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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가 피었다기에 – 불갑산(관음봉,노적봉,법성봉,투구봉,장군봉,연실봉,용봉,용천봉,도솔봉)
1. 불갑산 상사화
산그늘에 눈이 아리도록 피어 있던 꽃을
어느새 나는 잊었습니다
검게 타들어가며 쓰러지던 꽃대도,
꽃대를 받아 삼키던 흙빛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바위에 남겨진 총탄자국도,
꽃 속에서 흔들리던 총성도,
더는 내 마음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다, 다, 잊었습니다, 잊지 않고는
그의 잎으로 피어날 수 없어
상사화인지 꽃무릇인지 이름조차 잊었습니다
꽃과 잎이 서로의 죽음을 볼 수 없어야
비로소 피어날 수 있다기에
붉디붉은 그 꽃을 아주 잊기로 했습니다
―― 나희덕, 「붉디붉은 그 꽃을」
▶ 산행일시 : 2023년 9월 16일(토), 비
▶ 산행코스 : 모악버스정류장,불갑산 일주문 직전 제1주차장,관음봉,덫고개,법성봉,투구봉,장군봉,노루목,연실봉,
구수재,용봉,용천봉,도솔봉,동백골,불갑사제,불갑사,모악버스정류장
▶ 산행거리 : 도상 11.7km
▶ 산행시간 : 4시간 55분(11 : 25 ~ 16 : 20)
▶ 교 통 편 : 다음매일산악회(26명) 버스로 가고 옴
▶ 구간별 시간
07 : 00 – 양재역 2번 출구 전방 200m 스타벅스 앞
07 : 18 – 죽전 간이버스정류장
09 : 33 – 부여백제휴게소( ~ 09 : 55)
11 : 25 – 모악버스정류장 앞 임시 주차장, 산행시작
12 : 10 – 관음봉(△213.6m)
12 : 15 – 덫고개
12 : 30 – 노적봉(315m)
12 : 38 – 법성봉(367m)
12 : 46 – 투구봉(417.5m)
12 : 58 – 장군봉(438.5m)
13 : 05 – 노루목
13 : 23 – 연실봉(蓮實峰, △517.7m), 점심( ~ 13 : 35)
14 : 00 – 구수재
14 : 10 – 용봉(306m)
14 : 22 – 용천봉(353m)
14 : 30 – 도솔봉(339m)
14 : 50 – 동백골
15 : 30 – 불갑사(佛甲寺, 佛岬寺)
16 : 20 – 모악버스정류장, 산행종료
16 : 50 – 버스 출발
18 : 50 – 정안휴게소( ~ 19 : 00)
20 : 55 – 양재역
2. 산행지도(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나주 1/25,000)
3. 불갑사 가는 길의 차창 밖 풍경, 멀리는 정읍 두승산(斗升山, 444m)
4. 등로 주변에서
추석을 즈음하여 벌초시즌이기도 하지만 비까지 쏟아져 고속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다. 우등버스 널찍한 좌석의 엷
은 졸음이 버스가 막힘없이 달릴 때나 달콤하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 그만 깨고 만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전국에
걸쳐 비가 온다고 했다. 그래서 산에 올라 조망을 보기보다는 상사화 꽃을 보러간다. 어제부터 오는 24일까지 불갑
산은 ‘상사화 꽃길 속으로, 천년의 사랑 속으로’라는 상사화 축제기간이다. 이 비가 쏟아지니 축제장에 사람들이 좀
덜 모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그런데 축제장에 사람들이 덜 모일 거라는 내 기대는 크게 빗나갔다. 거대한 주차장은 이미 꽉 차서 불갑사에서
1.4km나 떨어진 모악버스정류장 근처에 마련한 임시주차장까지 간다. 외길이다. 그리로 가는 차량행렬 또한 길게
줄을 이었다. 도중에 버스를 세워 등산객들을 내려줄 틈이 없다. 꼬박 간다. 임시주차장에서 불갑사 가는 불갑사로
차로를 인도로 이용한다. 인파에 떠밀려 간다. 자비길을 지난다. 불갑사로인 만큼 자비(慈悲)길인 줄 알았는데 자비
(自秘)길이다.
