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苑이 확실히 고령(高齡)인가 봅니다. 요즘 세상에서 사회학적인 고령자는 65세임에도, 질병관리청에서는 60세 이상을
고령자로 칭하니, 현 정부 시책을 따르려면 늙은 척이라도 해야겠습니다. 암튼 고령(?)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엣날에 별로 달갑지 않게 여기던, 이름하여 ‘뽕~짝’이란 노래가 다가오니 말입니다.
물론 아무 ‘뽕~짝’이 아니고, 저한테는 오직 ‘주현미’라는 가수가 특별히 가요사를 정리하며 부른 노래에 국한합니다.
그중 가장 감명 깊은 노래는 그동안 내내 가장 퇴폐적으로 여겼던 ‘노랫가락 차차차’입니다.
유튜브 ‘주현미 TV’( https://www.youtube.com/watch?v=kLGtnyVizyw)에서 나오는 ‘노랫가락 차차차’는
라틴 댄스 리듬으로 편곡하고, 역동성을 더하여 제게는 ‘어?’라는 반문과 함께 공자가 말씀하신 樂(악),
곧 그 사회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成於樂’의 일단면을 보았습니다.
그야말로 淫亂(음란)한 鄭聲(정성)과 和樂(화락)의 雅樂(아악)은 한 끗발 차이라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노세노세’는 단순히 ‘놀자놀자’는 ‘玩吧玩吧’가 아니라 『論語』에서 말하는 ‘游於藝’
곧 六藝(육예)인 禮樂射御書數(예악사어서수)에서 놀자는 ‘游’의 뜻으로 보아야 할 듯합니다.
곧 젊어서 스스로를 갈고 닦지 아니하면 늙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나타낸 절묘한 노래라는 것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말 가사를 고전의 한문과 현대 중국어로 바꿔서 살펴보았더니 그야말로 ‘노세노세’는 ‘游於藝’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더욱이 ‘차차차’로 쓰인 의성어 ‘恰恰恰(중국발음 ’차차차‘)’의 恰(흡)은 ’마음이 합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재해석해보면, 여기서 논다는 뜻은 흥청망청 논다는 것이 아니라 세월은 쉼없이 흐르면서
우리는 늙어가기에 젊은 시절 한시라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둥글둥글 天道의 운행을 잘 살펴 살아가고,
늙어서 후회하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요? 고령자인지라 깜빡하지 않는다면 ,다음 주 화요일(2월 15일) 예천 강의 시간에 좀더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현미tv에서 부르는 노래를 꼭 들어보세요
'노랫가락 차차차'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며는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얼시구절시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화란춘성 만화방창 아니노지는 못하리에라 차차차 차차차
游與游與年輕游與 老了就不能游了
花舞是十一紅 月滿就虧空
乙矢口節矢口 恰恰恰 知和者 眞好 恰恰恰
花爛春盛 萬化方暢 非游不可矣 恰恰恰 恰恰恰
가세가세 산천경개로 늙기나 전에 구경가세
인생은 일장의 춘몽 둥글둥글 살아나가자
얼시구절시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춘풍화류 호시절에 아니 노지는 못하리에라 차차차 차차차
走吧走吧 山川景槪 老前去 看一看吧
人生是一場春夢 圓圓的活下去
乙矢口節矢口 恰恰恰 知和者 眞好 恰恰恰
春風花柳 好時節 非游不可矣 恰恰恰 恰恰恰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 아까운 청춘 늙어가니
춤추던 호랑나비도 낙화 지면 아니 온다네
얼시구절시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때는 좋다 벗님네야 아니노지는 못하리에라 차차차 차차차
游與游與 年輕游與 可惜的青春老了
翩翩飛舞胡蝶 花落不來
乙矢口節矢口 恰恰恰 知和者 眞好 恰恰恰
時好 朋友 非游不可矣 恰恰恰 恰恰恰
* 참고로 '노랫가락'은 본래 경기지방 무당들이 부르던 노래로, 조선 고종 때 궁궐을 드나들던 무당들이 시조를 얹어 고상하게 부르면서 대중화가 되었다고 한다. 1940년에 이화자가 당시의 노래를 그대로 불러 최초로 음반으로 냈는데 그 가사는 "① 노자 젊어 노자 늙어지면은 못노나니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달도 차면은 기우노니 인생은 일장춘몽(一場春夢)에 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로다 ② 한 많은 이 세상엔 눈물 없이는 못사는거냐 어느 때나 이 노릇 면하고 눈물 없이도 잘 살아보나 언제나 참사랑을 만나서 요 노릇 면하고 잘 살아보나 ③ 님 아니 볼 적에는 할 말도 많더니만 당신을 대(對)하고 보니 어안이 벙벙 심중(心中)만 답답 답답한 이 내 마음을 어느 사람께 하소를 하나"로 후렴귀도 없고, 지금과는 좀 다르다. 오늘날 널리 불려지는 '노랫가락 차차차'는 1963년에 황정자가 부르면서 크게 유행하기 시작하여 주현미에 이르러 경쾌하게 바뀌었다.
첫댓글 하루를 恰恰恰 恰恰恰로 시작하니
즐겁습니다.
선생님 모습뵈오니 또한 즐거워
恰恰恰 恰恰恰가 따라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