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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goon
the crazy hard
"하하하, 저..저 광대좀 봐라, 엄청 웃겨! 끄흐흐흑."
"호호홋, 난생 처음 저런 웃긴 광대는 처음 이에요."
"크하하하하."
나의 웃긴 말투와 몸짓을 보며 웃는 인간들, 그들은 모두 귀족이다. 하나같이 옷하나 장신구하나 한찮은것 하나도 없는 오직 비싼것으로 치장하는것만 아는 무능력한 존재들....우리는 처런것을 꿈꾸기나 하는가. 저 반지하나만 있어도 1년은 배부르게 살수가 있는데.
2갈래로 나뉘어진 펑퍼짐한 광대모자를 쓰고, 얼굴에는 웃는 모습을 과장시킨 광대가면을 썼으며, 옷은 펑퍼짐한것이 그야말고 광대중의 광대 죠커였다.
이정도 되면은 꽤 수입이 들어와 생활하는데에는 지장이 없지만, 저 빌어먹을 귀족들 앞에서 이런 짓을 하는것이 배알이 꼴린긴 하지만 어쩔수가 없다. 안하면 우리 가족이 전부 굶어죽으니까.
저런 존재들보다는 서민들의 순수한 미소를 보고싶은것이 또한 나의 바램이자, 소망이다. 얼마전까지 나의 행동과 말을 들으며 농사일의 피로를 날리던 농노들의 모습을 보니 얼마나 기운이 나던가....그런 농노들의 피와 살을 빨아먹는 저런 거머리들의 앞에서 이런짓이나 하는 내가 처량스럽다.
"자, 이번 공연의 출연비다."
하얀서리가 내린듯한 머리의 집사복장의 노인이 차가운 얼굴로 금화가 든 돈주머니를 건내었다. 난 그런 노인을 한번 쳐다본뒤 돈주머니를 받아 품속에 갈무리했다.
"수고했네, 다음 연회에도 부탁하네."
노인이 당부조로 말하자, 나도 또한 가면을 벗어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
"당연하것 아닙니까? 높으신 분들이 부르시는데 당연히 나와야 합죠."
"자제가 귀족들 앞에서 공연하는것을 싫어하는것을 아네만은, 부디 헛짓을 하지 마란 말이야. 높으신 분들은 화가 나면 무서운 분들이니까."
흠, 저 노인은 얼굴은 차가워도 생각은 깊은 사람이었다. 하긴 내가 그래도 이 노인과는 이야기를 하는것이지만은....다른 말을 거는 하인이나, 하녀들에게는 말을 전혀 하지 않고, 침묵만 유지했지만.
"그럼 저는 가겠습니다. 다음 연회가 있으면 뵙죠."
"잘가게."
집사가 예의 냉담한 얼굴로 사라져 버리자, 난 광대모자와 옷을 벗은후 곱게 개어 가방옆에 나두었다. 그리고 아내가 잘게어 놓은 평상복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입었다.
"흠, 오늘은 꽤 두둑히 벌었으니 선물이나 하나 사줘야겠군."
가방안에 광대도구를 모두채겨넣은 난 저택의 후문으로 나섰다. 가까운곳에 죠의 노점상이 있었기에, 그곳에서 아내의 선물을 사기 위함이었다.
"어이, 광대, 란츠아닌가."
"반가우이, 죠. 뭐 좋은것 있나?"
나의 말에 죠는 살짝 웃으며 옆에 나둔 가방에서 들어 펼쳐보였다. 그 가방에는 목걸이, 반지, 귀걸이, 머리핀까지 다양했다.
"자, 고르게나."
"흠, 이 머리핀이 났겠군."
나 가방속에서 붉은 모조보석이 박힌 은빛 수수한 머리핀 하나를 골랐다. 그러자 죠는 그 머리핀을 받아들고 조심스럽게 싸서주더니 눈웃음 지으며 다시 말했다.
"오늘 자네 아내 기분이 좋겠군."
"내가 더 좋지. 루시아의 머리카락에 이런 예쁜 머리핀을 꽂은 모습을 볼수가 있으니까."
개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죠는 호탕한 미소를 지으며 나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정말 맘에 드는 친구라니까?
