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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계약
[남자가 여자에게 바라는 계약조건]
26.
웅-웅-
택시를 잡아타고 가게로 향하는 설지하의 엄마는 백안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집으들고 바깥액정에 보이는 번호를 확인하고는 작은 한숨과 함께
폴더를 열어 귀로 가져간다. 그리고 전화를 받은 사람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건너편에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야-]
"...알아-"
[어디야?]
"병원..갔다가 가게 가는데요"
[그럼 기하한테 얘기 들었겠네...애들 내가 데려가]
".........."
[당신한테는 역시 짐이였나봐, 둘 다 내가 데리고 있을테니까..
당신은..당신 살고 싶은데로 살아-]
"만나요-"
[......얼굴..마주보기 싫어, 할말 있음 전화로 하지]
"만나...가게로 와 기다릴게"
[여전히 뭐든 당신 마음대로지...덜컥 술집을 차려버리질 않나..
이혼하자고 하지를 않나......대단해 정말-]
"기다릴게"
*
"어린게 대낮부터 무슨 술이냐..."
"무슨...한살차이밖에 더 나요?"
"어쭈?...좀 받아준다고 기어올르는거냐?"
"아아~ 내가 나가서 사왔잖아요~ 앉아서 술상받으면서
왜 자꾸 투덜거려요?..술맛떨어지게....크으으~"
남소후는 종이컵에 소주를 한모금 넘기고는 눈을 감으며
장난스러운 얼굴로 크-하고는 오징어하나를 집에 입으로 가져간다.
"투덜?...이제 위아래도 없네..."
한계원은 피식 웃고는 소주병을 잡고 바로 입으로 부어넣는다.
콜딱콜딱 소리를 내며 소주병의 소주가 한계원의 입으로 들어가
목아래로 내려가는 걸 보고는 남소후가 으~하는 표정을 짓는다.
"컵두고 왜 자꾸 그렇게 먹어요? 이게 맥준가..."
"너 근데..참 말 많다- 원래 말 많냐?"
"형이 자꾸 말 나오게 하잖아요~"
"됐다..그냥 조용히 먹자"
남소후가 종이컵에 담긴 술을 홀짝이며 우현지가 가져다 놓은 약을 한번
그리고 여전히 나발을 불고 있는 한계원을 한번 보다 한계원과 눈이 마주치자
소주를 한꺼번에 입으로 털어넣고 옆에 있는 물을 잡아 마신다.
"으~~ 써, 형- 혹시...걔 앞에서 담배..폈어요?"
"....누구?"
"누구긴 누구예요..설...지하...말예요.."
"........어, 왜?"
"혹시...혹시, 다시 오면..걔 앞에서 담배 피지마요"
"뭐?...왜-"
"걔는..담배피는 사람 싫어해요"
".........."
"피지마요, 설지하는 담배피는 사람...싫어하니까-"
"너...좋아...하냐?"
"..........."
남소후는 아무말 없이 소주를 따더니 자신의 종이컵에 꼴꼴꼴-
하고 소주를 따른다. 그리고는 한번에 꺽어 종이컵의 소주를 입안에 털어넣고
또 다시 크~~하는 소리를 내며 물병을 집어든다.
".....형은요?"
"......"
"설지하.....좋아..해요?"
한계원은 남소후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그의 옆에 놓여진 금연초로 눈길이 간다.
그리고는 남소후를 슬쩍보더니 피식 웃는다.
"무슨..대답이 듣고싶냐-"
".....아니라는 말"
"....하- 개그맨 해라? 사람 웃기는 재주있네.."
"왜..왔데요?..설지하..왜- 왜, 이학교에 왔..데요?"
"........내가 말할 이유는...없는거 같은데?"
"아,쫌-...말해주면 안돼요?....아..진짜-
나요, 후-....나, 걔...진짜..진짜 좋아..하거든요?
중학교..때부터 좋아해서 지금도...많이..좋아해요....근데..
근데...내가 걔한테....몹쓸..짓....했단말이예요, 물론-
걔..말고, 걔 오빠한테도.....왜..그랬는지, 지금 생각하면
잘 모르겠는데...그냥, 그냥...막 미웠어요....그래서 내가
많이 괴롭혔어요.....사과...하고싶어요, 설지..하한테도,
그 애 오빠한..테도- 갑자기 설기하가 아닌 설지하가..설기하가 된
이유가..혹시.....설기하가 갑자기 학교에 안 나온 이유가...
