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 ] 굶주린 늑대 [01] (중단)

[노을소녀]

-01-

때는 바야흐로 2007년 12월 31일의 눈 내리는 겨울 밤. 아빠는 야근에 엄마는 교회, 여동생 은민은 독서실에 거의 살다시피 하기 때문에 집은 텅텅 비어 사람소리하나 나는 것 없이 조용했고, 원래의 일정대로라면 은솔 또한 집을 비우고 5살 차 남자친구와 설탕냄새 물씬 풍기며 끈 적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야 마땅한 일이겠지만 그도 업무가 잔뜩 밀린지라 오늘 못 만날 것 같다며 몇 시간 전 약속을 취소시켜버렸다. 고의가 아닌 건 알지만 왠지 모르게 서운하고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요리에 젬병인 그녀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처음으로 그럴싸한 쿠키를 만들었건만 정작 먹어줄 사람이 없게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바삭-’

소파에 앉아 맛있게 구워진 쿠키를 한입 베어 물며 은솔은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의 전원을 켰다. TV에서는 연예대상이다 뭐다해서 반짝거리는 드레스차림의 스타가 눈물 콧물 짜내며 수상소감을 얘기하고 있었는데, 연기자의 눈물은 믿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은솔의 눈에는 화면의 모습이 그저 틀에 박힌 형식의 가식적인 단편 드라마로밖에는 보여 지지 않았다. 건조한 표정으로 말없이 TV를 응시하는데 신인상을 시작으로 연기대상을 받은 연예인까지 눈물어린 수상소감을 마치고 나서야 카운트다운을 시작하려는지 사람이 득실득실한 거리의 야경과 함께 커다란 초시계와 진행자의 모습이 화면에 잡혔고, 시간은 어느덧 11시 59분을 지나 12시가 되어 2007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제야의 종소리가 ‘징-’하고 굵직하게 울려 퍼졌다. 해가 바뀌어 그녀의 나이도 어느덧 열아홉에 작대기 하나 더 그어 스물이 되었건만 축하해주는 이가 아무도 없다니…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괜히 심통이 난 은솔은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려버린 뒤 쿠키를 우적우적 씹어댔고 그렇게 오늘의 약속을 파토 낸 남자친구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얼굴로 창문밖에 하얀 눈이 빗발치는 것을 보고 있을 그 무렵, 누군가 과하다싶을 정도로 현관문을 탕탕 두드리며 소리쳤다. 벨은 뒀다가 뭐에 쓰려는지…

“문 열어!”

“누구…”

“누구긴 누구야. 당근 서방님이지”

“서방님이 누구신데요?”

“아 진짜, 서방목소리도 못 알아들어? 풍 오라버니라니까. 당장 문부터 열어! 문!!”

‘달칵’

문을 열자 반쯤 눈사람이 된 남자친구 풍이 해맑게 웃으며 은솔을 와락 껴안았다. 미처 몸에 수북하게 쌓인 눈 덩이를 털어낼 생각도 않고 안아버리는 바람에 원피스를 입고 있던 은솔의 피부에 차가운 물기가 그대로 느껴져 그녀는 약간 움찔거리며 풍을 밀어냈다.

“미쳤어? 부모님 계셨으면 어쩌려고 이래”

“안계시니까 됐지 뭐”

“일은 어쩌고 왔어. 오늘 밤새야 될 것 같다며”

“우리 색시보고 싶어서 초스피드로 해치우고 달려왔지”

“잘했네. 얼른 눈이나 털고 들어와”

“응!”

풍은 머리와 어깨위에 쌓인 눈을 툭툭 털고 들어오더니 마치 제집이라도 되는 냥 편한자세로 소파에 걸터앉아 은솔이 만들어둔 쿠키를 한손 가득 집어먹으며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은 언제 쯤 오신대?”

“두 분 다 바쁘셔. 아침에나 오시겠지 뭐”

“은민이는?”

“걘 독서실에 아주 쳐 박혀 사는 애니까 말해봤자 입만 아파.”

“그으래?”

은솔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풍의 눈빛이 예리하게 번뜩이더니 그는 손에 쥐고 있던 쿠키를 입안에 몽땅 털어 넣고서 자신의 무릎을 탁탁 두드리며 말했다.

“앉아!”

“…”

천진난만하게 웃어 보이는 풍을 힐끗 쳐다본 은솔은 이내 그의 말을 무시해버리고 그 옆 빈자리에 앉아 TV로 시선을 돌려버렸다. 텔레비전에서는 공원 벤치에 앉은 두 남녀가 천천히 입술을 열어 서로를 탐닉하며 뜨거운 숨을 토해내고 있었는데, 저만치 멀리 떨어져있던 풍이 어느새 자신의 옆에 다가와 앉더니 은솔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나머지 한손으로 그녀의 입술을 부드럽게 매만지며 묘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우리도 찐하게 키스한번 할까?”

