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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국사수업 32강 김남선 | 살림터
'즐거운 국사수업 32강'을 보면, '왜 역사를 배우는가'라는 근원적 물음부터 든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과거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 과거의 경험과 교훈으로 미래를 준비해나간다 등의 답변이 가장 고전적인 정답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러한 물음은 경험에 비춰볼 때 수업시간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발단-전개-결말'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외며, 그 역사적 사건이 지니는 의의마저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강조하는 것은 역사적 사건이 아니다. 지식의 습득보다 사고의 훈련을 강조한다.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삶을 가꾸고 미래를 설계하는 다양한 과정이 제시돼있다. 누구나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은 일들을 저자는 30년이 넘는 교직 경력을 바탕으로 보란 듯이 펼쳐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학생들이 자기 자신을 스승 삼아 스스로 묻고 답하는 가운데 쉼 없는 자기 성장, 특히 마음의 자람을 돕고 싶었다… 역사공부를 방편으로 자기를 성찰하면서 민족의 삶을 생각하고, 또 자기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도록… 모든 역사적 사실을 학생들의 현실로 가지고 와서 자기를 살피는 공부거리로 삼고자 하였다." 결국 이 책은 저자의 이러한 의도에서 비롯된 교수 학습활동의 결과물인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책은 크게 △삶의 전망을 세운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답다는 무엇인가 △인간의 의무와 홍익인간의 삶 △자신의 주인으로 역사의 주인으로의 네 부분으로 나뉜다. 이러한 분류 아래 각각의 주제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먼저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학습활동을 시도한다.
일례로 부족사회와 부족장의 역할을 소재로 한 '공동체 삶, 공존의 심성'을 들여다보자. 먼저 청동기시대에 접어들면서 증대된 농업생산량으로 사유재산의 발생, 빈부의 차별, 권력자의 등장, 타부족과의 교역, 정복사업 등의 현상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아울러 정치적 군장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정일치사회가 등장했다는 사실도 덧붙인다.
보통의 수업이라면 대부분 여기서 끝맺겠지만, 저자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학생들의 삶에 투영한다. 우선 부족이름과 원시이름을 지어보도록 하는 것이다. 부족이름은 자신이 살고 싶은 집단을 상징하는 이름을 뜻한다. 즉, '다 같이 잘 살아 부족', '인정 무한 부족' 등과 같은 이름을 지어봄으로써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원시이름 또한 인디언식 이름을 짓게 함으로써 자신이 어떠한 공동체의 성원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계기가 된다. 더불어 부족장의 기도문도 지어보게 한다.
제사를 지낼 때 제사장으로서 하늘에 올리는 기도문 말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꿈꾸는 공동체, 또 공동체 속에서의 더불어 사는 삶 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이 전체 32강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고려 최승로의 시무 28조에서 착안해 정부에게 건의하는 '아국 시무 10조'를 만들어보거나 자신의 변화를 위해 '아무 10조'를 만들어보는 것, 고대 신분제도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6두품 시민의 기준을 만들어 보고 성골에 해당하는 부모ㆍ자녀ㆍ스승의 요건을 생각해 보는 것 등이 또 다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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