여러 행사가 몰려 있는 불갑사 일주문 근처는 상사화보다 사람들이 더 많다. 오늘 우리 불갑산 산행은 불갑사에서
덫고개 올라 불갑산 주봉인 연실봉을 넘고 구수재로 가서 동백골로 내려오는 코스다. 이정표 거리 9km. 주어진 산
행시간은 5시간이다. 지도를 보니 이 코스에 옆구리봉(캐이 님 버전이다)들이 나를 유혹한다. 덫고개 왼쪽에는 관음
봉이, 구수재 지나서는 모악산 용봉과, 용천봉, 도솔봉이 그것들이다. 내 산행거리는 2km가 늘어난다. 서둔다. 괜히
일주문을 지났다. 뒤돌아간다.
일주문 가기 전에 화장실 옆에 제1주차장이 있고, 그 위쪽의 얕은 골짜기에 잘 다듬은 등로가 있다. 오가는 사람이
없어 한갓진 등로다. 등로 주변에는 상사화를 심었다. 대단한 정성이 아닐 수 없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있는 법룡
사에서 정원에 상사화 알뿌리 3,000개를 심었다고 했다. 몇 해가 지나 꽃을 본 것은 열 송이가 될까. 그러한데 불갑
산은 불갑사 주변에만 상사화가 핀 게 아니라 불갑산 등로 내내 눈이 아리도록 피어 있다.
가파른 오르막을 긴 데크계단으로 오르면 능선이다. 비는 추적추적 내린다. 어차피 땀에 젖는다. 비옷 걸치지 않고
그냥 간다. 오늘 산행은 잔매에 녹아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봉봉 오르고 내린다. 판독하기 어려운 삼각점
이 있는 봉우리는 관음봉(△213.6m)이다. 외길이다. 길게 내리면 ╋자 갈림길 안부인 덫고개다. 실제로 호랑이가
이 근방에서 덫에 의해 포획되었으며 그 이후로 ‘덫고개’라 부른다고 한다.
덫고개는 불갑사를 오가는 주요 길목이다. 고갯마루 정자 쉼터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나는 곧장 간다. 긴 오르
막 중턱에 덫고개 근방에서 잡혔다는 호랑이 굴이 있다. 자연동굴이라고 한다. 그 오른쪽 비탈길을 오르면 노적봉이
다. 조망이 트인다. 발아래로 불갑사가 보이고 그 건너로 골골을 채우는 안개가 묵화의 여백이다. 다시 한 차례 길게
올라 법성봉이다. 암봉이다. 조망은 안개와 더불어 키 큰 나무숲에 가렸다.
이다음 오르막 끄트머리는 투구봉이다. 등로 따라 얌전히 오른쪽 사면을 돌아 넘었는데 이정표를 보니 투구봉이다.
뒤돌아 산죽 숲 헤쳐 들른다. 아무런 특징이 없는 봉우리다. 뚝뚝 떨어져 내리고 긴 데크계단을 오른다. 데크계단
너머에도 상사화가 피었다. 온몸으로 비를 맞는 상사화다. 우산 꺼내 받치고 카메라 앵글로 눈 맞춤한다. 그러니
휘휘한 줄 모르고 오른다. 장군봉이다. 비는 내리고 안개는 자욱하여 어둑하고 볼 것이 없다.
장군봉 내림 길에 노령산맥(지금은 영산기맥이다)을 만나 함께 내린다. 노루목. 임도가 지나는 안부다. 노루목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1」 노루가 자주 다니는 길목, 「2」 넓은 들에서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좁
은 지역”이라고 한다. 국토정보플랫폼 지명사전에는 우리나라 남한에 ‘노루목’을 포함하여 그 이름이 들어간 지명이
59개나 된다. 대부분 노루의 모가지처럼 길게 늘어진 고개라 해서 ‘노루목’이라고 한다. 그중 특이하게 ‘늘어진 산등
의 고개가 느르목, 늘목, 노루목이 됐다.’고 한 지명이 있다. 나는 이 설명을 적극 지지한다.