“손 치워. 느끼하게 왜이래”

“어허! 하늘같은 서방님보고 느끼하다니. 혼난다?”

“나 TV볼 거야. 귀찮게 붙지 말고 저리 가서 좀 놀아”

허리에 위치한 그의 손가락을 떼어내며 은솔이 텔레비전 화면으로 시선을 고정시키자, 입이 불룩 튀어나온 풍은 리모컨을 집어 들어 TV 전원을 틱- 꺼버리고 그녀의 몸을 강제로 눕혀버렸다. 그래놓고 대뜸 한다는 말이…

“먹어버릴 거야”

“먹…긴 뭘 먹는다는 거야?”

“박은솔이라는 여자 눈, 코, 입, 팔 다리, 찌찌, 머리카락, 손톱, 발톱, 그거까지 몽땅 다 먹어버릴 거야!”

“미, 미쳤어? 나 오빠 이럴 때마다 무서워”

“무서워? 아 그래- 당근 무서워해야지. 하늘같은 서방님이신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이던 풍이 발정난 개처럼 달려들어 그녀의 노란 원피스를 위로 휙 까발리자 은솔은 덜컥 겁부터 나기 시작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10대라는 명분으로 그가 무슨 짓을 할라치면 마치 방패라도 되는 냥 학생증을 척하고 들이밀며 그를 막아섰지만, 20대의 문턱에 첫 발을 내딛어 학생증의 효력이 떨어진 지금으로썬 그를 거부할만한 핑계거리가 더 이상 떠오르는 게 없었다. 급한 대로 우선 대체음식이라도 먹여놓아야 잠잠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은솔은 자신의 치맛자락을 움켜쥔 풍의 손가락을 탁 쳐내며 말했다.

“라면 끓여줄게! 오빠 그거 좋아하잖아”

“됐어. 라면보다 박 은솔 고기가 더 맛있어”

“라면 싫으면 김치볶음밥해줄까? 아님 된장찌개?”

“요리도 못 하는 게 말은 잘하네. 내가 니 속을 모를 줄 알아? 어디서 도망치려고 수작이야 수작이?”

은근슬쩍 빠져나가려는 은솔을 힘으로 제압하고, 풍은 그녀의 치맛자락을 들어올려 매끈한 속살을 감상하며 입맛을 다셨다. 금방이라도 입에 넣고 싶을 정도로 둥글고 자그마한 그녀의 가슴굴곡이 드러나자 풍은 거의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달려들어 은솔의 브래지어 끈을 벗겨 내리며 그녀의 물컹한 가슴을 덥석 움켜쥐었고, 연한 분홍빛으로 물들어 꼿꼿하게 솟아오른 그녀의 가슴을 금방이라도 빨아 삼킬 듯 입술을 갖다대는데 은솔이 다급하게 현관을 바라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아, 아빠!!” 

“아빠라니, 아빠가 어디…”

풍이 깜짝 놀라 현관을 바라보자 그 틈에 그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치고 냅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가버리는 은솔이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녀의 아빠는 그 어디에도 없었고,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풍의 눈썹이 찡긋하더니 얼굴이 단숨에 일그러져버렸다.

“박은솔. 좋은 말로 할 때 문 열어”

“싫어. 안 열어줄 거야.”

“이게 어떻게 찾아온 기횐데 이런 식으로 서방 뒤통수를 쳐. 당장 나와. 안 그럼 문짝 부셔버린다!”

“할 테면 해봐. 누가 겁먹을 줄 알고?”

“오빠 진짜 화났어. 가뜩이나 요즘 먹고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너까지 이러기야? 엉?”

그의 기분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만큼은 도저히 허락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의 앞에서 알몸을 보여야한다는 자체도 물론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가장 납득할 수없는 건 이 작은 구멍에 오이반쪽만한 고추를 집어넣으며 뼈아픈 고통을 견뎌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은솔의 나이가 조금 더 찬 다음에서야 찔러보면 모를까. 아직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왜 이런 은밀한 곳에 성감대를 만들었는지 문득 조물주가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지만, 그런 그녀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듯 오직 자신의 욕구 충족에만 목이 말라 눈알에 핏대가 선 그가 문짝을 사정없이 두들기며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안나오면 진짜 문짝 부숴놓을 거다. 셋 셀 때까지 나와. 하나, 둘…”

“싫다고 했잖아”

“둘 반, 반에 반, 반에반에 반, 반에반에반에… 아, 아버님!”

카운트 세다말고 웬 아버님? 장난이아니라 정말 놀란 듯한 풍의 억양에 반신반의로 문을 열었는데 오늘 야근이라던 은솔의 아버지가 한손에 케이크를 들고 벙 찐 표정으로 서서 풍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그와 교제한 기간이 벌써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집에 데려와 마땅히 소개시킨 적이 없었고, 딱히 부모님과 마주친 일도 없었다. 조금 애매한 상황에서 첫 대면을 하게 되어 약간 곤란한 것도 물론 있었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정식으로 인사 한번 드리자는 차원에서 풍은 허리를 직각으로 푹 수그리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강풍이라고 합니다.”

