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건이다. 이승만 대통령 재임 시절 전남 강진군 앞바다에 엄청 큰 거북이가 잡혔다. 몸집도 컸기에 보는 사람마다 신기하고 놀라워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신문 기사에도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실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거주하고 있었던 경무대에도 알려지게 되면서 사건은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대통령의 자리라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나 보다. 정세는 어지럽고 국민들의 신뢰도를 먹고 자는 자리인지라 조금이나마 뒤숭숭한 소문이 있으면 촉각을 세우는 것이 지금이나 예전이나 비슷한가 보다. 당시 신령스러운 거북이라고 해서 서구라고 이름 불린 몸집 큰 거북이는 그야말로 국가의 운을 가져다주는 복스러운 존재로 귀히 대접받는다.
지금까지 보아 왔던 거북 중에 가장 큰 거북이며 수령도 최고라는 의미가 덧붙여져서 지나친 해석들이 거북을 통해 전해진다. 한국 전쟁을 거치고 3.15 부정 선거, 4.19 혁명을 거치면서 신령스러운 거북도 생을 다하고 박제가 되어 보관된다.
『경무대로 간 해수』를 통해 작가는 아마도 권력자들이 불안한 자신의 마음을 어떤 사물에 투사하여 안정감을 찾으려고 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한국 전쟁 포화 속에서 대통령을 믿었던 사람들은 피난을 가지 못해 목숨을 잃어야 했다. 누구보다도 국민을 지켜야 했던 대통령이 국민을 등지고 먼저 떠났으니 전쟁이 끝나고서도 신뢰도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신뢰라는 것은 얻기는 힘들어도 잃기는 한순간이다. 대통령의 자리는 신뢰를 먹고 지켜낼 수 있다. 권력도 부여된 기간 동안 유지되는 것이지 영원할 수 없다.
격동의 시기였던 광복과 한국 전쟁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적어 내려간 책임에도 어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