6. 노적봉에서 조망, 아래는 불갑사, 건너는 모악산
7. 모악산
8. 장군봉 오르는 데크계단 주변에서
9. 연실봉 오르는 길에서 조망, 왼쪽 앞이 노적봉이고 그 오른쪽 안부가 덫고개다.
11. 맑은 날이면 바다가 보일 것 같다.
12. 모악산
13. 투구봉과 장군봉
14. 노적봉
15. 어둑해서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16. 구수재 가는 길. 진창이다.
이제 불갑산 주봉인 연실봉을 오른다. 두 갈래 길이 나온다. 방향표지판에 위쪽 능선은 ‘위험한 길’이고 직진하여
사면 도는 길은 ‘안전한 길’이다. 위험한 길이라면서 막아 놓지는 않았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능선 길은 ‘재미있는
길’이고, 사면 길은 ‘재미없는 길’이다. 많은 사람들이 능선 길로 간다. 바윗길 릿지가 나온다. 무디지만 나이프 릿지
다. 밧줄 놓고 난간을 설치했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구간이다. 무엇보다 조망이 트여서다. 산 첩첩을 안개가
다 가리지는 못했다.
릿지 지나고 잠시 숲속을 가다가 모처럼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데크계단 오르막이다. 계단수를 굳이 세어볼 필
요가 없다. ‘108계단’이라고 한다. 백팔은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엄청난 번뇌를 이른다. 그 번뇌조차 다 잊은 무념무
상으로 오른다. 연실봉. 절벽 위 암반에 난간 둘러 정상 표지석을 놓았고 그 옆에는 너른 공터다. 삼각점은 2등이다.
나주 21. 정상 표지석과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섰다.
불갑산은 함평군 해보면과 영광군 불갑면ㆍ묘량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해발 518m이다. 함평군과 영광군을 통틀어
제일 높은 산으로 주봉은 연실봉이다. 원래는 아늑한 산의 형상이 어머니와 같아서 ‘산들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모악
산이라고 불렀는데, 백제 시대에 불교의 ‘불(佛)’ 자와 육십갑자의 으뜸인 ‘갑(甲)’ 자를 딴 불갑사가 지어지면서 산
이름도 불갑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연실봉(蓮實峰)은 산 정상 바위 모양이 연꽃 열매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희대의 철학자이자
탁월한 성리학자였다는 노사 기정진(蘆沙 奇正鎭, 1798~1879)이 이곳에 올라 지은 「연실봉에서(蓮實峯)」이라는
시(일부)가 이해하기 어렵다. 아마 맑은 날이라면 뭇 봉우리가 다 푸른 바다로 달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紫鸞飛舞下人間 붉은 난새 춤추며 날아 사람세계에 내려오니
異氣鬱然星斗干 기이한 기운 무성히 북두성을 범하네
落照半藏紅楓裏 지는 햇볕 절반쯤 단풍 속에 잠기고
群峯盡走碧海灣 뭇 봉우리 다 푸른 바다로 달려가네
ⓒ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ㆍ조선대학교 고전연구원 | 박명희 (역) | 2015
공터 한쪽에 자리 잡고 우산 받치고 늦은 점심밥 먹는다. 다음매일산악회에서 나누어준 김밥 한 줄이다. 산행 시작
한 이후 첫 휴식이기도 하다. 15분을 넘기지 못하고 일어난다. 구수재를 향한다. 거기까지 1.3km 줄곧 내리막이다.
한 피치 내리면 암릉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데크계단을 설치했다. 안개로 조망이 캄캄하게 가렸기에 암릉 오르는
발품을 던다. 등로는 진창이다. 이곳 등로 주변에도 상사화는 만발하였다. 등로는 산중 원로(園路)이다.