"그럼 이만 나는 가지."
"잘 가게, 밤에 무리하지 말고! 히히힛."
"이...이 사람이?"
죠의 농담기 서린 말에 난 얼굴을 붉히며 대꾸했다. 다 좋은데 쓰잘때기 없는 말을 해서 탈이라니까.
한참을 걸어, 성을 빠져 나온 난 울퉁불퉁한 농가길을 걸으며 아내가 기뻐하는 모습을 생각했다. 내가 데리고 있기에 너무 아름다운 아내. 아내는 흠든 살림에도 꿋꿋이 이겨 나가는 강인한 여자였다.
한참을 걸어가자 나와 루시아가 사는 아담한 농가가 나왔다. 아내는 작은 밭뙈기에서 나오는 농산물로 집안을 꾸려가고 있었다. 물론 내가 광대일을 하며 벌은 돈도 그것에 보태어 지지만은.
"루시아! 나왔어!"
집밖에서 내가 소르를 질렀다. 그러자 황급히 문이 열리며 나의 사랑스런 아내, 루시아가 달려나왔다.
"여보!"
"루시아."
힘껏 그녀를 포옹하였다. 그녀또한 내품안에 얼굴을 묻었다. 왜 그러는 거지?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루시아? 내가 당신한테 줄 선물을 사왔지."
"선물이요?"
그녀가 선물이란 말에 고개를 들었다. 역시 아름다워, 어느 귀부인과도 손색이 없다니까.
"자!"
난 내 품안에서 선물꾸러미를 건내었다. 조그만했지만, 그녀는 그것으로도 행복한지 화사한 웃음을 지었다.
"자, 풀어봐."
"네."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조심스럽게 나의 선물을 풀었다. 하나, 하나 풀어질때마다 그녀의 얼굴은 상기되어 갔다.
"어머나!"
"이쁘지?"
그녀를 위한 머리핀, 오직 그녀의 머리에 꽂혀 그녀의 미를 붇두어줄 아름다운것이다. 맘같아선 귀부인들이 쓰는 머리핀을 사주고 싶지만, 형편상 이것만 해줄수가 있으니까.
"자 꽂아봐."
"예...예."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금발머리를 어루만지며 핀을 꽂았다. 역시, 수수한 머리핀이지만 저렇게 아름다워지다니!
"오, 루시아. 당신의 미모를 보니, 나 란츠 눈이 부셔서 볼수가 없다오."
내가 배우들이 취한는 자세로 그녀를 향해 말하자, 그녀는 눈가에 이슬을 맺히면 부끄러운듯 말했다.
"그...그만 하세요, 부..부끄럽잖아요."
"음? 그래? 자, 이젠 들어가지. 배가 고픈데."
"아! 그럼 들어가요. 당장 차려들일께요."
난 행복한 광대일것이다. 가장 행복한 광대. 누가 나보다 행복할수가 있을까? 굶지않고 살아갈수 있는 살림에, 아름다운 아내. 난 세상을 다가진 광대일 것이다. 하지만....
"음, 오늘도 나가야 하는군."
서신으로 보내진 연회소식에 난 광대도구를 가방안에 챙겼다. 3일만에 생긴 일자리다. 한동안 일자리가 없을것 같았는데, 귀족놈들은 심심하면은 연회랍시고 모여서 떠들어 되는군.
"나 다녀올께. 몸 조심하고."
"예."
이상하게 우울해보인 아내의 모습에 난 궁금증이 생겼지만 일때문에 잠시 접어두고 급히 서신에 쓰인 저택으로 향했다.
약속시간안에 저택의 후문에 도착한 난, 급히 광대복장으로 바꾸어 입었다. 처음부터가 나의 공연이었기에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었던 것이었다. 그때, 루시아의 우울한 모습이 떠올랐지만 슬픈일이 있겠거니 하며 애써 접어 버렸다.
공연은 순조로웠다. 귀족들도 예상한것을 윗돌게 재미있어 했어, 앵콜 공연으로 2~3번 더했지만 그만큼 사례비를 주기에 힘든것을 잃고 열심히 공연을 했다. 저런 버러지들을 웃기는 것이 불만이긴 했지만.
"자, 여기있네."