나 일까봐, 그게...나일까봐 무서..워요, 그 애..한테 미움...받을까봐....."
남소후는 곧 울음이라도 터트릴 얼굴로 뚜한 표정으로 술병을 들어
종이컵에 따르더니 에이씨하고 술병을 입으로 가져가 얼굴을 자뜩 구긴채
소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그리고 소주병을 내려놓는 동시에 헛구역질을 해댄다.
"커컥-..우웁.....아-써...써-"
"하- 가지가지한다....진짜...."
"아까 설지하..데려간 애...있죠?...설지하 남자친구예요...진주안-
갑자기 중학교 때 전학을 와서는...어느날부터 둘이 붙어다니더라구요..
그러더니....사귄데요- 원래..설지하....지 오빠 말고는 말도 안하는 애거든요-
나 아는 놈이 설지하랑 초등학교때부터 같은 학교 다녔는데..
같은 반이였던 적도 꽤 되는데 안녕이라는 말도 한번 못들어봤데요, 근데....
아..씨- 취하나, 말 드럽게 많이 하네.........후-....형, 알려줘요-
왜........설지하가 여기...왔는지...알려줘요..."
한계원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소후를 빤히 보더니 짧은 한숨을 쉬며
처음..설지하를 만난 날을 떠올린다. 갑자기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도와달라고 하던
그 때를....그리고 그녀를 생각하던 한계원의 얼굴이 조금..슬퍼진다.
"어쩜...다시는 안올지도 모르겠네..."
"...에?...누가요-"
".........이렇게 갑자기 갈거라고...항상 생각했을지도 모르는데..
근데.................하- 하하..하하.....후우- 걔...가 여기 온 이유는..
너...하나는 아닐거야, 꼭 피해를 준..사람이 아니더라도,
그걸...모른 척 한 사람이나....무신경한 사람이나....다..마찬가지 아닌가....."
한계원의 말에 남소후의 한쪽 눈썹이 위로 올라가며 도통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늘어놓는 한계원을 보며 뚱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한다.
"뭐라는 거예요?...이씨- 그냥 말 해주면 안되나....이씨....."
"근데....참 신기한건 정말..아무도 그....애 오빠한테 관심이...없었나보다-
아무리...쌍둥이라고 해도......남자랑 여잔데...어떻게..아무도....
못 알아보고..눈치 채지 못했냐.......척봐도 여잔데..말이야..."
"............."
*
설지하는 병실앞에 서서 손으로 눈가를 훔치고 후-하고는 볼에 바람을 넣어
한숨을 내쉰 뒤, 아에이오우를 한번 한 뒤 얼굴의 근육을 풀고 웃어본다.
"음음...."
괜한 헛기침으로 혹시나 울음으로 말을 꺼낼 때 목소리가 갈라질까봐 목도 풀어본다.
"...나....왜 갑자기 니가 생각...날까...."
오빠와 자신의 남자친구가 걱정할까봐 자신을 정돈하다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한 사람의 얼굴에 설지하는 피식 웃고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생각을 지운다.
그리고는 양손으로 볼을 두번 치고는 다시한번 숨을 길게 내쉬고 병실안으로 발을 들인다.
설지하의 등장에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던 두 사람이 설지하에게로
시선을 옮기고는 두 사람다 설지하의 얼굴을 보고는 한번에 그녀가 울었다는 것을
알았는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그저 말 없이 따뜻하게 웃어준다.
그리고 설지하는 두 사람의 얼굴을 한번씩 보고는 자신도 따라서 웃는다.
두 사람 모르게 뒷짐 진 주먹만 꼭 쥐며 울지 않도록 이빨에 힘을 준다.
병원 창밖으로 해가 저물며 빨간 석양이 병실 안의 세사람을 따뜻하게 비춰주고
길었던 하루를 정리하라는 듯 뉘엇뉘엇 조금씩 사라져간다.
*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사장실 문이 열리며 여리여리하게 생긴 여자가 빨간 립스틱이 발린 입으로 말한다.
"사장님..저- 누가 오셨는데..."
