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의 진행정도나 항암치료등의 문제로
불원천리 상경길이 아득하지만
어찌하랴? 이미 구걸자신세인걸! 불편한 길을 나섰다
'카카오 택시' 란 새로운 대중교통체계와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이용하는데
호출한 다음 승하차때까지의 주도면밀한 일련과정이
사용자 중심임은 물론이고 기사님의 응대나 친절도는
아픈 나마저 미소짓게 만들었다
이에 반한 수십년 전의 어느날 일이 생각나는 바
때는 본인이 제대하고 복학을 앞두고 있을 그 싯점에서
얘기가 시작된다
그러니까.....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던 그해 4월
어수선한 사회풍토에다 막일로 하루를 살고 있는데
그런 어느날.....
주인집 아지메의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나의 아침을 깨웠다
"아랫방 총각요!! 전화받아보이쏘!"
움츠린 자세로 조심스레 안방에 들어가 수화기를 드니...
나와 함께 동문 수학했던 녀석이 꽤 거만스러운 목소리로
"야이 자슥아!! 노가다판 굴러 먹을려면 목소리에 힘이라도 넘치야지 왠 모기소리고?"
"응...알어! 일 나왔어?.."
"그래!! 지금 바로 나와라 시청앞 그 장소로..보름치 선불이야 임마!"
알고보니 철거현장인데 빠락빠락한 젊은이들로만 구하는 모양이었다
보름치 선불이란 말에 짐짓 기분이 좋아진 난
콧노래라도 부를 양 흥얼거리며 집을 나섰다
시간을 보니 버스로 가다간 약속시간에 늦을거 같고
"택시~~!!"
"시청으로 가입시더..그라고예..잔돈준비를 몬하고 큰돈임미더..."
그런데 기사님 듣는둥 마는둥이다...
다시한번 얘기를 했더니만 그제사 기사님왈
"한분마..캐도 내 알아들었다 안카나...아침부터..재수엄꾸로 큰돈이가?.."
덩치가 산만한 사람이 목소리는 와그리 큰지...
주눅이 들어 아무런 말도 못하고 목적지 도착만 기다렸다
이윽고 시청앞에 다다르고...
택시를 세우는가 싶더니 잔돈교환아주머니(그때는 아주머니들이 길가에서 장갑이나 음료수판매나 잔돈등을 교환했음)에게 다녀오시더니
"자!!'거스럼돈!!"
그런데 이 기사님...거동이 요상타
아예 처음부터 지금까지 반말이다
심기가 불편해있던 내게 거스럼돈이라고 준것이
전부 동전이다
묘한 미소와 함께 건네오는 동전꾸러미와 기사님 말투
"빨리 안내리고 머하노?"
아이쿠...머리가 띵했다 이 동전 한 근을 우짜노?
잠시 후
난 소리 내며 동전을 세고 있었다
"50원! 100원 150원 200....750원!!"
한쪽다리는 밖에두고 엉덩이는 차 시트에 걸터앉아 여유있게 말이다..
그때까지 승리감에 도취하신 기사님 안색이 붉어진건 1500여원까지 세었을때다
"야!!내려서 세어봐도 안대나!!이누마야!!""
"참~아저씨도...혹시나 잔돈이 더 많이 왔을수도 있다 아님미꺼?"
"그라고예...돈 셀때...누가 말 걸면 지는 머리가 나빠 잊어 뻐리뿜미더.."
난 다시 처음부터 다시 세기 시작했다
"50원.. 100원...."
아까보다는 더 꼼꼼하게 정확도를 가해서......
순간 얼이 반쯤나간 그 기사님...
냅다 멱살을 잡더니 억지로 끌어내린다
그런 와중에서도 난 개의치 않고 몇번이고 다시 세었다
결코 그 기사의 기세에 안 눌린건 아니지만...
바로 앞에 교통경찰들이 있었고 또 친구가 이리로 오고 있는게 보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기가 산건 나였다
주위 사람들이 모여들고
"맞아 잔 돈은 확인해야지! 계산은 바로 해야지!"
소란이 계속일자 드디어 경찰까지 합류한다
나의 설명에
"청년 말이 맞긴 한데?..."
"뭐가 이상합니까?. 탈때 큰돈이라 캤고 잔돈 세는기 무슨 죕니까?"
난...
주위사람들 의식하지 않고 나의 권리수행을 계속했다
"3600!!3700!.3800...5000.."