순조롭게 끝난 공연대를 내려온 난, 집사장이 주는 꽤 두둑한 돈주머니를 집안에 갈무리해두었다.
"그럼 잘가게나."
집사장의 배웅을 받으며 난 광대복장으로 후문을 나왔다. 평소엔 평상복을 가라입지만은 오늘은 아내의 우울한 모습이 걱정이 되어 가면과 모자만을 벋은채 달려나갔다.
멀리 보이는 집, 근데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저 광경이 어쩌면 아내의 우울한 모습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 난 맨뒤에 있는 칸츠의 어깨를 두드렸다.
"무...무슨 일인가?"
"자네! 큰일났어! 메구르하는 귀족놈이 자네 아내를 납치하고 집안을 쑥대밭으로 남들었네!"
칸츠의 말에 급히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어 집안으로 들어갔다. 칸츠의말데로 집안의 잡동사기들이 부셔져 있었다. 그곳엔 나의 아내 머리에 꽂혀있어야 할 머리핀이 부셔진 접시조각사이 언뜻 보였다.
"이...이럴수가."
머리핀을 집어든 난 바닥에 주저않으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툭
옷이든 가방과 가면, 모자가 땅바닥에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가면은 떼구르르 돌며서 곧 웃는얼굴을 들어낸채 엎어졌다.
구경꾼들이 사라지고, 나 노을이 진 하늘을 바라보며 난 멍한 표정을 지은채 침대위에 앉아있었다. 계속 그녀가 쓰던 머리핀을 만지작거리며 난 그녀가 그 메구르에게 괴롭힘을 당할것이라 생각하자 설움이 북받쳤다.
"우리가 무슨 잘못을 한거지?"
죄라면 그녀가 아름다운것일 것이다. 아마도 루시아의 아름다운에 혹한 귀족녀석이 강제로 그녀를 납치한것이 겠지.
"버러지 같은 귀족놈들."
난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렸다. 나의 눈에서 흘러나온 눈물방울이 머리핀에 떨어져 내렸다.
"서럽습니까?"
왠 청년의 모습이 들렸다. 난 번쩍 고개를 들어 정면을 쳐다 보았다. 검은 머리에 이상한 복장을 한 청년이 내가 쓰던 광대 모자와 가면을 들고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당연한것 아니오? 난 아내를 빼앗겼고, 집안은 엉망이 되었소. 서럽지 않으면 뭐란 말이오."
"후후훗, 그렇겠죠."
웬지 부웃는듯한 그 청년의 밋에 난 울컥하는 심정을 애써 가라앉히며 말했다.
"그런 당신은 누구요?"
"저...말입니까? 그저 '존재하지 않는 자'라고 하면 될겁니다."
존재하지 않는 자?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것이지? 존재 하지 않다니.....그럼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복수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
"근데 힘이 없죠."
"....그렇소."
그러자 청년은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당신께 힘을 드리겠습니다."
"힘? 그냥 말이오?"
청년의 허품이 심한것 같지만 왠지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고 있기에,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후후훗, 받으시겠습니까?"
"알겠소. 조건이 없다면야."
그러자 청년은 나의 이마에 손을 내더니 붉게 빛나는 눈으로 말했다. 그 청년의 말은 공포스러웠고, 왠지 모를 슬픔이 담겨 있었다.
"받으십시요, 그리고 영원한 악몽속에서 헤메시길...후후후훗."
나의 몸에 알수없는 무언가가 엄습하는것을 느꼈다!
"메...메구르님!"
금발의 여인을 놓고, 헉헉 거리며 허리를 놀리던 메구르는 잠시 멈춘체 가운을 걸치고 문을 열어 수하를 맞았다.
"무슨 일이냐?"
"왠 광대놈이...웬 광대놈이..."
수하가 광대라고 말하자, 메구르는 인상을 쓰고, 금발은 여인은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가리며 희망에 찬 표정을 지었다.
"그...그가...란츠가 나를 구하러 오는군요."
그녀의 말을 들어서 일까? 메구르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여인에게 말했다.
"후후후, 그렇게는 안될껄? 얼른 그 광대놈을 죽여라!"
"그...그것이, 그 광대놈이 성에 우리 사병들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뭐...뭐라고?"
