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친구 하나 갖고 싶다
서러움에 지쳐 허덕일 때 나이 들어 선뜻 나서지 못하는 타인이 아닌
다정히 손잡아 줄 아름다운 친구 하나 갖고 싶다.
부드럽게 불러주는 노랫소리에 가만히 어깨 기대어
모든 사심 잊고 둘만의 강을 만들 다정한 친구 하나 갖고 싶다.
가만히 등 쓸어주며 대단한 위로는 아니어도 마음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너른 가슴을 가진 고운 친구 하나 갖고 싶다
비 온 뒤 활짝 퍼지는 햇살처럼 영롱한 이슬방울처럼
누가 볼까 풀섶 뒤에 숨죽이고 바라보는 들꽃처럼
말없이 바라봐 주는 애인 같은 친구 하나 갖고 싶다.
쉼 없이 헐떡이며 달려온 시간들에 눈물 흘리며 뒤돌아 보고 싶을 때
잠시 쉬어 가라고 고운 가슴 열어 주는 연인이라 불리는 그런 친구 하나 갖고 싶다.
한달여 전부터 정호와 거제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나누었지만 나의 불규칙한 목회일정상 몇차례 시간을 바뀌는 변화속에 드뎌 월요일에 거제도 대우조선에 근무하는 정호를 30여년만에 만나게 되었다.
마산에 살고있는 동부초32회 6-7반 졸업생 임선미도(나와 한반) 함께 자리하여 즐거운 오후 한때를 보내고 돌아왔다.
거제의 도로 주변에 심겨진 벚꽃은 너무나도 황홀하고 아름다워 연거푸 수십차례의 탄성을 올린 서울 촌놈의 자화상이 남도의 아름다운섬에 이방인처럼 현지인들에게 각인 되었으리라 여겨진다.
우리들의 첫행선지는 시장한지라 옥포(충무)의 선착장 근교의 횟집이었는데 횟집으로 가는 도중 너무나도 뚜렷이 기억되는 주변 환경에 소스라치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5년전 중앙고등학교 2학년으로 재학중이던 1981년 5월에 남해안으로 수학여행을 와서 충무에서 배를 타던 바로 그 장소였다. 스포츠머리를 하고 곤색 교복을 입고 늘 붙어 다녔던 정민이, 대옥이, 영원이가 지금이라도 어디선가 달려 나올듯한 환상속에 잠시 빠져들었다. 25년이 지났것만 별로 바뀐것이 없었다. 정호의 대접으로 서울지역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하는 맛있는 회를 맛있게 먹고 얼큰한 메운탕과 따뜻한 밥한공기를 뚝딱 먹어치우며 어린시절과 현재의 삶과 미래의 작은 꿈들을 소중히 나누는 시간을 갖고 동반한 사진사 임선미의 기념사진 촬영으로 한껏 여유로움과 기쁨을 나누게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그동안의 나의 염원이던 거제포로수용소에 방문을 하여 1시간여 동안 나를 6.25당시의 가슴 아픈 동족상잔의 현장경험을 하면서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아물지도 않았는데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생기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정호는 현재 대우조선에 20년간 근무를 하고 있고 결혼을 일찍하여서 벌써 고3과 7살된 두아이를 두고 거제도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63빌딩에 근무중인 윤여진이와 가까이 지내고 있고 서울의 이영희와는 사촌지간이라고 합니다.
정호와 좋은 우정을 만들어 가시기를 바랍니다.
가급적이면 4월 30일 체육대회에 참석해보겠다고 합니다.