"....응, 내가 말한 방으로 안내..해드려, 곧 나갈게..."
곧 여름이 다가오는데도 검은색 목 폴라를 입은 여자는 왠지 긴장한 듯 한 얼굴로
책상위의 거울을 집어들고 자신의 얼굴을 확인한 뒤 서랍을 열어 파우더를 꺼내
화장 된 얼굴 위로 파우더를 덧 바른다. 옆에 놓여진 립스틱을 돌려 입술에 바르려다
립스틱 색을 확인 하고는 뚜껑을 닫아 다시 넣고 그 옆의 분홍색 립스틱을 꺼내 입술위로
문지른 뒤 입술을 서로 맞닿게 하고 다시 거울고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사무실을 나가 홀로 향하자 바 여기저기에 앉은 사내들이 그녀에게 인사를 건내며
붙들려 하자 공손하게 인사를 건내며 거절하고 안쪽 룸이 있는 쪽으로 걸어간다.
복도에 한 여자가 인사를 건내고 손으로 공손하게 제일 끝에 있는 룸을 가르치자
그녀는 고개로 인사를 하고는 여자를 지나쳐 제일끝에 자리잡은 룸으로 걸어가 문고리를 잡아 돌린다.
문이 열리자 가운데 앉은 사내하나가 그녀를 올려다 보고는 마시려던 술을 내려 놓는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또각또각 구두소리를 내며 테이블 끝쪽으로 앉아서는
사내는 보지 않고 아무도 없는 자신의 앞쪽에 시선을 응시한 채 입을 연다.
"왔네..."
"..........할 말..있다며"
"....올거면서 왜 안온다고 그래?..."
".........."
"결혼...했다는 말 들리더라.....부인은..잘지내?"
"그거..물어보려고 오라고 한건가?......."
잠시 침묵이 흐르고 사내의 앞에 있는 술잔의 얼음이 녹으며 짤그락 소리를 낸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쪽으로 걸어가서는 술잔이 놓여진 자리에 앉아서
말 없이 술잔을 잡아 자신의 앞에 놓고는 손을 뻗어 양주병을 잡에 술잔에 따른다.
잔에 찬 술을 반 정도 꺾어 마시고는 술잔을 손에 꼭 쥔 채 입을 연다.
"......지하는..왜 데려갈려고-"
"몰라..서 묻는건 아니지?...어린애 술집에서 늙은이들 술상대 하는거..
가만히 두는 아버지가 어딨어?......"
"하- 그런 사람이...기하는 왜 기숙사에 들여보내?
걔 학교 들어가고 한번 들여나 봤어?"
"자잘못 따지자고 보자고 했어?"
"지하..안간데, 나랑..있겠데-그러니까...데려가지마"
"당신...엄마자격 없는 여자야"
".........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비웃음 섞인 한숨에 왠지 울음이 섞여있다.
손에 들린 술을 마저 마시고는 빈 술잔에 다시 술을 따른다.
"그렇지...나는 엄마 자격 없는 여자지...
당신은.......여전히 내가 밉구나...여전히 말에 칼이있네...아프다-
당신 말 듣는거......익숙도 해야되는데..오랜만이라 그런가...아프네.."
"또...싸우자고 오라고 했니"
"미안, 바쁘신 분인데..나같은게 불러내서 싸움까지..걸어서..미안-"
"문지희-"
"화나셨..구나?......당신은 꼭...화가나야 내 이름이 입에서 나오잖아..."
"하아....지하 얘가하자고 부른거 아니야?"
사내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오고 뒤로 냉냉한 목소리로 한마디 던지고는
앞의 술잔을 잡아 마시고는 지희의 앞의 술별을 집어들어 술잔을 가득 채우더니
다시 한번 벌컥벌컥 술을 마신다. 지희는 그런 자신의 전 남편을 잠시 응시하더니
그의 앞의 술병을 집어들고 테이블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양주잔을 자신의 앞에
놓고는 얼음도 채우지 않은 채 가득 채워서 잔 안의 술을 모두 마신다.
서로 번갈아 가며 여러차례 아무 말 없이 술만 마시다 잠시 후 조금 취한 듯
초점이 살짝 나간 눈으로 아무것도 없는 테이블 한쪽부분만 응시 한채 문지희가 먼저 입을 연다.