숲속 안개가 우중산행의 정취다. 혹시 놓친 경치가 있을까 열 걸음에 그 절반은 뒤돌아보며 내린다. 구수재. 바닥 친
안부다. 국토정보플랫폼의 지명사전은 “아홉 마리 구렁이가 재를 못 넘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함”을 유래로 소
개한다. 오른쪽은 동백골이다. 이 지명은 용재 이행(容齋 李荇, 1478~1534)의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
覽)』 「영광군(靈光郡)」편의 ‘불갑사(佛岬寺)’에 근거한 것은 아닐까 한다. 그때 불갑산은 모악산으로 불렀다.
“불갑사(佛岬寺). 모악산의 골짜기가 그윽하고 경치 좋은 곳에 있다. 옛 비석이 있는데 글자가 안 보인다. 뜰 앞에
동백나무가 있는데 매우 기이하다. ○ 중 수이(守伊)의 시에, ‘일곱 가지 동백나무 헌함 앞에 심었는데, 곧은 줄기
3층은 몇 백 년이 되었나. 눈 속의 붉은 빛에 옛 일이 생각나고, 마른 덩굴 그림은 뒷사람 위해 전하네.’ 하였다.”
(佛岬寺。在母嶽山,洞壑幽勝,有古碑字缺。庭前有冬柏樹,甚奇。○ 僧守伊詩:“七枝冬柏種軒前,直幹三層
幾百年。雪裏紅光謾相憶,枯槎圖畫爲人傳。”)
ⓒ 한국고전번역원 | 정봉화 (역) | 1970
18. 모악산 용봉
19. 용천봉 가는 길 주변
20. 동백골에서
21. 동백골 계류
23. 용비폭포
24. 동백골
25. 용비폭포, 각도를 약간 달리하여 보았다.
26. 불갑사제 위쪽, 가을 냄새가 난다.
모악산 품에 든다. 다시 혼자가 된다. 용봉 가는 길 0.3km. 오르막이다. 등로 주변에는 상사화가 끊겼다. 눈이 한층
심심하다. 용봉. 하늘 가린 숲속이다. ┳자 갈림길 왼쪽은 용천사로 가고 오른쪽은 용천봉으로 간다. 등로는 널찍하
니 잘 다듬었다. 군데군데 장의자를 놓았다. 용천봉 직전에 정자 쉼터가 있다. 배낭 벗어놓고 휴식한다. 빗소리를 듣
고 있노라니 조국 교수가 그의 저서 『디케의 눈물』에서 언급한 가수 이상은이 부른 ‘삶은 여행’이 나도 듣고 싶어진
다. 노래가 고독하고 비장한 느낌의 가사와는 달리 명랑하다. 다음은 ‘삶은 여행’ 후단이다.
삶은 계속되니까
수많은 풍경 속을 혼자 걸어가는 걸 두려워했을 뿐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 걸
눈물 잉크로 쓴 시, 길을 잃은 멜로디
가슴과 영혼과 마음과 몸이
다 기억하고 있어
이제 다시 일어나 영원을 향한 여행 떠나리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더 걸을 수 없으니
수많은 저 불빛에 하나가 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
바라봐
용천봉도 하늘 가린 숲속이다. ┳자 갈림길 잘난 등로는 영산기맥과 함께 왼쪽으로 가고 도솔봉은 오른쪽으로 간다.
산죽 숲을 헤친다. 물구덩이다. 유영(游泳) 다름 아니다. 산중 알탕한다. 한참 자맥질하다 머리 내미니 도솔봉이다.
이정표가 불갑사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오른쪽 같은 높이의 봉우리를 넘고는 급전직하로 떨어진다. 빗속이라
더욱 미끄럽다. 연속에서 만나는 슬랩에서는 낮은 자세하여 살금살금 내린다. 동백골 계류가 거품 물고 큰소리 내며
흐른다.
징검다리로 계류 건너 동백골 등로에 올라선다. 계류와 함께 내린다. 곳곳의 와폭을 들여다본다. 등로 주변은 돌투
성이인데도 광활한 상사화 화원이다. 그러니 등로 벗어나 함부로 갈 수 없다. 등로 옆에 용비폭포 안내판 있다.
