 눈밭을 헤짚고 있던 멧돼지 네마리가 저를 먼저 보고 앞쪽으로 도망쳤는데..
제가 향하고 있는 방향과 다른곳으로 갔기를 바라며 선택의 여지 없이 천천히 진행했는데..
저의 바로 앞에 가고 있을줄이야...ㅎㅎ
지산님도 멋진산행 이어가시기를 기원합니다.
대단한 내공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그리고 상당히 문학적이기도 하고요.ㅎㅎㅎ
무도정산 소백태극길에서 뵈었지요.
그 때 단양역까지 태워주셔서 감사했구요.
날머리로 내려오는중에 님께서 하셧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무슨영화를 보겠다고 이 고생들을 하는지...' 그러셨죠?
기회되면 또 산길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글 읽어주시고 댓글 올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에서야 읽게된 상록수님후기네요...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또 눈물만 뚝뚝...
이 남자..참 마니도 나를 울리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