"...당신......아직..내가 밉지?.....그치?"
"...그런 얘기...하고 싶지 않아-"
"하, 하고..싶으시지..않으시다..........그래?...
당신.........은 항상 그렇게 당신 싫은 일에 대해서는 아무말 안하지..."
"그러는 당신은.....항상 당신 마음대로 아니였나?.."
사내는 다시 술을 한잔 마시고는 조금 상기된 표정으로 화를 참으려는 듯
자꾸만 한숨을 내쉬며 술을 따른다.
".........왜....그랬니......"
"............뭘-"
"왜...왜 갑자기.....이혼..하자고 했어, 당신...그 사고 있고
수술..받고....여전히 기하 병원에 있었는데...집에 와서는
뜬금없이 하자는 말이 앞뒤없이 이혼하자는 말이였어.....
왜.....왜 그랬어?......생각해봤어..백번, 천번..아니 만번..아니!!!
그 이상!!!!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 나한테 뭐가 화가 났나!!!!!!...하아...하아...."
"............"
사내는 숨을 거칠게 내쉬며 침을 한번 삼키고는 다시 술잔을 집어든다.
문지희도 아무말 없이 술잔을 들어 술을 비우고는 술병으로 자신의 잔을 채운다.
그리고는 거의 비워진 술병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한쪽 벽에 붙은
인터폰으로 누군가에서 술을 더 가져오라는 말을 한 뒤 다시 자리로 걸어들어와
앉는다. 곧 노크소리가 두어번 들리고 웨이터복을 입은 사내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그들의 테이블에 여러병의 술을 올려놓고는 다시 인사를 하고 방을 빠져나간다.
"...뭐-...마실래? 당신 좋아하던 데킬라도..가져오라고 했는데..그거..마실래?..."
"하-....."
"아니면..꼬냑?"
지희는 테이블끝에 있는 술 중 데킬라와 꼬냑을 들고는 자신들의 앞에 놓고는
새로운 잔을 그의 앞에 하나 자신의 앞에 하나 놓는다.
"대답해.....왜...그랬어-"
"그게......이제 궁금해?......."
".......뭐?.....이..가게, 당신 이혼얘기 꺼낸 바로 다음날 차렸지?...
그리고 그 다음날 내 짐..싸놓고......그 다음날은..왠 남자까지 집에 끌여들이고.....
말해.....이유가 뭐야- 말해, 말해..말해!!!!!!"
"싫었으니까...."
"......뭐?.."
"싫었어....당신이 날 보는게...........싫었어...."
문지희는 데킬라를 들어 자신의 잔에 가득 채우고 다시 술을 마신다.
"....싫...었다고?...내가....하- 내가 다신을 보는게?...."
"어.......당신이..날 보는게 싫었어..."
".........."
사내는 멍한 눈으로 그녀를 보지만 눈안에 화가 잔뜩 들어있다.
그리고...슬픔도 보인다. 손을 뻗어 따지지 않은 꼬냑을 들어 술잔에 붇다
이내 병채 입안으로 부어 넣는다.
"당신........좀 아까도..나 안봤어....보이지도 않는..내 등 봤잖아....
당신이라는 사람...평생 그럴거였으니까.....내가 울까봐..괜찮냐는 말은
못하고.....계속 내 등만 보고 살거야.......당신이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니까....
그게 싫었어........당신이 내 등만 보고 평생을 사는게...싫었어..."
".........그게....이...유야?....."
"응"
"하...어떻게..그게 이유가 되지?...그게 싫어서.....그게..싫어서..
남자를 끌여들였다고?.....그 이유로?...."
"당신...이 나한테 질려하라고......그래야...이혼할테니까...."
"하....하....그럼..가게는.......이런 술집은 왜..차렸어?...
날 대신 할 남자가..필요했나? 그래?.....말해!!!"
".........잊으려고.....당신...잊고 살려고......구실이 필요했어..
바쁘게 살아야...당신 생각 안하지...그래서..그랬어.........."
"핑계야.....말도 안되는 말 늘어 놓지마...어떻ㄱ..."
"사랑..하니까..............."
문지희는 울음이 차오르는 지 부들부들 떨리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양 손을
꼭 쥔 채 한쪽 눈에 눈물이 그렁한 채로 그를 본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본 그는 모든 사고가 정지 된 듯 하다.
