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접근성과 교외의 쾌적성 접목한 주거지 개발
판상형 주상복합, 오픈서고 등 주택 설계에도 다양하게 적용
가솔린 엔진에다 전기 모터를 더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존 콤팩트 카메라의 디자인성과 DSLR카메라의 고성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카메라", 산악용 자전거와 로드용 자전거의 기능을 합친 "하이브리드 자전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하이브리드"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하이브리드(Hybrid)란 이질적인 요소가 서로 섞인 것을 의미한다. 결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한층 더 높이는 것이 보다 광의의 의미라 할 수 있다. 주택시장에서도 공공주택의 편의성과 단독 또는 전원주택의 쾌적성을 접목한 타운하우스를 비롯해 최근에는 주택 구조나 설계에서도 여러 가지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부동산114(www.r114.com)는 자동차시장을 선두로 각 업계의 떠오르는 키워드이자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하이브리드"가 주택시장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도심의 접근성과 교외의 쾌적성 접목
우리나라 주택, 특히 아파트단지는 주로 도심과 교외 신도시라는 두 개의 축으로 형성돼 왔다. 도심은 교통, 교육, 쇼핑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주거 편의성은 높지만 녹지가 부족해 쾌적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도심에서 떨어진 교외 지역은 자연환경은 우수하지만 출퇴근 등 생활 편리성은 떨어진다. 최근에는 도심생활과 전원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입지조건을 갖춘 주거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공간적인 의미에서의 하이브리드인 셈이다.
대표적인 게 "보금자리주택"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짓는 보금자리주택은 도심과 교외를 잇는 하나의 점이지대에 들어선다. 도심에서 15-20km정도 거리에 있으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도심근접의 전원형 주택지인 것이다. "도심형 전원주택"도 한 예이다. 과거에는 전원주택 하면 양평이나 가평 등 주로 경기 외곽지역을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용인, 분당 같이 대도시 근교가 전원주택지로 더 각광을 받고 있다. 전원주택 수요자들이 과거처럼 교외 주거에 있어 쾌적성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접근성이나 편의성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용인 동백이나 죽전, 판교 일대 전원주택 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아파텔, 타운하우스, 아파트형 주상복합 등 새로운 주거상품 탄생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을 접목한 "타운하우스",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친 "아파텔", 주상복합과 일반 아파트의 강점을 혼합한 "아파트형 주상복합" 등은 서로 다른 주택 유형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주택이라 할 수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합성어인 "아파텔"은 주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오피스텔을 일컫는 말로 지난 2000년 대 초 공급이 봇물을 이뤘다. 하지만 2004년 "아파텔"이란 용어와 오피스텔의 바닥난방 등이 금지되면서 공급이 끊겼다가 정부가 전용면적 85㎡ 이하 오피스텔에 바닥 난방을 허용하고 업무시설비율 규정 폐지와 욕실 설치까지 허가하면서 최근에 다시 부활하고 있다. 방을 2-3개 설치하거나 4인 가족이 거주할 수 있게 설계하고 아파트에 유행하는 4베이 평면을 갖추기도 했다. 동시에 화장실에는 욕조까지 설치하는 등 아파트와 다를 바 없는 오피스텔 상품이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주택경기 침체 속에 주상복합 아파트의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아파트와 주상복합의 장점을 혼합한 이른바 "아파트형 주상복합"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기존 주상복합은 조망권을 강조하다보니 통풍과 채광에 취약하고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관리비가 많이 나오는 단점이 있었다. 아파트형 주상복합은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을 분리해 지어 관리비와 에너지효율을 높였다. 전용률도 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아파트 전용률이 통상 80% 이상인데 반해 과거 주상복합은 60% 이하였다. 최근 선보이는 아파트형 주상복합 전용률은 70% 이상이다. 또 주상복합에 많이 적용되는 탑상형 대신 채광ㆍ통풍ㆍ환기가 우수한 판상형을 채택하고 있다.
주택 구조, 설계에도 광범위하게 적용… 스틸한옥, 하이브리드 오픈서고 "눈길"
하이브리드 방식은 건축 방식이나 설계에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목구조와 콘크리트를 결합하거나 한옥에 스틸 자재를 결합한 "스틸 한옥" 등이 있다. 본래 한옥은 나무와 흙만으로 만드는데 스틸 한옥은 서까래, 지붕처마, 기둥 등 기초를 철골로 세워 내구성을 강화한 것이다.
아파트 평면에서는 주방과 서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오픈서고"가 선보이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에 분양하는 "송도 더샵 그린워크3차"는 주방에 식탁과 함께 4-8인용 테이블을 놓을 수 있는 공간과 수납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재가 배치된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밖에 풍력과 태양광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하이브리드 LED 가로등", 여닫이 방식의 시스템 창호와 슬라이딩 창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창" 등 주택 시설에 있어서도 하이브리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다양성, 차별화 강조되는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 속 하이브리드 전략 확대될 것
자동차나 카메라 등에서 주로 사용됐던 하이브리드가 이제는 주택시장에서도 화두로 뜨고 있다. 과거와 다른 주택 소비구조나 가구 형태 등 수요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주택 상품의 다양성이 요구되고 있고 주택업체들도 불황 타계를 위해 다양한 입지와 새로운 평면, 기술 개발을 통한 상품의 차별화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가격만 낮추거나 기존의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워서는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주택시장 침체 상황에서 투자자의 관심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주거와 수익형 상품과의 결합 및 친환경, 에너지 절감 주택단지 개발에 있어 하이브리드 기술이 활발히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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