끝에"원"을 붙이지않는 아량을 베풀며...
이윽고 경찰이 중개에 나섰다
"기사님...천원짜리로 주소 마!"
만면의 미소가 사라진 그 기사님
주머니속에서 꺼낸 패배자의 증표인냥 천원짜리가 내게로 건네온다
"아!! 있었습니꺼? 진작 안주시고...이 잔돈 세어줄까예?....아..참..기사님이 준기라서 안 세도.되지예?.."
택시 기사는 채듯이 잔 돈을 가져가는데 예의 그 위풍당당은
이미 소멸된 상태다
난 상당한 예를 갖추어
"장사 많이 하이소예~~
친구왈
"저 기사님 사람 잘 못 보셨네~..."
가끔씩이지만 장난기 많았던 나의 지난 시절이 생각나서 글 올린다
MBC웃음이 묻어나는 편지에 채택되기도 했다
첫댓글 항암치료를 계속받고 있군요
공사 현장에도 나가시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어린시절 들은 세월이 가도
잊을수 없답니다.
네 수술후 항암치료가 만만치
않다는군요 단단히 맘 먹습니다
조금만 너그럽게 생각해도 되는데
굳이 동전으로 심술을 부리니까
당근
세어 봐야죠
결국은 택시는 시간이 돈 이잔아요
완존 통쾌승 이네요
지금 생각하면 젊은 시절의 호기였죠
기사님께 미안했답니다
동전으로 그렇게 택시비를
계산하는 것이 특이하고 재미있네요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최유라 이종환
선생의 라디오 방송 참 유명했지요
그런곳에 당첨된것은 대박이네요
글 잘 보고 갑니다
제가 택시비를 동전으로 계산한게 아니고
거스름돈을 기사님이 동전으로 주었다는겁니다ㅎㅎ
무이님
동전 사건이네요
웃으며 잘 읽고 갑니다 ㅎ
이 아침 한 번 웃고 시작하십시요
난죽어도 그리는 몬해.....ㅎ
그러시던 분들이 더 운치 있는 상황극
즐기던데요
어디서 이런 사연 읽어 봤었는데
유무이 님 글이었군요
다시봐도 잼 있네요
네 오래전 방송에 나왔죠
당시 수령한 경품이 상당했습니다
Tv 렌지 쌀등등 전 국수 한박스만, 나머진 노인당에 기부했습니다
ㅎㅎ
피장에 파장이네요.
순간 모욕이라 생각이 들어...
망동였습죠 뭐
당시 택시기사분들중 험상인 분들이나
한 성격하시는 분들이 좀 있었죠
당찬 성격 한번 본때 보여 주셨네요
여자들은 무서워서 그냥
내릴텐데
청년기였으니 겁없을때죠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에 채택?
그럴만한 얘기입니다
참 재미있게 잘 쓰셨네요
유무이님 글솜씨가 장난 아니네요
장난기가 아니고 용기가 대단하셨네요
저거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유무이님 대단하신 분이네요
앞으로 알아서 잘 모시겠습니다
선처를 바라겠습니다. ^^*
이런 황송할때가~
그냥 그 시기의 호기였을 뿐입니다
선처는 제가 바랍니다
아유 그 끈기가 믿음직합니다.
이기고 보니 제 속도 시원합니다마.ㅋ
속시원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지금은 쪽도 못 씁니다
나도 절대 못할 듯
대단한 유무이님.
웃고갑니다.
ㅎㅎ
자존심이 대단할때였었죠
감정을 추스리느라 그게 걱정이었죠
유무이님 대단하셨습니다 ㅎㅎ
옆자에게 읽어주며 웃습니다
잘못 걸렸내예 ㅡㅎ
네~
웃음지으셨다니 고맙습니다
한주 분주하게 지내다
여유 누리며 글을 보는데 와우~
대단한 여유로움이 참
부러운 1인 이십니다.
귀중한 여유(?)로 편안한
삶 이어 가십시요.
좋은글 많이 올려 주십시요.
대단하신 유무이님
바쁜 아침시간 택시타시고 기사님 횡포에 여유로움으로 그날의 광경이 눈에 확 보입니다
요즘 공무원도 의사님도 기사님들도 어찌그리 친절들 하신지 감사합니다!!
카카오 택시 아들이 깔아줬는디 아직은 전철로
기적적으로 이기셨으니 늘건강히 재밌는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