말을 잇지 못하고 넋이 나간 듯 그녀를 보다 곳 헛웃음을 치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갈게-"
"당신은...내가 이해가 안되겠지.........나도...하하..나도 내가 이해가 안되는데..
당신이...나 이해 못하는게 당연할 수도 있는데.....하아..하아...근데..근데......
그랬으면........잡아 줬...어야지..흐읍..흡....잡아야지......내가..10번 뿌리치면...
당신이..11번.....잡아줘야지.....흑..흑......지하?..지하한테 왜 그랬냐고?...
한편으론 미..웠으니까.....엄마면서..나도 여자라고...자꾸 예뻐지는게..흡..흡..
미웠어..그래서..그랬어.......미친것 같지?..그래...미친..짓이야....근데..흐윽..흑..
내가..그런 미친짓..하면..하면!!!...당신....흐윽..당신이.....올 줄......알았어.....
흐읍..흡..올...줄..알았어...............근데....안...왔잖아......당신은 안왔..어....."
"무섭다.......당신이란 여자...참...끔찍하게...무섭다......갈게-"
"가지마!!!....가지마....흐윽....흡..흡...."
문지희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사내는 애써 고개를 돌려 앞으로 걸어나가 문고리를 손에 쥔다.
곧 문고리를 쥔 사내의 손이 떨리기 시작하고 닫혔던 입이 열린다.
"부인...잘 있냐고?......이혼 당했어..결혼하고...2달만에....
왠 줄 알아?..........당신..때문에....당신때문에....당신이 또 내 결혼생활을..
망쳤어.........자기밖에 모르고....항상 자기 멋대로에....지독한..여자...
당신....이.....당신이 눈에 밟혀서..........그래서...나도...모르게 매일...
나도 모르게.....나도 모르게 당신을 봐야했으니까.....매일..매일........
눈치채지 못하게..매일.........오늘은 정말 웃을까?...매일 흘리는 거짓웃음말고...
내가 알던..그 얼굴로 웃을까.....근데 나 없는데서는 웃지 않았음..좋겠다.....
그렇게 매일.........나도 미친놈이지...당신이란 여자..왜 여태 못잊고.........."
"하아..하..하아.........내가..내가.....잘못했...어요.....흑..흑...."
"진짜..못된 부모지......자기들 일로 자식들 이용하고...뒷전에 미루고...
참.....부모 자격도 없는 부모들이네....정말......."
사내는 잡고있던 문고리를 천천히 놓고는 뒤로 돌아 울고 있는 문지희를 본다.
그리고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한걸음씩 내딛으며 걸어가서는 그녀의 떨리는
어깨에 손을 올려 그녀의 어깨를 잡는다. 곧 다른 손으로도 그녀의어깨를 잡고
엎드려 울고 있는 그녀를 일으켜 세운다. 어느새 사내의 눈에도 눈물이 고이고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며 눈물고인 눈으로 그녀를 본다.
".....하..아.....사랑...한다........지희야..."
"흡..흡.......흡.....사랑....해요......사랑..해...."
"우리...때문에.....애들이...힘들었어....사과..하자..
우리가....못난 부모라 미안하다고......그리고..그리고......
다시..............하아....니가 좋다고하고....기하,지하가..좋다고하면...
다시.....다시 같이..살자........이제는 행복하게..네식구...같이...살자....."
지희는 아무말 없이 울음을 막기 위해 양손으로 입을 막고 고개만 끄덕인다.
그리고 사내는 아니 설이훈은 자신의 사랑하는 여인을 조심스럽게 끌어안는다.
길고 긴 하루가 지나가고 지하의 부모인 설이훈과 문지희는 수년간 하지 못한
서로의 가슴의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
설지하와 진주안, 그리고 설기하는 그의 병실에 나란히 누워서 함께 지내던
중학교 시절을 이야기하며 행복에 잠겨 잠이 들고,
남소후와 한계원은 그의 기숙사방에서 더이상 말없이 술을 마시다
어느 순간 남소후는 혼자 잠이 들어버린다.
한계원은 불조차 켜지 않은 방에서
남은 술을 말없이 마시다 아무도 누워있지 않은 그녀의 침대만 바라본다.