“용비폭포 40m. 불갑산 계곡은 우기(雨期) 외에는 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항상 물이 흐르는 계곡을 만들
고자 불갑사 저수지 물을 끌어와 배수(配水) 위치에 폭포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제법 많은 비가 내리니 불갑사 저수지 물을 끌어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들른다. 지계곡 실폭이 미폭이다. 그
옆 동백골 주계곡은 무명의 대폭이 떨어진다. 비 오는 날 망외의 소득이다. 등로에 들어서는 걸음걸음 상사화 관상
이다. 불갑사제가 가깝고, 그 아래가 불갑사다. 불갑사가 대찰이다. 절에 왔으니 주련도 보고 간다. 불광보조(佛光普
照) 주련 일부이다.
山山水水說無生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무생법을 설하고
花花草草放自光 꽃마다 풀마다 스스로 광명을 놓는도다
無聞無說無住處 들음도 없고 설함도 없고 머무름이 없는 곳이니
會得此境能事畢 이 경계를 알아 얻으면 일대사를 마치리라
불갑사를 나서면 작성하고 만발한 상사화를 구경한다. 상사화는 꽃무릇(석산 石蒜, Lycoris radiata (L'Hér.)
Herb.)이라고도 한다. 수선화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속명 라이코리스(Lycor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여신 라이코리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종소명 라디아타(radiata)는 ‘방사형’이라는 의미의 라틴어이다.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만주사화(曼珠沙華)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히간바나(ヒガンバナ, 彼岸花)’라고 하며, 이는 곧 ‘저승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석산은 죽은 자의 꽃,
지옥 꽃이라는 불길한 별명도 갖고 있는데, 이는 잎이 나오기 전에 붉은 꽃을 피우는 석산의 모습은 어딘가 으스스
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원로는 진창이다. 곳곳에 안내원이 있다. 원로가 진창이니 포장도로로 가시라고 권한다. 어느 길이 상사화가 더 장
관인가요? 그야 원로이지요. 그렇다면 원로로 간다. 어둑하던 들판이 환하다. 나 홀로 오래 즐긴다. 불갑사로 대로에
들어 인파에 섞인다. 일주문 나서면 비로소 상사화 관상이 끝난다. 장대비가 내린다.
28. 불갑사에서
31. 불갑사를 나서면 너른 들판이 온통 상사화 꽃밭이다.
39.
첫댓글 불갑사 꽃무릇이 우중에도 환하군요. 가을이면 멀다않고 찾아다녔던 선운사, 불갑사, 용천사를 어느새 잊고 살았는데 불갑사 숲속의 석산이 기억을 되살려 줍니다. 생각난 김에 마당의 석산을 뒤져보니 몇 개체씩 얼굴을 내밀었네요.ㅎ
바람이 불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바람까지 불면 꽃은 흔들리고, 우산 받치기 어렵고, 카메라는 젖고 하면
낭패일 텐데, 조용히 내리는 비라서 오히려 운치가 있었습니다. ^^
상사화, 꽃무릇, 석산, マンジュシャゲ, ヒガンバナ, 彼岸花, 相思花, 石蒜, 曼珠沙華, Lycoris Radiata
꽃 하나에 이렇게 많은 이름이 있는 꽃이 있을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제가 알고 있기로는...
ㅎㅎㅎ
아무튼 상사화는 화려함의 극치입니다.
비맞은 상사화는 더 아름답네요.
불갑사에 꽃무릇 꽃밭이 있군요.
가 보고 싶네요
구경 잘 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선운사 상사화도 보러 가야겠습니다.
선운사 주변 산들을 도는 것도 짭짤한 산행이 될 터이고요.^^
산행시간보단 도로에서 걸린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구름속 조망과 붉은 상사화가 아쉬움을 덜어주었네요. 비도 살짝뿌려주어 더욱 운치가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 장이라도 건질 수 있다면 불원천리하고 찾아가야지요. ㅋㅋㅋ
비가 살짝 뿌려준 게 아니라 많이 왔습니다.ㅠㅠ
제대로 보셨네요
요즘은 선운사에도 많다네요
꽃무릇 종들이 조금씩 다르다는데
백양꽃 등등 이름이 너무 많아요 ㅎ
선운사가 상사화로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내년에는 꼭 선운사를 가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