“자네가 은솔이 남자친구인가?”

“네. 진작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어야 되는 건데 죄송합니다.”

“본 적은 없지만 자네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은솔이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네. 앉아서 더 얘기할 텐가?”

“네 아버님. 우선 여기 앉으시…”

은솔아버지에게 먼저 앉으시라고 손짓하던 풍의 얼굴에 핏기가 싹 가셨다. 그녀와 실랑이를 벌이느라 미처 치워놓지 못한 은솔의 브래지어가 소파 한구석에 아무렇게나 널 부러져있었기 때문이다. 온화한 표정으로 신발을 벗고 테이블위에 케이크를 올려놓던 아버지의 시선이 소파에서 한번, 풍의 얼굴에서 한번, 문 뒤에 숨어있는 은솔에게서 한번씩 머물다가 잠시 후 우산꽂이에 꽂혀있는 골프채로 향했다. 저걸로 맞으면 등짝이 아주 아작 날 텐데, 정말 때리시게요.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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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예 중단입니다. 자꾸 이리되서 죄송할 다름이에요... 어찌 시작하는 족족 이모양인지.. 어떤 작품이던지 완결내고 그때 올리도록할께요. 제가 너무 성급했던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후월]

어머 ~너무 웃겨요~재미있네요 ^^

[Do It]

ㅋㅋㅋㅋㅋㅋㅋ아 웃긴다 ㅎㅎㅎㅎ

[JK．]

아 유머넘쳐요!굉장히기대되는데요

[서진-☆]

아하하,ㅋㅋㅋ재밋네요.담편 기대할게요!

[미쓰란♡]

ㅋㅋㅋㅋㅋㅋㅋㅋ남주 귀엽다+_+!!!

[하히하히]

시작 좋고~느낌좋고~~ 재밌어요!

[유유히]

재밌을거같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쁜걸♡]

오대박

[주접ㅋㅋ]

풍이대박......ㅋㅋㅋㅋ소설뭔가대박날조짐이보이네요ㅋㅋㅋㅋ

[썬뇽]

ㅋㅋㅋㅋㅋㅋㅋ 잘 읽고 갑니다 ㅋㅋㅋ

[숙자씨]

아 재밋을꺼같아요!

[승준사랑]

맞으면 아프겠다,,,ㅎ

[조선의 빈(히루마)]

ㅋㅋㅋㅋ 풍이 어떻게!!! ㅋㅋㅋㅋㅋ ;ㅁ; 넘 웃어서 눈물나 ㅜ.,ㅜ 웃기다~ㅋㅋㅋㅋ 담편이 기대되요~ㅋㅋㅋ 과연 풍이는 살아남을 것인가?? =ㅅ=;;ㅋㅋㅋㅋㅋ

[김개똥]

아 아버님 센스!!! ㅋㅋㅋ 귀여벙~

[데이지의꽃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나♡]

ㅋㅋㅋㅋㅋㅋㅋ마지막, 풍의 간절한 한마디< 아악 귀여워요 재밌어요

[고대인]

ㅋㅋㅋㅋ 골프채 짱이에요~

[돼지잠만보]

코믹멜로인가요?ㅋㅋㅋ너무 웃겨요ㅎ 풍 왤케 귀엽나요ㅎㅎㅎ

[쵸코♡]

노을님 시작부터 기대가 되네요~ 끝까지 건필하십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롭게]

와 작가님 짱~ 강풍 너무귀엽다 빨리 또보고싶어요 얼렁~~~

[폐인모드2]

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요~ ㅋㅋㅋ

[폐인모드2]

근데 성욕과 식욕이 비례가 아니라 반비례가 아닌지;;;

[노을소녀]

지식인 찾아보니 그거에대해 말이 많더라구요. 어떤답변은 비례한다고써있고, 어떤건 반비례라고써있고; 근거없는 말이긴 하지만, 쓰면서 약간 걸렸던 부분인데 말씀해주신 덕에 이렇게 다른말로 수정해놓았습니다. 지적 감사해요 폐인님^^

[퓰퓰]

아하하하 ㅋㅋㅋ 너무재미있어요!

[호곡]

기대되여

[어둠의영혼]

아하하하하 ㅋㅋㅋ 웃겨요~ ㅋㅋㅋ 마지막에완전 ㅋㅋㅋ 골프채로 맞으면 ㅋㅋ 암튼 새로운 소설~ 기대되요~

[그냥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골프채.....아프겟다 존니...... ㅡㅡ;

[내사랑10억]

ㅋㅋㅋㅋ 잼있어여... 강풍이는 어떻게 되나요?? 궁금해요....ㅋㅋ

[너는누구]

푸흡... 골프채라....

[엘살바도르]

풍이는 이제 아버님한테 죽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중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