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지난 몇 년간 주택인허가 실적은 40만호 이하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2007년까지 아파트만 연간 40만호를 넘게 인허가가 되던 것이 2008년 26만호로 급감하면서 발생한 결과였다.
아파트 건설의 급감에 비해 다세대 주택같은 비아파트 건설은 연간 2만-5만호에 불과해서 아파트 감소를 보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과거 다세대주택이 대량으로 지어진 2001년과 2002년은 연속해서 비아파트의 인허가가 20만호 이상 이루어졌다.
그런데 10년 만에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주택건설이 급증하면서 2011년에는 50만호를 넘어섰다. 현재 도시형생활주택의 인허가 건수는 2011년 11월말까지 7만호 가까이 되며, 연말까지 7만 5천호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09년 시작해서 이제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10년 이후 전,월세가가 상승하면서 정부에서도 도시형생활주택을 하나의 대안으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왔다. 주차장 요건 등에서 특혜를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연2% 수준의 건설자금지원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1,688가구의 인허가에서 2011년에는 40배 이상 인허가가 증가한 것이다. 그 형태는 원룸형이 90%에 가까워서 사실상 1인용 임대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도시형생활주택이 각광을 받게 되면서 정부도 2012년 주택건설 목표를 45만호로 늘려 잡고 있다. 지난 몇 년간 37-38만호를 기록하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처럼 목표를 늘릴 수 있는 것은 도시형생활주택과 같은 비아파트 주택의 건설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1인 대상의 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우선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 및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생길 것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국지적으로 1인용 임대주택이 급증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공실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현재 도시형생활주택은 높은 지가부담과 건설비로 인해 분양가가 높고, 결과적으로 월임대료가 고가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동시에 주차시설에 특혜를 준만큼 지역 내 주차난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새로운 난개발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실, 주차난 등으로 인해 도시형생활주택의 투자가 점차 어려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아파트 주택은 향후에도 임대전용 주택으로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운영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동향이나 추세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을 제외하고 비아파트 주택의 유형에는 단독주택으로서 다가구단독이 있고, 공동주택으로서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이 있다.
단독다가구의 경우에는 연면적 660㎡이하, 3층 이하 주택 중 가구수 19가구 이하로 제한된다. 단독이기 때문에 개별 구분등기는 불가능하다. 대신 다가구주택은 가구별로 별도의 방과 부엌, 화장실, 독립된 출입구를 설치하는 등 2가구 이상 독립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건축된 주택이다.
반면 다세대주택은 규모는 같지만, 구분등기가 가능하다. 규모가 660㎡이상이면 다세대가 아니라 연립주택의 형태가 된다. 일반적으로 빌라라고 부르는 주택유형도 법률상으로는 연립주택과 동일한 범주에 포함된다.
최근 이러한 비아파트 주택의 가격동향을 부동산114자료를 통해 살펴보자. 이들 유형의 서울지역 매매가격은 2004년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2010년 말 183-185 수준으로 지난 7년간 83-85%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연평균으로 9% 정도의 가격상승이 발생한 것이다. 기간별로 나누어 보면 2006년 이전에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정체되었던 것에 비해, 2006년에서 2008년 사이 뉴타운개발 등이 본격화되면서 급등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2008년 이후 매매가 상승 추세가 둔화되는데 이는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도 있었지만, 연립다세대의 경우에는 지분 쪼개기가 금지되면서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들 주택의 전월세가격은 매매가에 비해 훨씬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2006년 까지는 공급과잉에 따라 전월세가격이 하락했다. 2006년 이후 현재까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말 지수를 보면 전세의 경우 단독다가구는 130.4, 다세대연립은 137.9를 기록하였고, 월세는 116.4와 122.3을 기록했다. 연평균으로 보면 전세는 4%, 월세는 2-3% 수준으로 상승한 것이다.
결국 전월세 가격 상승속도에 비해 매매가격 상승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2000년대 후반에 개발을 전제로 한 자본차익 추구의 투자가 단독, 연립주택시장에 이루어진 결과로 판단된다. 즉 매입한 이후 새로운 주택개발을 통한 개발이익을 거두는 것이 비아파트 주택투자의 주요 목적이었던 것이다. 상대적으로 전월세가격의 상승속도가 높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비아파트 주택의 투자패턴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매매가격보다는 전월세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자본차익보다는 소득수익을 누리기 위한 투자로 그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비아파트 주택투자는 자본차익보다는 소득수익을 목표로 투자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시장의 매매가격만이 아니라 전월세 가격동향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상영(미래에셋부동산연구소 소장,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