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의 미래금융과 혁신포럼
(입력: 2020.12.30.13:50 / 현대경영 포럼 BIZ&전략)
마이데이터의 오늘과 내일
일신일일신 우일신(日新日日新 又日新): 오늘 새롭고 매일 새롭고 또 새롭다. – 대학(大學) 제2장
오픈뱅킹ㆍ마이데이터ㆍ마이페이 등 디지털전환(DT)이 공자 말씀처럼 오늘 새롭고 매일 새롭고 또 새롭다는 일신일일신(日新日日新) 그대로다. 현대경영포럼은 이형주 금융위원회 국장(금융혁신기획단장)을 모시고 2021년 새해 우리금융권 핫(hot) 이슈인 ‘마이데이터와 미래금융’을 주제로 긴급 포럼을 가졌다. 이형주 국장은 디지털전환(DT)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은행산업의 ‘신뢰’라는 브랜드로 미래금융을 선순환(善循環)시켜나가자고 당부했고, 은행권 참석자들은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고객 가치 창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화답했다.
(DT: Digital Transformation)
마이데이터 시대의 미래금융과 혁신 포럼
OVERVIEW
일 정 장 소 좌 장 참석인사 | 2020년 12월 4일 쉐라톤팔래스호텔 일식당 다봉(별실) 이형주 금융위원회 국장 변기호 KB국민은행 본부장 김철기 신한은행 상무 황원철 우리은행 상무
– 은행명 가나다 순 |
기조 말씀: 신뢰받는 금융기관이 선제적으로 마이데이터 풍토 조성
이형주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 이형주입니다. 오늘은 제가 먼저 앞으로 우리 금융권의 디지털전환 정책방향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해드리고, 현장의 아이디어와 제언을 듣고 토론하는 자리로 운영코자 합니다.
오늘의 주제인 마이데이터는 금융의 디지털화를 위한 중요한 정책 중 하나입니다. 제가 금융혁신기획단에 와서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느낀 바로는 금융의 디지털화에는 데이터가 가장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데이터 활용을 통해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인지가 미래금융의 가장 큰 화두인 것 같습니다. 현재 금융산업은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고, 이런 서비스들이 사용자의 금융서비스 이용 경험 개선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또 다른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금융 디지털분야의 핵심적인 사업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반인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 것인지가 모든 금융회사의 관심일 것입니다. 현재 개인정보는 개별적인 동의를 받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제약도 많고 동의받은 범위를 넘어서 활용하는 것이 힘듭니다. 금융위원회는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해 가명정보(假名情報) 활용과 이업종(異業種)간의 정보를 결합할 수 근거를 마련하였습니다.
예컨대, 최근 카드사용 정보와 통신사 기지국의 접속정보를 결합하여 관광여행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결합 사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이업종간의 데이터 결합이 활성화되면 금융서비스도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금융분야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도 강화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즉,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 도입되었습니다. 마이데이터의 출발점인 개인신용정보 이동권의 목적은 정보주체를 보호하는데 있기 때문에 개인의 정보주권을 어떻게 제대로 확보해 줄 것이냐 라는 측면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정보는 금융, IT회사들이 일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의 정보를 수집하여 활용하는 방법으로 주도권이 기업에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보의 주체들은 본인의 개인정보가 여러 군데 흩어져있어 정보침해사고에 취약하고, 나아가 개인정보를 실질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이데이터는 소위 ‘본인신용정보관리기관(마이데이터 사업자)’을 정해놓고 내 신용정보를 보다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관은 단순히 정보를 모으고 무슨 금융상품을 제공할 것인지를 넘어서 개인정보 보호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주셔야 합니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제공하는 주체가 기꺼이 내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융회사는(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파워풀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금산(金融ㆍ産業)분리가 엄격해 금융회사가 다양한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에 IT기업은 전자상거래, 검색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융의 중개나 주선, 대리의 역할까지 수행합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플랫폼에 들어가면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금융회사가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객의 신뢰’라는 다른 업계에서 가질 수 없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신용정보 관리의 중요성을 고객들이 인지하게 되면 결국 가장 신뢰하는 기관에 맡기게 됩니다. 고객의 신뢰를 받는 기관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오늘 참석해주신 금융업계 임원 분들이 금융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타플레이어보다 여러 플레이어들의 협력이 중요하다
변기호 KB국민은행 본부장: 금융위원회 국장님의 설명을 적극 경청하면서 좋은 말씀 감사드리며, 저는 마이데이터 비즈니스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여러 은행에서 이미 수십년 간 영위해온 고유의 업무가 바로 데이터 기반의 고객자산관리입니다. 이것을 디지털의 도움으로 보다 간편하고 보다 혁신적으로 고객에 이익으로 제공되는 것이 마이데이터 사업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금융기관은 그동안의 사업 경험, 내부통제와 관련된 각종 시스템의 완비 등 세월을 거듭하는 동안 글로벌 스탠더드(국제기준)에 맞춰가면서 고객정보보호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블루오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사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안전해야 하고, 고객의 권리를 확보해드려야 하고, 오남용을 막고, 고객정보 보호가 최우선 과제여야 된다”는 등 여러 가지 검토사항이 요구됩니다. 또한 이런 시스템과 DNA가 과연 순식간에 만들어질 수 있을지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마이데이터는 ‘돈 버는 수단’보다 ‘고객정보가 안전하게 워킹되고 있다’는 것을 시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 단계일 것입니다.
