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명(座右銘)

[이준황n]

좌우명(座右銘)

좌우명은 좌(座:자리좌) 우(右:오른쪽우) 명(銘:새길명)으로 자리 오른쪽에 두고 스스로

경계하는 마음이나 가르침을 얻을 만한 말, 혹은 마음에 간직하고 인생에 지표가 될 만한 

격언(格言)이나 경구(警句)를 말합니다.

좌우명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제(齊) 나라 환공(桓公)이 항상 오른쪽에 두고 가득 차는 것을 경계했다는 술독과,

두 번째는 중국 후한시대(後漢時代) 학자인 최원(崔瑗)이 자신의 행실을 바로잡기 위해 글

을 지어 자리 오른쪽 쇠붙이에 새겨 놓아 항상 이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잡았다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 유좌지기(宥座之器) -

[ 1 ] 

제(齊) 나라는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하나였던 환공(桓公)이 죽자, 묘당(廟堂)을 세우고

제기(祭器)를 진열해 놓았는데, 그중 하나가 술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술독은 묘하게도

텅 비어 있을 때는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가, 술을 반쯤 담으면 일어섰고, 가득 채우면

다시 엎어지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공자님이 제자들과 함께 그 묘당을 찾았는데, 다방면에 걸쳐 박식했던 공자님도

그 술독만은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묘당 담당 관리로부터 설명을 듣고 나서 공자님께서

무릎을 쳤습니다. "아, 저것이 바로 그 옛날 제환공이 의자 오른쪽에 두고 가득 차는 것을

경계했던 바로 그 술독이구나!"

​공자님은 제자들에게 물을 길어와 그 술독을 채워 보도록 했다. 과연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던 술독이 물이 차오름에 따라 바로 일어서더니 물이 가득 차자 다시 쓰러지는 것이 아

닌가?공자님께서 말씀하셨다. "공부도 이와 같은 것이다. 다 배웠다고 교만을 부리면 반

드시 화를 입게 된다. 하였다. 집으로 돌아온 공자님께서는 환공의 것과 똑같은 술독을 만

들어 늘 곁에 두고 스스로 경계하였다고 합니다. 

​​속이 차지 않으면 기울고, 알맞으면 바로 서고, 가득 차면 뒤집힌다는 "허즉의(虛卽欹) 중

즉정(中卽正) 만즉복(滿卽覆)"이라는 유좌지기(宥座之器) 문구는 여기서 나왔다고 합니다.    

[ 2 ] 

후한시대(後漢時代) 학자(學者)로서도 학문이 높았고, 글씨에도 일가를 이룬 최원(崔瑗:

78~143)의 좌우명(座右銘)으로,어려서 영특했던 최원은  어느 날, 자신의 형인 최장이

괴한한테 살해당하자 원수를 찾아 복수를 하고는 ​도망쳐 다니고 그 후에 다행히 사면을

받고 고향에 돌아와 죄를 뉘우치고 자신의 행실을 바로잡을 문구를 지어 책상 오른쪽 쇠

붙이에 글씨를 새겨 놓고 매일 그것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합니다.

글의 내용은

無道人之短​(무도인지단) 無說己之長(무설기지장)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나의 장점을 자랑하지 말라.​ 

施人愼勿念(시인신물념) 受施愼勿忘(수시신물망)​​

남에게 베푼 것은 생각하지 말고, 은혜를 받았으면 잊지 말라.

​世譽不足慕(세예부족모) 惟仁爲紀綱(유인위기강)

​세상의 명예를 부러워 말고, 오직 어진 마음으로 기강을 삼으라.

​隱心而後動(은심이후동) 謗議庸何傷(방의용하상)

숨긴 마음으로 행동하면 되지, 비방하는 말에 어찌 마음 상하랴.

​無使名過實(무사명과실) 守愚聖所藏(수우성소장)

명분이 실체에 지나치지 않게 조심하고, 어리석은 듯 행동하는 일은 성인께서도 행하셨다.​

​在涅貴不淄(재열귀불치) 曖曖內含光(애애내함광)

검은 곳에 잠겨 있어도 검게 되지 않아야 귀하니, 여명(黎明)같은 어둠속에서 광명을 지녀라.

​柔弱生之徒(유약생지도) 老氏誡剛强(노씨계강강)

노자(老子)께서도 "굳세고 강하지 말라."고 경계하셨다.

​行行鄙夫介(행행빌부개) 悠悠故難量(유유고난량)

​그저 용기만 넘치는 평범한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愼言節飮食(신언절음식) 知足勝不祥(지족승불상)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하여 족함을 알고 재앙을 이겨내라.

​行之苟有恒(행지구유항) 久久自芬芳(구구자분방)

​이것들을 항상 지켜나가면 오래도록 저절로 삶이 향기로우리라.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일까?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물음에 쉽게 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시류에 휩쓸리지 않으며 옛 성현들이 몸소 체득하여 남긴 올바른

삶의 길을 가기 위해 쉼 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된 삶이 아닐까?
물론 현실적으로 그런 삶을 추구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마음만은 언제나 그런 삶을

추구해 가야하지 않을까요?
오늘도 건강하시고,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