급히 수하와 함께, 사병들이 그 광대를 상대하는 정원으로 달려나갔다. 옷도 챙겨입는것도 잃고, 가운만을 걸친채 향한 메구르를 보며 여인또한 자신의 옷을 주섬주섬 입은채 그들을 따라나갔다.
"무...무슨 처런 놈이 다있나!"
메구르는 현관을 나서자 마자, 낫을 든채 사병들을 여유롭게 토막내는 검은 광대 복장의 사내를 보며 공포에 질린 얼굴로 외쳤다.
"화...화살을 날려라! 어서!"
메구르가 수하의 검을 뽑으며 사병들에게 명령을 내리자, 후방의 사변들이 급히 화살을 메겨, 광대에게 날렸다.
-슈수수슝!
파공음을 내며 날아가는 화살들....메구르는 드디어 광대놈이 최후를 맞이하는 구나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뒤늦게 도착한 여인,루시아는 경악어린 소리로 외쳤다.
"여...여보!"
순간 낫으로 사병들을 베던 광대는 화살들을 교묘한 솜씨로 모두 퉁겨내었다. 그 모습에 사병들은 대항하던것도 잃은채 입을 쩍 벌리고 서 있었다.
-저기 당신의 사랑스런 아내가 있군요.
광대의 머릿속에 청년의 말이 울렸다. 광대는 가면이 쓰인 얼굴로 메구르와 아내 루시아가 있는 현관쪽을 보았다.
"우으으으."
가면에서 뚫린 눈구멍을 통해 붉게 빛난 눈으로 광대가 자신을 보자, 메구르는 떨리는 다리로 2~3발자국을 물러났다.
"막아라! 막아!"
메구르의 수하가 대신 명령을 내렸지만, 더욱 살기를 흘리며 낫을 휘두르는 광대의 모습에 슬슬 꽁무니를 빼며 도망갔다. 사명모두가 죽고 도망치자, 광대는 여유롭게 낫에 묻은 피를 흔들어 털어낸후 현관쪽으로 걸어갔다.
"으으으, 어...어떻게좀 해봐."
"저...저보고 뭐 어쩌란 말입니까?'
수하는 겁에 질려 움직이지 못하는 메구르를 두고 급히 36계로 출레랑을 쳤다. 이젠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자, 급히 옆에 있던 루시아를 잡아, 칼로 그녀의 목을 겨누었다.
"멈춰!"
순간 광대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루시아를 인질로 잡은 메구르는 역겨운 미소를 띠며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런 그를 보며 광대, 란츠는 주먹만 꽉 쥐고 있을뿐 움직이지를 않았다.
-뭐 하시는 겁니까! 그를 베어버리십시요.
'내 아내까지도 죽습니다.'
-그냥 하십시요.
'못하겠습니다.'
-후후후훗, 그럼 어쩔수가 없죠
그러자 광대의 몸이 저절로 움직이더니 낫을 들어 메구르를 향해 휘둘렀다. 메구르는 광대의 아내를 인질로 잡아 안심하고 있던중, 갑자기 자신을 베려는듯 낫을 휘두르는 그를 보며 경악스런 눈길로 그를 보았다.
아내 조차도 자신을 생각치 않고 덤벼드는 남편을 보며, 눈을 감았다.
감촉....
낫이 자신의 몸을 베어지나가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리고, 루시아는 메구르와 함께 두동강난채로 땅바닥에 쓰러졌다.
"이...이럴수가."
-어떠십니까, 멋진 복수가 아닙니까?
"내...내가 아내를...."
-이미 귀족과 정을 통한 몸, 살려서 뭐합니까. 같이 보내버려야죠
"그녀가 원하서 한게 아니야."
-육욕의 쾌락앞에 순결한 자는 없습니다
"나....난."
-말했잖습니까? 영원한 악몽속에서 살것이라고...후후후훗
더이상 그 청년의 목소리가 들이지 않았다. 그렇다 난 이제부터 영원한 악몽속에서 살것이다. 가장 사랑하고, 가장 아름다웠던 아내를 베어버린 살인자의 악몽속에서, 난 영원히 살아갈것이다.
by zerog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