또한 오픈뱅킹을 하면서 많이 느낀 것이, A은행 계좌에서 B은행을 거쳐 C은행으로 이체되는 과정에서 잘못 이체됐을 때 그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금융기관은 감독기관의 가이드를 받아서 문제를 빠르게 캐치하고 보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은행에서 얘기하는 형평성, 균형성의 문제는 이윤의 관점이 아니라 데이터가 오가는 구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개연성을 막자는 개념이라고 봅니다.
마이데이터의 모든 비즈니스를 하는 기관들이 정보보호와 내부통제에 대한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고,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고객정보를 안심하고 내보낼 수 있을 것이며, 실제로 활용되는 부분을 함께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권과 주권도 적극 검토하자
김철기 신한은행 상무: 좋은 말씀입니다. 변기호 국민국행 본부장님이 말씀하셨듯이, 데이터를 제3자에게 보낼 때 보안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가정이고 예민한 부분입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특히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권과 주권을 행사하도록 하면 서로 안심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행은 그간 신용, 전문성 등을 쌓아왔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보지만, 은행의 입장에선 데이터 정보를 제공한 고객들에게 어떠한 이익과 보상을 돌려드릴지 하는 문제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한 네트워크 효과로 저희는 더 많은 데이터를 받게 되는 상호 윈윈(win-win)하는 사업들과 프로젝트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데이터 결합 부분이 아직은 많이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드사의 결제이력정보에서 주문내역까지 알면 고도의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초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 데이터를 나누는 회사들끼리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앞으로 빠르게 솔루션을 찾아나서야 할 것입니다. 마이데이터 실현과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 초개인화서비스 등을 하다보면서 ‘동의관리’를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원활하게 받을 수 있을지 고민되기도 합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동의관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있기도 하고, 핀테크 업체 중에서도 이런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도 있습니다. 기존의 신뢰관계 유지와 더불어 새롭고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마이데이터라는 것엔 본인 신용정보관리를 비롯하여 여러 부가적인 내용들이 있고 비금융권의 데이터도 쓰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 금융이 메인이라면 어떤 경쟁력을 창출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큰 생태계 안에 금융은 ‘보이지 않는(invisible)’ 자산관리 알고리즘이라는 틈새로 들어가야 새로운 경쟁력이 창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은 항상 소비자들에게 무거운 주제라는 인식을 해소시켜 드릴 수 있도록 친근하고 밀접한 서비스 제공도 중요할 것입니다.
사업자들의 인터페이스에 관한 규제도 필요할 듯
황원철 우리은행 상무: 국장님 이하 여러분들의 좋은 말씀 감사드리며, 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시장에 나갔을 때 과연 고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고객 관점을 중심에 놓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긴장과 흥분을 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과연 어떤 실감을 하실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현재 고객들은 금융기관의 서비스 진입 시점에서 여러 가지 동의를 하게 되는데 냉정하게 보면 금융기관을 신뢰해서라기보다는 거래관계에서 금융기관이 ‘갑’의 입장이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금융회사의 각종 동의 요구를 응락해야만 하는 일종의 ‘을’ 위치에 있습니다. 이런 신용정보에 관한 사용자들의 기존 의사결정 행위가 마이데이터 시대에서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정보가 보이지 않는 금융회사의 내부에서 어떻게 저장되고 가공되며 활용되는지, 또한 ‘동의’라는 체크버튼에 클릭하는 행위로 어떤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금융상품의 판매 관행에서에도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고객 신용정보의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최선의 금융상품을 제안하려면 권유 상품의 대상이 확장되어야 합니다. 동종업계간의 경쟁을 통한 고객서비스의 개선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크게 넓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타 금융사 상품 판매로 이어질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입니다. 앞서 데이터 교환에 관한 얘기도 나왔는데, 그 본질이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습니다. 유통회사들은 금융회사들과 정보를 나누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유통업체에 정보가 나가는 것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동종업계간의 경쟁과 이종업종간의 경쟁은 전혀 다른 형태이며, 마이데이터의 경쟁과 시장규칙도 그런 측면을 고려하여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경쟁적 시장 진출로 한 사람이 여러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신용정보를 위탁하는 상황이 예측됩니다. 고객의 신용정보에 대한 적극적인 옹호자가 되기 위해서는 복수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신용정보 위탁 상황을 공지 해 줄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자간 이 정보를 확인 할 방법은 없습니다. 경쟁의 입장에선 양날의 칼일 수 있지만, 한 단계 진보된 고객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렇듯 마이데이터 사업자간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아닌 수많은 사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을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미래 신원증명 기술인 DID(Decentralized Identifier)와 마이데이터 결합이 필요한데 현재 행전안전부, 과기정통부, 금융위원회 등 개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금융위원회에서 DID 표준화와 금융회사들이 따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시면 일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마이데이터 파생 서비스를 빨리 적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맺음말씀:
경쟁과 협력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뿌리내리길
이형주 국장: 오늘 금융권 임원 분들의 좋은 말씀 적극 경청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지적하셨듯이 마이데이터는 무엇보다도 개인의 필요에 의해 주도적으로 가입하는 환경이 선제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혁신적인 스타플레이어도 필요하지만, 금융권 및 비금융권 등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경쟁과 협력’을 통하여 한국형 마이데이터 사업이 뿌리내리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여러분께서 제안하신 P2P 및 DID 표준화 사업, 그리고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과 주권에 관한 가이드라인 등도 잊지 않고 정책 업무에 참고토록 하겠으며 좋은 말씀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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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월호 Copyright ⓒ 월간현대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