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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개미의 유언
김 용 원
지들이 이름지어 유령개미
우리는 그냥 개미
생명이라서 살았을 뿐인데
머언 캘리포니아에서 이민 와
살려고 먹었을 뿐인데
달콤한 설탕 속에 붕산이 있을 줄이야
살려고 먹은 게
죽음이 된 거지
그래, 살기 위해 먹다가
이제 죽어간다
맥이 쭉 빠지며 배가 뒤틀리고
정신이 몽롱한 가운데
나를 죽음으로 몰아간 인간의 마누라가 묻는다
“유리잔 왜 닦나 했더니 겨우 개미약 놨어요?”
그 말에 나를 죽음으로 몰아간 인간이 대답한다
“죽음에 대한 예의는 갖춰주고 싶었어.”
내 죽음에 대한 예우를 갖춘
나를 죽음으로 이끈 그 인간에게
난 이런 유언을 남긴다
“고맙네, 인간 양반.”
출처: 김용원 문예창작실 원문보기 글쓴이: 김용원(곰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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