저마다 각자의 생각에 잠긴 채 밤이 지나고 다시금 해가 떠오르며 아침이 다가온다.
지하야...다 잘될거야, 모두 다 잘될거야....그러니까-
혼자...짊어지지마, 내가...항상 니 옆에 있니까...이젠-
니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것들...나한테 나눠줘...그것도 무거우면..
그냥..다 줘- 내가 니 옆에서..내가 다 들고 같이 갈게....
설지하한테..진주안은 백마탄 왕자님이니까...난 백마탄 왕자니까-
니..서방이니까....이젠 아무데도 가지말고...내 옆에 있어.....
-진주안-
묻지 않을게...왜 갑자기 니 머리가 짧아졌는지...왜 니 눈안에
슬픔이 가득한지......입은 웃고 있는데..왜 니 눈은 울고 있는지...
묻지 않을게.......시간이 좀 더 지나서 니가...웃으면서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말해줘............오빠가 미안해, 못난 오빠라서...우리 이쁜 동생..
걱정만 시키는 못난 오빠라서...........강해질게...오빠가 이제....
변할게.........근데 지하야...근데...........난 정말 내가..싫었어.......
-설기하-
지희야...이제 우리 헤어지지 말자.....너랑 내 실수로...우리 아이들이
그동안 얼마나 울었을지..아팠을지........마음이 무겁다.....
우리가 다시 함께 살자고 하면...우리 아이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내가 못된 아빠라서 그런가...웃어줬으면..하고 자꾸 욕심이 나네..
혹시라도...아이들이 화를 낸다고 해도...그건 우리 죄니까...달게 받자....
그리고..그리고....다시는 서로 엇갈리지말자......오래 떨어져서 서로 아팠던
만큼....더..더 더 많이 행복해지자.....사랑해.......지희야...
-설이훈-
기하야...지하야...그리고 이훈씨...미안해- 내가...나밖에 모르느 나쁜여자라서...
다들 나때문에 힘들어서...미안해.........기하는 그때 엄마가 너도 같이 감싸안지 못해서
힘든 수술을 몇 차례나 거듭하고....집착하면서 챙겼으면서도 니 마음까지...알지 못했어..
엄마가..너무 부족해서 미안해.......지하야...고마워- 엄마라고..다시 불러줘서.....
사실...니가 미웠던거......부정하지는 않아...그치만....엄마가 널 사랑하지 않은건 아니야..
나만 생각해서...미안해....나 때문에 너 힘들게해서..미안해.........
이훈씨....이제 나....나보다 우리 가족 더 많이 사랑해.....미안했어..내멋대로라....
이제라도....나....용서해줘서 너무 고마워.........사랑해..우리...이제 헤어지지 말자...
-문지희-
돌아...오지 않겠지?...나...용서받아야 되는데........미안해-
혹시라도...다시 너랑 니 오빠...보게 되면 나...나......못되게 굴지 않을게...
어쩜 너한테 용서받지 못할지도 모르지만...니 오빠한테 용서받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그래도...용서 받을때 까지......계속 용서를 구할래...
혹시..혹시.....이제는 너를 여기서 볼 수 없더라도....어디서든 다시 본다면..
오늘 이 후로 다시 널 보면.........하아....나 정말 나쁜 짓 많이 했는데...
근데..근데도 니가..나 미워하지 않았음 좋겠다...그리고...설기하가 다시..
이 학교로 돌아오면..나......꼭 좋은 친구가 되어줄게.......너한테도...
설기하한테도.....미안해..........내가 못되게 굴어서 미안해.......
-남소후-
넌...지금 뭐하고 있냐- 매정한 기집애.......한번 웃어달라고해도..
웃어주지도 않고.........하긴...웃을 일이 없었겠지...니 사정..내가 아는데..
난.........널 이용만 했어...얼마나 급박할까..라는 생각은 못했네......
니가 그렇게 가버린건...니......남..자친구란 놈이 널 데리고 간건..어쩜..
니가 그렇게 끔찍하게 생각하는 니..오빠란 놈이 깨어난걸지도 모르겠다...
갈게..안녕...뭐 이런 한마디 말도 없이 쪼로로 따라간 나쁜 기집애.....
