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월 소비자물가는 피크아웃했으나 기대에는 못 미쳐 지난 해부터 가파른 속도로 오르던 미국 소비자물가가 4월 전년비 8.3%를 기록하며 전월(8.5%) 대비 둔화됐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도 6.2%로 지난 달(6.5%)보다 낮아졌다. 물가의 정점 도달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시장 예상치(CPI 8.1%, 근원 CPI 6.0%)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물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됐다. 전월비 기준으로 0.3% 상승했는데, 식료품과 주거비, 운송 부문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전월비 기여도를 기준으로 식료품이 0.12%p를 기록했으며, 주거비와 운송 부문이 각각 0.17%p에 달하는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에너지 부문의 기여도는 휘발유 가격 안정을 토대로 마이너스(-0.23%p)를 시현했다.
▶️리오프닝과 서비스업 물가 상승을 염두에 둘 필요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공급망 차질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품목들에서 물가 상승이 동반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중앙은행의 경계감이 지속될 수 있다. 물가 상승분을 경기 순환적 요인과 비순환적 요인으로 구분해보면, 경기 회복과 고용 호조를 기반으로 지난 해부터 경기 순환적인 물가 상승이 동반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은 재화 소비가 감소하고 서비스업 소비가 늘어나는 소비의 로테이션이 전개되고 있는데, 서비스업 소비가 정상화될수록 서비스 물가 압력도 높아질 것이다. 미국의 에너지 제외 서비스물가는 전년비 4.9%로 견고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거비와 항공요금 가격 상승세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거비는 전년비 5.1%, 항공요금은 전년비 33.3% 상승했다.
▶️주거비 상승 감안 시 향후 물가 둔화 속도는 빠르지 않을 전망 에너지 가격의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소비자물가가 점차 둔화되는 흐름은 유효하다. 물가 상승을 주도하던 내구재 가격의 안정, 임금 피크아웃 가능성 등도 물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다만 원자재 발 가격 상승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서비스업 물가 상승과 높은 주택 가격 감안 시 물가의 둔화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비자물가의 약 1/3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의 상방 압력을 주시해야 한다. 미국 주택가격은 장기간 이어진 유동성 확대와 주택 재고 부족, 건축 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전년비 20% 가량 상승했는데, 주택가격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주거비에 반영된다. 주택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높은 주택가격이 임대료와 자가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당분간 물가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 소비자물가의 정점 통과 가능성은 높지만, 연말에도 5% 내외의 물가 상승률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한 연준의 강한 긴축 부담이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