잘못....된 시작이 되버린..너랑 나지만.........어디서 어떻게..만났든.....
나는....지금 마음이랑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우숩게도..다시는 사랑같은거...
여자....따위 안믿겠다고.....그렇게 생각하고 다짐했는데.......니가..
그걸 부셔버렸어...........널 다시 만나면....니가 도망가버릴지 모르지만..
나는 쫒아가서......너 잡을란다..그리고.......그땐...너 울리지 않고..
꼭..........꼭....웃게....하고 싶다.......나 취했나...씨발...왜 자꾸 눈물이....나냐...
-한계원-
다행이야....오빠랑 다시 마주볼 수 있게 되서.....참 다행이야.....
고마워..주안아....항상 내 옆에서 날 지켜줘서....고마워........니가 없었음..
난 정말 어떻게 됐을까.....근데..근데....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럴 수..있을까?........되겠지?...그치?....오빠랑 니가 내 옆에 있으니까....
난 다시 내가 되겠지?.......둘 앞에서는 울고..웃을 수 있겠지.....?....
근데..근데............마음이 이상해....자꾸.....뭘 두고 온것 같이.....눈에....
밟혀........그...애가...그 나쁜 놈이........자꾸 생각나....이상하지?....
왜..그럴까..........진짜 나쁜놈이라고 싫다고....생각했는데......
지금...뭘 하고 있을지...너무 걱정돼........아까 본 그 애 얼굴이..자꾸 슬퍼보여...서...
마음이 쓰여..........왜...이러지?........자꾸 가슴이..답답해.....
-설지하-
가나입니다♥
오늘 소설 써드릴려고, 가게갔다와서 잠시..드라마에 빠져있다가
졸린눈을 비비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꼭 6월 안으로 끝내자...완결내자~라는 마음으로..ㅋㅋㅋ
장하죠? 헤헤~
얼마 남지 않은 비밀계약..끝까지 사랑부탁드릴게요~
갑자기, 아니 종종..드는 생각인데..글이라는건 참 신기한거 같아요...내가 경험한 일도 물론 글로 표현되지만, 내가 겪지 못한 가상의일도
쓰다보면..왠지 인물들의 마음이 이해가..되거든요...헤헤~
다들 좋은 꿈 꾸고 계시죠?....제가 하도 소설쓰는게 뜸했고,
또 소중한 글에도 코멘, 답장..잘 해들지 못해서...지금은 쪽지도, 코멘도..감상도 많이 줄었어요-
물론 속상하기는 하지만 제 잘못이기도 하니까...딱히 할 말은 없네요..
그치만 가나는 궁금하답니다...
독자분들께서 내 글을 읽으시면서 무슨생각을 할까..말이죠-
그리고 그 짧은 글 하나가 저에겐 글을 쓰게 하는 힘이죠~
앞으로 4편...입니다.
27,28,29...그리고 30편-
아직 하나의 이야기가 더 남아있습니다.
마이도아리~♥(아시죠? 마이도아리는, 매번 감사합니다 라는 뜻입니다)
첫댓글 계원이가 어느순간부터 가슴속에 들어가있었나보네요 ㅎ
그런가봐요- 앞으로 얼마 안남았지만 끝까지 사랑 부탁드릴게요~
지하가 누구랑 연결될지 참으로 궁금하네여 ㅋ ㅋ
앞으로 완결이 어떻게 될지 기대해주세요~ 코멘 감사합니다~
지하랑 계원이가 될것같은데,,,,,마지막에 생각도 못한 반전이 있는건아니죠???ㅎ
아하하하! 어떤 반전이 있을까요~ 끝까지 봐주세요~ 코멘 감사해요~
저도 지하랑 계원이랑 될것같은데>_<
두구두구두구~ 누구랑누구랑 될까요♥
와우.ㅠ 완전 오랜만이에욤!!ㅠㅠ ㅋㅋㅋㅋ 지하가 왠지.. 계원이를.....ㅋㅋㅋ 어머나>ㅅ<ㅋㅋㅋ다음편 궁금해요.ㅋㅋㅋ
네네, 오랜만이였죠~ㅋㅋㅋㅋ 지하가 왠지..계원이를?...쿄쿄쿄쿄~ 곧 다음편 올려드릴게요~
계원이랑이어주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